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제목 : 뇌교육 & 다중지능
저자 : 노가에 세이지
출판사 : 아이비출판사

나는 이 책을 1년 전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읽게 되었는데, 그 제목에서 일단 매력을 느꼈다. 왜냐하면 내가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분야가 뇌교육이기 때문이다. 또 나는 뇌교육을 연구하면서 지능의 분야 중 다중지능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었기에 이 둘의 만남인 듯 한 이 책에 관심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으리라.

실제로 나는 이 책의 서문을 읽으면서 적잖은 설렘을 느꼈다. 왜냐하면 저자는 뇌와 교육의 만남에 대해 늘 고민하는 나와 같은 관점에서 고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뇌와 교육의 만남 혹은 융합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교육학의 역사는 길지만 뇌과학의 역사는 짧기 때문이다. 그동안 뇌과학과 교육은 전혀 다른 영역에서 발전해 왔지만, 최근에 이르러 이 두 영역간의 융합이 빠른 속도로 시도되고 있다. 하지만 뇌과학과 교육의 연결고리를 무엇으로 삼느냐와 이 두 영역간의 연결을 어떤 관점에서 해석하느냐가 결코 쉽지 않은 과제이다.  이러한 고민은 나도 계속하고 있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고민의 산물로서, 저자는 "다중지능"을 그 연결고리로 삼고 있다. 다중지능은 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ner, 하버드대학 발달심리학 교수)가 제안한 이론으로 인간의 지능에 관한 새로운 관점이다. 그간 인간의 지능은 흔히 IQ(Intelligence Quotient)만으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가드너는 인간의 지능은 IQ 뿐만 아니라 7개의 다른 능력도 지능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그는 IQ를 포함하여 총8개 지능(논리수학지능, 언어지능, 음악지능, 신체운동지능, 공간지능, 대인관계지능, 자기성찰지능, 자연친화지능)을 새롭게 인간의 지능으로서 제시하여 인간의 능력에 대한 그간의 인식을 완전히 바꿨다. 교육은 인간의 잠재능력 개발에 첫 번째 역할이 있다고 볼 때 인간의 잠재능력에 대한 다양성을 제시한 다중지능이론은 매우 유용하며 인식에  그 폭을 확장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교육학의 한 분야인 교육심리학에 바탕을 두고 뇌과학과의 융합을 시도한다.  따라서 뇌교육을 공부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러한 관점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지금까지 내가 읽은 책 중에서 뇌과학과 교육의 상호적인 역할에 대해 이 책만큼 깊은 고민의 흔적을 보여주는 책은 없었다. 또한 이 책에는 뇌과학과 교육의 융합을 위한 관점과 국제 흐름을 소개한다.  이는 뇌교육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관점을 형성하는 데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아울러 이 책의 본 내용은 크게 5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뇌과학과 교육을 설명한다.  즉 조기교육과 뇌, 지력의 육성과 뇌, 학력의 육성과 뇌, 사회력의 육성과 뇌, 특별지원교육과 뇌이다. 여기서 특별지원교육이란 발달장애, 학습장애, 주의력결핍장애아에 대한 교육을 말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뇌와 교육의 만남에서 인간의 잠재능력 개발 쪽에만 초점을 두었다는 점이다. 교육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잠재능력 개발과 함께 인간의 가치실현이라는 두가지 요소가 동시에 충족되어야 한다. 이렇게 볼 때 뇌과학과 교육의 융합에 대한 연구의 흐름에 다중지능의 실존지능을 추가하여 접근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전통심신수련법과 뇌과학을 토대로 이승헌 총장이 창안한 뇌교육의 철학과 프로그램은 이러한 측면에서 관심을 가질만하며 향후 뇌과학과 교육의 융합에서 매우 의미 있는 인문학적인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