#1.
동물의 왕국에서 맹수가 어쩐 일인지 사냥을 하지 않는다. 토끼가 지나가도, 사슴이 지나가도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 달리지 않는다. 맹수는 지금 몸에 치명적인 병에 걸려 단식을 하고 있다. 음식을 끊으면 몸이 가진 자연치유력이 되살아나면서 병이 낫는다는 것을 맹수들은 알고 있는 것이다.

#2.
예수와 석가, 모세 등은 깨닫기 전 40여 일간의 단식을 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성경에는 '단식(fasting)'에 대해 74번이나 언급하고 있을 정도다. 불교의 수많은 선승들이 깨달음을 얻기 위해 단식 수행을 하는 것도 유명하다. 이슬람교도들은 '라마단'이라는 이름으로 오늘날에도 단식을 통한 수행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다이어트'는 전 국민적 과제가 되었다. 더군다나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드러나는 몸매 때문에 여름이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은 고민한다. '아, 살 좀 빼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지만 정작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한 가지 음식만 먹는 원푸드 다이어트부터 고기만 먹는 황제 다이어트, 닭가슴살만 먹는 다이어트 등등 그 종류도 많고 각종 다이어트 프로그램도 넘쳐나건만 좀처럼 '내 생애 마지막 다이어트'로 끝내는 이들을 찾기 어렵다. 다이어트 후 다시 몸무게가 불어나는 요요현상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HSP명상단식원 천화원 류행복 분원장은 명쾌하게 정리했다.

 "이제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밥은 때가 되어서 먹는 게 아니라, 배가 고플 때 먹어야 합니다.
 그리고 요즘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건 몸무게를 빼기 위한 단식이 아니에요.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정말 제대로 된 정보 단식이 필요합니다.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이유 역시, 자신에 대한 정보(습관)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HSP명상단식원은 경기도 가평에 자리한 '유명산 단식원(본원, 생수단식)'과 '천화원(분원, 효소단식)'에서 단식을 통해 사람들의 몸과 정신의 건강을 돕고 있다. 단순히 곡기를 끊는다는 차원의 단식을 넘어서 정보의 홍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정보 단식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단식을 하러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습관이 원인이 되어서 극단적인 식탐이나 폭식, 좋지 않은 식생활을 하고 계시죠. 단순히 밥을 안 먹는다고 해서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요.
 문제를 해결하려면 내가 갖고 있는 '나'에 대해서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를 먼저 객관화를 하고 그 문제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그래서 나는 어떻게 되고 싶은 것인지 정보 정리가 되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작은 상처였던 것이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곪고 곪아서 살이 썩어버리는 지경에 이르는 거예요."

 류 분원장은 HSP명상단식원 천화원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6박 7일 효소단식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하늘과 땅과 사람이 모두 조화로운 프로그램이라며 류 분원장은 '천지인 단식'이라고도 말했다.

 첫째 날, 단식에 대한 설명.

 "의외로 많은 분들이 긴장감 속에 단식원을 찾습니다. 일주일이나 단식을 하면 굶어 죽지 않을까, 도중에 기절해서 쓰러지는 건 아닐까, 이 산골짜기에 구급차가 올 수는 있을까 등등. (웃음) 그래서 첫날에는 이분들을 안심시키는 일이 가장 중요해요. 단식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고 내 안의 자연 치유력을 가장 크게 발휘할 수 있는 한 방법이라구요."

 둘째 날, 된장찜질과 옥계폭포 수련.

 "아랫배 단전을 된장으로 찜질하는 거예요. 요즘 사람들은 몸보다 머리를 많이 쓰고 서구형으로 식습관이 바뀌다 보니 아랫배 단전은 차가워지고 머리는 뜨거워지죠. 건강 밸런스(균형)이 깨어지는 첫단계입니다. 된장찜질을 통해서 아랫배를 따뜻하게 하면 심장의 화(火) 기운은 아랫배로 내려오고, 자연스럽게 신장의 수(水) 기운은 머리로 올라가 머리는 시원해집니다. 건강의 가장 기본적인 상태인 '수승화강(水昇火降)'을 이야기합니다."

 오전에 된장찜질을 하며 흐트러진 몸의 균형을 바로 잡은 뒤, 오후에는 옥계폭포로 향한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폭포 소리를 들으며 명상을 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한편 정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셋째 날, 천모산 산행.

