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올해 여름철은 예년보다 기온과 해수면 온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여름철은 장염, 식중독 등에 걸리기 쉬운 계절로 특히 해수 온도가 상승하는 6~9월에 집중된다. 따라서 ‘손 씻기, 익혀 먹기, 끓여 먹기’의 식중독 예방 3대 요령을 지키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중독이나 장염 발병 원인은 오염된 음식과 물이다. 주로 대장균이 원인균이지만 상한 음식, 깨끗하지 못한 환경에서 바이러스나 기생충의 활동이 왕성해져 발생한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음식이나 물을 마셨는데도 어떤 사람은 심한 복통과 설사로 응급실로 실려가고 어떤 사람은 멀쩡하다는 것이다. 이유는 `장(腸) 건강` 때문이다. 장이 약하면 면역력이 떨어져 설사나 배탈이 나기 쉽고 조금만 상한 음식을 먹어도 곧장 식중독을 일으키기 쉽다.

엄마 뱃속의 수정란이 사람 형태로 만들어질 때 가장 먼저 만들어지는 것이 장이다. 생명의 출발점인 장은 평균 9m의 길이로 심장보다 똑똑하고 뇌 못지않게 정교하며, 감수성도 뛰어나다.

우선 장은 기본적으로 음식물을 소화ㆍ흡수하고 찌꺼기(배설물)를 밖으로 내보내는 중요한 일을 한다. 위에서 내려온 음식물 성분을 순식간에 분석해 췌장, 간장, 담낭 등에 지령을 보내 가장 적합한 분해효소를 분비시킨다. 혹시라도 유독한 물질이 들어오면 재빨리 장액을 다량 분비해 배설물 형태로 신속하게 몸 밖으로 내보낸다. 이것이 바로 설사다. 설사는 외부 위험에 몸을 방어하는 매우 중요한 반응이다.

또한, 장은 뇌와 이어진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는다. 이 때문에 대장은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뇌가 불안, 초조, 압박감과 같은 스트레스를 느끼면, 이는 곧 자율신경을 통해서 순식간에 대장으로 전해져 변비나 복통, 설사를 일으킨다. 소장에는 1억 개나 되는 신경세포가 있는데, 그중 뇌와 연결된 것은 불과 수천 개뿐이다. 장은 뇌와 차단되어도 아무 불편 없이 독자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미국 신경생리학자 마이클 거숀(Michael Gershon)은 '장내미생물이 세로토닌 생성에 필요한 유전자 활성 조절'이라는 논문에서 사랑과 행복의 감정을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95%가 장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장을 `제2 뇌`라고 명명했다.

찬 음식 자제, 위생환경 청결하게 유지

여름철 덥다고 빙과류, 냉면 등의 찬 음식을 먹으면 뱃속 온기가 사라지면서 장의 소화 흡수기능에 이상이 생긴다. 또한, 음식물을 제대로 소화 흡수시키지 못해 복통을 동반한 설사를 유발하게 된다. 평소 변비나, 설사 등 탈이 자주 났다면 여름철에는 특히 규칙적인 식사와 맵고 짠 음식, 기름진 음식을 자제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음식물은 가능한 한 끓여서 먹는 것이 좋다. 음식을 만들 때 생선이나 고기를 자르고 다듬은 칼과 도마는 반드시 흐르는 물에 씻은 후에 다른 음식물을 다뤄야 한다. 행주는 매일 깨끗이 씻고 바짝 말려서 사용하는 등 위생환경 청결에도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