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노출이 많은 여름이 다가오면서, ‘다이어트’에 대한 민감도가 상승하고 있다. 개인적 차원의 자발적 다이어트 보다, 미디어가 부추기고 그로 인해 형성된 사회 인식이 권하는 ‘다이어트’가 팽배해진 상황이다. 2011년 발행된 <OECD Fact Book>에 실린 OECD국가들의 비만도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다이어트가 필요한 BMI지수 30이상의 고도비만율이 조사대상 전체 40개 국 중 36위로 나타났다. 1위를 차지한 미국에 비하면 1/10수준이다. 하지만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은 상상 이상으로 높다.

2010년 우리나라의 다이어트 산업 규모는 3조원 이상이었던 것으로 추산되었다. 다이어트를 부추기는 사회 속에서 굳이 다이어트가 필요 없는 이들까지도 다이어트에 매달리는 형국이다. 그에 따른 역효과도 많다. 무작정 굶거나 다이어트 식품에 의지해 단기간에 체중을 조절하거나, 무리한 운동으로 건강을 해치는 경우도 많다. 신체와 정신 모두 부담이 되지 않고 건강하게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없는 것일까? 이제 ‘지속가능한(sustainable)다이어트’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볼 때다.

지금까지의 다이어트 패턴을 버려라

다이어트의 사전적 의미는 체중을 줄이거나 건강의 중진을 위해 제한된 식사를 하는 것이다. 적당한 기간과 영양학적 고려를 감안해 진행하는 다이어트는 모든 이들에게 필수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제는 단기간에 승부를 보고자 하는 조급함과 그 방법에 있다. 무작정 굶기도 하고, 영양학적 고려 없이 한가지 음식만 먹거나 약에 의지하려 한다. ‘먹기만 하면 1달에 감량 10킬로그램!’같은 자극적인 다이어트 약 광고문구가 등장하고, ‘특정 음식을 먹고 살을 뺏다 하더라…’라는 다이어트 비법이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것도 그러한 정서가 바탕에 깔려있는 까닭이다. ‘건강을 위해 제한된 식사를 한다’는 다이어트 본래의 의미는 어느덧 퇴색된 듯 보인다.

신체에 대한 잘못된 관념이 다이어트를 부추긴다

체중을 줄이거나 유지하려고 노력했던 비율이 55.2%에 달한다. 2008년의 38.9%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한 셈이다. 다이어트 인구'가 증가한 이유는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다. 건강에 대한 인식이 향상된 것도 그 이유겠지만, 신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의문이 든다.

최근 한 시장조사 전문업체가 만 13세 이상 남녀 1,0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나는 다이어트가 필요하다'라고 생각하는 이가 전체 응답자의 80% 넘었다고 한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2011자료에도 '여성 10명 중 9명 이상이 자신을 뚱뚱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조금은 충격적인 결과가 담겨 있다. 시대에 따라 아름답게 여겨지는 신체 이미지가 있기 마련이다. 최근엔 미디어 매체들이 등장하는 연예인들의 마른 몸이 선망의 대상이 되었고, 살 찐 이들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건강보다는 외모에 비중을 두면서 신체에 대한 그릇된 고정관념이 생기고, 자신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고정관념에 편승해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가 많다.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다이어트 정보들은 정상 범위의 건강한 신체를 가진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주어, 필요치 않은 다이어트를 하게 만들기도 한다. 신체에 대한 잘못된 관념이 '살을 빼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증을 만들어내는 셈이다.

다이어트도 신체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다

건강을 위한 다이어트라 하더라도, 다이어트가 진행되는 동안 신체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항상성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신체에 갑자기 섭취되는 열량이 줄어들면, 몸은 이 상태를 위기상황으로 인식하낟. 단기간에 행해진 성공적인 다이어트가 번번히 '요요'라는 벽을 만나 실패로 끝나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다이어트의 부작용으로 많이 거론되는 것은 거식증과 폭식증 같은 식이장애. 자신의 체중과 체형에 과도하게 집착해 나타나는 이런 증상들은 우울감, 무력감 등의 정신적 문제, 여성의 경우 무월경 등의 신체적 이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폭식증으로 정상적인 삶이 어렵거나 거식증으로 죽음을 맞은 이들의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뉴스에 등장하기도 한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우리나라의 결핵발병률이다. 질병관리본부가 2011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결핵발병률은 80.7명. OECD국가 중 1위다. 다이어트와 결핵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지 모른다. 그 중에서도 20~24세 여성의 발병률이 95.3명으로 특히 높은데, 그 원인의 하나로 다이어트에 따른 영양공급의 부실이 지적된다는 사실이다. 젊은이들의 무분별한 다이어트와 그로 인한 신체면역력 저하는 못 먹고 헐벗은 시절에 기승을 부렸던 결핵까지 다시 창궐하게 만들고 있다.

다이어트와 친구하자; 지속가능한 다이어트

번번히 실패로 끝나고, 돌이킬 수 없는 건강악화로 이어지기도 하는 다이어트를 어떻게 하면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을까? 그 해답은 간단하다. '다이어트의 원래 의미에 충실하자'는 것이다. 몸은 섭취되는 열량보다 더 많은 열량을 소모해야 할 때, 몸에 저장된 에너지원을 사용한다. 다시 말해, 먹는 양을 줄이고 많이 움직여야 한다는 말이다. 마음껏 먹고 살이 빠지는 다이어트는 없다. 아무리 값비싼 약을 먹는다 해도 이런 원리서 벗어나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단기간에 승부를 보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다이어트는 한 번만하고 마는 행사가 아니다. 평생을 두고 함께 가야 할 친구다. 고열량을 섭취하는 식습관을 개선하고 몸의 상태에 맞게 식사량을 조절해 나가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식사량 조절이 신체에 스트레스가 되지 않게 하는 것. 몸의 스트레스를 이완시킬 수 있는 운동을 병행해 주는 것이 좋다. 신체와 정신 모두에 해가 되지 않는 이런 '지속가능한 다이어트'의 좋은 예가 '명상과 호흡'이다.

노출이 많아지는 계절, 뱃살이 거슬린다면 단전치기와 장운동을 해보자. 몸의 순환을 돕는 기공체조와 발끝 부딪치기도 좋다. 땀이 쭉 흐를 만큼 신나는 진동수련으로 몸에 누적된 스트레스도 털어내 보자. 불쑥불쑥 솟아오르는 식욕을 참기 어려울 때는 명상이 효과적이다. 번번히 도돌임표를 찍는 다이어트의 악순환에서 헤어날 수 있는 실마리를 이번에는 생애 마지막 다이어트는 것은 어떨까 '명상과 호흡'에서 찾아보는 것이 어떨까.
 

[출처: 브레인비타민 6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