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하늘을 숭앙(崇仰)하는 선민사상을 바탕으로 다시 태어나야한다”
천문학자 박석재 박사(한국천문연구원 연구위원)는 우리가 그동안 잃어버린 하늘을 다시 찾아야 한다며 국학원 초청 특별강연에서 말했다.

▲ 박석재 박사
박석재 박사는 지난 23일 국학원 도통관 1층 대강당에서 과학적 접근을 통해 우리 민족의 뛰어난 천문학 기록과 천손사상에 대해 강연했다.

그는 “천손의 나라에서 천문대장을 6년이나 했지만, 진짜 천손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몰랐다. 배달국의 가치를 천문학적으로 깨닫고 <개천기>라는 소설까지 쓰게 되었다”고 말했다.

한국천문연구원에서 6년간 원장을 역임하고 지금은 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인 박석재 박사는 우리 민족이 천손(天孫)사상을 가진 역사적 증거들을 2시간여에 걸쳐 흥미진진하게 풀어내 150여 명의 참석자들의 귀를 쫑긋 세우고 경청하게 했다.

우리나라 ‘천상열차분야지도’ 세계 최초의 천문도

박석재 박사는 경복궁에 보존되고 있는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를 소개했다. ‘천상열차분야지도’는 조선 태조 4년(1395)에 고구려 시대에 평양에서 돌에 새긴 천문도(평양 성도(星圖))비석의 탁본을 바탕으로 다시 돌에 새긴 것으로 국보 제228호로 지정되어 있다.

▲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 (사진=문화재청 제공)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는 다 알고 있는데 하늘 지도의 대표격인 ‘천상열차분야지도’는 이름도 잘 모른다. 이 지도는 상당히 정밀할 뿐만 아니라 오늘날 쓰고 있는 서양에서 만든 지도와 유사하고 연결선만 다르다." 

"천상열차분야지도의 비문을 보면 고구려 평양성에 있었는데 전란 통에 대동강에 빠져 다시 만들었다고 한다. 현재 대동강 어딘가에 가라앉아 있는 이 천문도는 중국 1247년에 만든 ‘순우천문도(淳祐天文圖)’보다 더 앞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석각삼좌도이다.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통틀어 별을 돌에 새긴 것은 이 천문도가 세계 최초이다.”

“광개토태왕비가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천상열차분야지도는 우리가 천손임을 보여주는 뚜렷한 증거다.”

박석재 박사는 천문학을 연구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의 모든 근본이 ‘하늘’임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태극기는 세계에서 유일한 ‘우주론 국가’를 상징한다. 개천절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국경일로 어떤 나라도 ‘개천’이라는 개념은 없다.”

▲ 박석재 박사의 강연을 경청하고 있는 국학회원들

또한, 박 박사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천손사상’이라고 본다며, ‘천손사상’이 구체적이고 민족적인 국학의 좁은 의미라면 ‘홍익사상’은 글로벌 이념, 우리 민족의 기상으로 이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변이라고 말했다.

“천손사상과 홍익사상을 우리 국학의 2개의 주류라고 본다. 국학정신이자 지구인 정신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현대 종교와는 무관한 사상이다. 글로벌 시대에는 두 사상의 균형이 중요하다. 국수주의와 순혈주의는 배척하되 천손사상으로 무장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하늘을 숭앙하는 선민사상을 바탕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한편, 박석재 박사는 우리나라의 책력을 정한 <천문법> 제정과 차세대 천체망원경 제작 국제 컨소시엄에 한국 참여를 성공시킨 대표적인 천문학자로 과학기술부가 선정한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상’에 선정되었다.

박석재 박사는 나대일, 박창범 교수와 더불어 <환단고기>에 기록된 천문현상을 고천문학을 통해 밝힘으로써 고조선의 건재사실을 입증하는 일을 했다.

박 박사는 “<환단고기-단군세기>에 기록된 BC1743년 오성취루 현상(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이 일렬로 늘어서는 현상)은 천문학적으로 증명되기 때문에 고조선은 신화가 아닌 역사라고 단언할 수 있다. 따라서 고조선 직전 배달국 또한 신화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개천, 천부인, 천부경, 태호복희, 치우천왕 등 우리 민족의 뿌리는 모두 배달국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이에 나는 천문학을 바탕으로 배달국 이야기를 소설로써 국민에게 널리 알리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특별강연을 주관한 국학원(충남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지산리 소재)은 다양한 국학교육 및 학술활동을 통해 한민족의 정신과 문화의 뿌리를 연구하고, 이를 국민에게 알리는 사단법인 민간 교육 및 연구기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