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 61%가 하루 평균 5~7시간 잔다고 한다. 그리고 직장인 70%가 수면시간이 부족하다고 답했고, 10명 중 9명이 근무 중 낮잠시간을 원한다고 말한다. 대부분이 잠이 부족한 상태라는 것인데, 잠을 적게 자면 피로감이 쉽게 찾아오고, 집중력과 기억력도 떨어지게 된다. 부족한 잠, 또 어떤 점에서 문제될 수 있을까?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 커져

잠이 부족하면 대사증후군 발병률이 높아진다. 잠을 너무 많이 자거나 적게 자면 고혈압, 비만, 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높아질 수 있다. 피츠버그대학 연구팀은 수면이 부족하거나 너무 적을 때, 대사증후군이 발병할 위험이 45%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잠이 부족하면 심혈관질환이나 뇌졸중 위험도 커진다. 미국에서 3,019명을 조사한 결과, 하루 수면시간이 6시간이 안 되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위험이 2배, 울혈성 심부전 위험이 1.6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부족, 직접적 신체스트레스와 같아

잠을 충분히 못 자면 신체적 스트레스를 직접 받는 만큼이나 신체 면역계가 악영향을 받는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네덜란드에서 15명의 건강한 남성이 일주일간 하루 8시간씩 충분히 잘 때와 29시간 연속으로 못 잤을 때의 혈액을 비교해 보았다. 그러자 수면부족 상태일 때 혈액 속 과립성백혈구 리듬이 깨졌다. 이 반응은 신체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반응과 유사했다.

수면부족, 비만 부른다

수면부족이 비만을 부른다는 사실은 다양한 연구결과로 밝혀지고 있다. 프랑스 리용대학에서는 잠을 못 자면 하루 평균 549칼로리 정도를 칼로리를 더 먹게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잠이 부족하면 평소보다 ‘배고프다’는 느낌을 25% 더 많이 느끼기 때문이다. 이유는 바로 호르몬.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렙틴은 줄어드는 대신, 식욕을 촉진하는 호르몬 그렐린이 늘어나게 된다. 549 칼로리는 치즈버거 하나쯤 된다.

음식 선택에도 문제 생긴다

수면이 부족하면 과자나 피자 같은 건강에 좋지 않은 식품을 더 많이 고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뉴욕 성누가 병원의 마리-피에르 세인트-온지(Marie-Pierre St-Onge) 닷새 동안 하루 4시간씩만 잔 사람들에게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장치(fMRI)로 뇌를 관찰하며, 여러 가지 사진을 보여주었다. 사진은 채소나 오트밀처럼 건강에 좋은 식품류, 과자나 피자 등 건강에 나쁜 식품류, 사무실 용품 등 비식품류로 이루어졌다. 그러자 잠을 못 잔 사람들은 과자나 피자 등을 보았을 때 뇌의 보상 중추가 활성화되었다. 박사는 수면이 부족한 사람은 건강에 좋지 않은 식품을 보았을 때 보상과 동기를 담당하는 뇌 부위가 활성화된다고 밝혔다. 세인트-온지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수면과 인지기능 조절능력이 연관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 설명했다.

잠 부족하면 신체 온도 떨어져

잠을 충분히 못 자면 신체 온도가 떨어진다. 보통 사람들은 평균 정상체온이 36.5도다. 하지만 여기서 1도만 내려가도 신체 면역력은 30% 이상 떨어진다. 자율신경 중 교감신경이 자극을 받으면서 면역을 담당하는 림프구가 줄기 때문이다. 암 발생 위험도 커진다. 암세포 증식이 가장 활발한 체온이 35~35.5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잠을 어느 정도 자는 것이 적절할까? 프랑스 리용 대학의 카린 스피겔(Karine Spiegel)박사는 성인기준으로 6시간 자면 부족하고, 하루에 7~8시간 정도 자면 건강에 좋다고 말한다.

잠을 자는 동안 뇌는 휴식을 취한다. 뇌가 지치면 뇌세포 파괴와 함께 뇌의 노화도 함께 찾아온다. 뇌의 노화는 기억력과 인지능력 저하를 부르고 심하게는 치매도 올 수 있다. 건강한 뇌를 지키고 싶다면 충분한 수면이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