 "밥 한술도 입에 넣지 않았는데 어떻게 산행을 하느냐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신대요, 천화원에서는 '효소단식'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에너지가 없는 게 아니에요. 왕복 4~5시간 정도 되는 산행을 충분히 해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산행을 하면서 내가 못 고치는 버릇에 대해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합니다. 내가 아무리 싫어하는 내 모습이라도 '아 나에게 이런 모습이 있구나'하고 인정하는 순간 선택할 수 있어요. 내가 이런 모습을 계속 갖고 살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나를 만들어 갈 것인가. 내가 싫어하는 내 모습이라고 해서 계속 피하기만 하고 인정하지 않으면 끌려다닐 뿐이에요."

 HSP명상단식원 천화원 분원이 자리 잡은 충북 영동군 심천면 마곡리는 들어서는 순간부터 머리가 정지되는 듯했다. 마곡리 쪽으로 차를 타고 들어와도 좋지만, 진짜 머리가 멈춰지는 체험을 하고 싶다면 옥계폭포를 통해 넘어오는 것이 좋다. 높이가 높지는 않으나 굽이굽이 깊은 골짜기를 자랑하는 천모산을 따라올라 천손고개를 넘어가노라면 어느새 세상 사람들이 사는 인계를 지나 하늘 사람들이 사는 천계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 천모산을 오른 단식참가자들. 얼굴들이 훤~하다. (제공=HSP명상단식원)

▲ 천모산에 올라 산행만 하고 내려오는 것이 아니다. 명상과 함께 기공 수련도 하며 몸의 에너지를 끝까지 쓰고 맑은 새 에너지를 채워넣는다.

 넷째 날, 옥계폭포에서 다시 수련.

 "전날 산행을 통해 많이들 가벼워지십니다. 왜 내가 지금의 삶을 살게 되었는지를 보게 되니까요. 그럼 이제는 나를 본격적으로 치유할 단계입니다. 넷째 날에는 옥계폭포에서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을 직접 이야기해주고 또 적극적으로 상상하면서 치유하는 겁니다. 음식을 끊으면 처음에는 어지러운 듯하지만 정신은 점점 맑아집니다. 그 맑아진 상태에서 나도 몰랐던 나의 근원적인 문제가 수면으로 떠오르게 되죠. 그 문제를 인정하고 진짜 내 삶의 주인으로 새로운 나를 선택하는 겁니다."

 다섯째 날, 뿌리와 하나 되기. 칠백의총 방문.

 "천화원에서 멀지 않은 금산에 '칠백의총(七百義塚)'이라는 곳이 있어요. 조선 임진왜란 때 왜군들에 맞서 장렬하게 싸우다가 전사한 700여 명의 군사들이 잠든 곳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뿌리와 하나 되기를 해요. 정보 단식을 통해, 각종 수련을 통해 나를 비워내는 과정을 거쳤죠. 그래서 비어있는 그 자리에 어떤 정신, 어떤 정보를 다시 넣을까요? 바로 우리 민족과 뿌리에 대한 긍정적이고 바른 정보입니다."

 여섯째 날, 너와 나 하나 되기를 마친 뒤 일곱째 날, 첫 식사 후 퇴소.

 "나에 대한 정리도, 그리고 나의 뿌리에 대한 정리도 마쳤어요. 그럼 이제 주변 사람들과도 하나 되기를 해야죠. 사람들은 모두 나와 너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생각도 다르고 생김새도 다르고 환경도 다르니 그렇게 생각하기 쉽죠. 하지만 뿌리를 타고 올라가면 우리는 다 하나에서 시작되었어요. 그리고 우리 몸 역시 미세한 조각으로 나누고 나누다 보면 소립자, 즉 생명전자 차원에서는 우리는 서로 끊임없이 생명전자를 주고받고 있습니다. 퇴소 전날 프로그램은 나와 너를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 되기를 해요.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단식원의 첫 식사로 '죽'을 먹고 퇴소합니다. 단식은 밥을 안 먹는 것보다, 단식 후 보식을 제대로 하는 것이 더 중요해요. 이때 살이 더 많이 빠지기도 하구요."

 류 분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바로 '정보단식'이다. 오늘날 인류는 이미 너무 잘 먹어서 병이 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에너지가 과잉이죠. 배가 고플 때 밥을 먹으면 되는데, 옛날처럼 몸도 많이 쓰지 않는 현대인들이 때가 되면 밥을 먹어요. 몸과 마음과 뇌가 모두 지칩니다.
 천화원에서는 밥그릇에 밥을 채우지 않아요. 목화토금수 오행이 모두 조화로운 천화원에서는 에너지로 밥공기를 채웁니다. 그리고 나에 대한 바른 정보, 내 뿌리에 대한 바른 정보를 채웁니다."

 

이어지는 인터뷰
[3] / 8월 11일 (토) '발길만 닿아도 인연이다' 김경숙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