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평화학과 교수

지난 12일 한국뇌교육원(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는 '국학과 시민사회'라는 주제로 김선미 교수(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평화학과)가 사회운동으로서의 국학운동의 정의와 발전과정을 짚어보고 앞으로의 국학활동의 방향성에 대해 논의하는 '고급국학과정' 세미나가 열렸다. 

국학이란 용어는 1930년대 국권상실의 시대에 조선의 학문이란 뜻으로 '조선학'이라 부르다가 양명학의 대가이자 독립운동가이신 정인보 선생에 의해 처음으로 명명하게 되었다.

국학의 발전단계를 살펴보면, 조선 후기에 형성되었던 실학운동을 1단계로 본다. 중국 문화에서 나온 성리학의 모순을 비판하면서 경세치용, 이용후생, 실사구시를 기치로 국학이 전개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정인보 선생이 1930년대 '국학' 명명
 
그 다음으로 일제강점기에 형성된 국학이다. 일본의 침략에 의해 말살되어가던 한국의 얼과 정신을 말 글 역사 그리고 한국적인 문화요소를 찾아내는 과정을 통해 국학을 발굴하기 시작하고, 이를 통해 국학은 독립운동과 함께 나라 안팎으로 민족문화 선양에 이바지하게 된다.
 
3단계로는 광복 이후의 국학의 모습을 설명하였다. 식민지 잔재와 전쟁의 후유증으로 상처입은 우리 전통문화를 되살리자는 각성이 활발히 이루어져 국학의 체계화에 힘쓴 단계라고 평가한다. 일제강점기 말에 해산되었던 조선어학회(후에 한극학회로 개칭)와 진단학회가 부활하여 말 글 역사를 가르치고 교재를 간행하면서 국학연구에 힘쓰게 된다. 
 
이렇듯 시대적 상황에 의해 흔들렸던 국학은 3단계 과정인 학술과 편찬사업을 통해 면면히 이어져 왔다. 해방 이후 출판사업, 대학의 국학관계 강좌 개설, 학회창립 등을 통해 국학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고, 1970년 대에 들어서는 연구활동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2004년 개원한 국학원이 국학운동의 결실이자 거점
 
1990년 대에 들어와서 학술적인 차원에서의 국학에서 벗어나 사회운동 차원에서의 국학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평가한다. 이는 1987년 민주화운동을 통해 국가로부터 자율성을 얻은 시민운동이 국학과 만나면서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게 되었고, 2004년에 개원한 국학원이 국학운동의 결실이자 거점이 되고 있다.
 
김 선미 교수는 현재 국학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학술연구단체, 교육단체, 시민운동단체, 언론단체를 소개하면서 해방이후 근대화를 거쳐 급격하게 성장,  발전한 가운데서도 한민족의 정신과 철학을 지키고자 노력한 한국인들의 의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주었다.
 
 김 교수는 "지금의 국학운동이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독도문제와 같이 역사나 영토분쟁에만 제한적으로 활동하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보아야 한다"며 국학활동의 한계에 대해 지적하였다.
 
국학운동단체가 주로 활동하는 키워드를 살펴보면, 상고사, 고구려사, 발해사, 임나본부설, 야스쿠니신사, 일본군위안부, 일본역사교과서, 일본의 전후보상, 동해표기, 독도영토분쟁 등이다. 국제적으로 외교상의 문제가 생겼을 때 단편적인 여론 형성으로 '반짝'  활동하고 그쳐 버리는 모습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전했다.
 
"국학운동은 더이상 게릴라전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김 교수는 국학의 뿌리가 5천 년 역사와 함께 이어져왔듯이 오늘날의 국학운동은 한민족의 운명과 미래를 생각해서 좀 더 체계적인 활동으로 발전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 교수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어떻게 국학을 일상화하고 공론화 할 것인지, 또한 지속적인 국학운동을 통해 어떻게 국학을 뿌리 내릴 것인지 고민하고 담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장에서 다양한 각도에서 국학이 접근될 수 있도록 콘텐츠 개발과 활동을 시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평화'를 키워드로 국제 시민사회와 연대해야
 
"국학의 최고의 가치철학은 홍익정신이고 홍익정신은 곧 평화를 의미한다"고 설명한 김 교수는 국학운동을 인류공존의 가치운동으로 확산,  승화시켜 전세계의 다양한 문화와 공유할 수 있는 보편적 운동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국학의 세계화 방안도 제시했다. 
 
국학운동이 지나친 보수주의나 민족주의적 색채에 빠지지 않고, 인류의 보편 가치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평화'라는 키워드로 의식을 확장하여 국제시민사회와 연대해 나아가는 활동도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이를 위해 국학운동이 시민문화로 자리잡기 위한 다양한 국학 담론과 공론장 형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번 '고급국학과정' 세미나는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를 비롯한 전문 교수진 4명이 진행하는 심도 있는 국학강의로 12월 대선정국을 맞이하여 홍익대통령, 시민사회, 통일, 국제정치 등 시사적인 이슈를 국학의 관점에서 점검할 수 있게 마련하였다. 세미나는 지난 5일 김광린 교수의 ‘홍익대통령의 탄생과 조건, 필요성 그리고 가능성’ 강좌를 시작으로 4회에 걸쳐 진행한다.
 
오는 19일(목)은 '국학과 국제정치'라는 주제로 김강녕 교수(국제뇌교육대학원대학교 평화학 교수)를 초청해 강의를 펼칠 예정이다.
 
자세한 참가문의는 국학연구원 041-529-2658 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