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학운동시민연합 김영일 대표(59), 이창숙사무국장(55)

부부를 인생의 동반자라고 한다. 그러나 벌써 10년째 인천지역에 250명 국학강사들과 함께 국학을 뿌리내리는 김영일씨와 이창숙씨 부부는 서로를 ‘영원한 동지’라 부른다.

남편 김영일씨는 97년 국학교육을 받고 난 후 활동을 시작했고, 부인 이창숙씨는 1년 후 동참했다. 부인 이씨는 처음 남편의 외도(?)에 상당한 반대를 했었다.

“아이들 다 키우고 남편과 단란하게 살겠구나 했는데 주말마다 나가니 정말 속상했어요. 결혼기념일에 조차 국학강사 모임에 가더니 제가 기다리는 것을 알면서도 자정넘어 모임이 끝난 뒤 강사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집까지 데려다 주지 뭡니까” 당시 부인은 너무나 기가 막혀 화도나지 않더라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남편은 이런 저를 알고 1년 동안 각종행사 때나 명상여행에 데려가며 기다리더군요. 그러다 제가 여성연합회장으로 추천받았을 때 마음내서 시작했어요”라며 참여동기를 말한다. 

두 아들은 알아서 집안일을 한다고 한다. “부모가 철학이 있으면 자녀들이 바르게 크는 것을 봅니다. 둘 다 바쁜 부모를 이해하고 둘째는 졸업 후 국학활동을 하겠답니다”라며 부부가 밝게 웃었다.

2002년은 민족의 정체성회복과 통일의 상징으로 학교와 공원에 세운 ‘통일기원 국조단군상’ 훼손이 유난히 많은 해였다. 그래서 국학활동가들이 밤마다 짝을 이뤄 지켜나갔다. 이때 김씨 부부도 김포에서 인천까지 넓은 지역을 맡아 밤마다 돌며 국학활동가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남편은 “아이들이 학교 가서 파괴된 단군상을 보고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도록 지켜주고 싶었다”면서 “국조 단군은 우리 고유의 정신을 바로 세우자는데 의의가 있는 것입니다. 까치밥을 남기고, 보이지 않는 생명조차 보호하기위해 수챗구멍에 뜨거운 물을 버리지 않는 어머니 마음이 바로 세포 속에 각인된 우리의 홍익정신이죠”라고 했다.   

현재 중소건설회사를 운영하는 남편 김씨는 국학을 무엇보다 우선한다. 몇 년 전 개천절 행사와 건설 중인 시설감리일이 겹치자 그는 개천절 행사를 택했다. 그 일로 회사에 힘든 상황도 있었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이 돼 지금도 주변에서 그를 신뢰하고 있다.

가장 보람있는 일을 묻자 강화도 마니산 첨성단에서 매해 개천대제를 열어 복원한 것을 꼽았다. 지난 2005년부터는 강화군청이 나서서 이 행사를 주관한다.

지난 해에는 개천행사를 시청광장으로 옮겨 ‘제7회 하늘 열림 큰잔치’를 벌여 시민 1000여명이 참가했다. “참여한 시의원, 시 관계자분들이 뜻 깊은 일을 함께 하자는 제의도 있어 올해는 1만명이 참가하는 큰 축제로 개최하고 3천명이 먹을 수 있는 삼족오 떡도 준비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현재 부부 국학활동가의 중점 추진사항 중 하나는 인성교육이다. 7년째 인성교육을 맡고 있는 이창숙씨는 야영장, 통나무집 등 자연 속에서 가족이 얼싸 안을 수 있는 놀이를 통해 마음을 여는 가족캠프를 열어 전국에서 모델이 되고 있다.
“아이들이 부모님께 보내는 편지, 자녀에게 보내는 영상편지는 가족간에 감동을 준다”는 부인은 “가정에서부터 홍익이 이루어지는 것이 시작이라고 보며, 국학활동가가 가족과 함께 참석하면 배우자가 이해와 협조를 해줘 나중에 함께 활동하는 분도 많다”고 한다. 

부부 관심사 가운데 또 한 가지는 지역사회와 연계해 국학을 널리 알리는 일이다. 인천에는 대규모의 지역행사 및 축제가 많다. 마니산 축제, 부평구 축제, 어린이날 행사 등에서 독도 고구려 사진전시회, 역사교실로 시민들에게 친숙하게 국학을 접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해 9월 중국의 역사침탈이 불거졌을 때 인천 YMCA, 참여연대, 공존사회를 모색하는 지식인연대회의 등 각종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동북공정저지 기자회견과 규탄대회를 열었다. 국학을 하는 일에는 너나없이 함께 하는 풍토를 심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김영일씨는 “우리 지역의 역사를 공부하고 수련하는 옛 화랑들 모임과 같은 ‘선(仙)산악회’를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이 지역에는 소서노와 관계된 운학산, 거대왕국으로 추정되는 고인돌군 등 많은 유적들이 있으며, 나라사랑 인류사랑은 자신의 고장을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고 구체적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 산악회가 지역사회에서 국학을 위한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일제는 쇠말뚝을 박아 국운을 막았지만, 우리는 한민족 철학의 근간인 천부경비를 전국 명산에 세워 나라의 혈을 여는 활침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창숙씨는 “학교와 관공서에 대대적으로 국학특강을 유치하고자 한다”면서 “저는 우리들이 나라사랑 이웃사랑을 할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국학을 전해 민족혼으로 가슴이 뜨거워진 분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사회리더들이 국학을 알아야 우리 사회가 중심철학이 바로 선 홍익사회로 변화될 것입니다”라고 방향을 설정했다. <강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