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육연구회는 2일 서울대학교 교육정보관에서 ‘국사교육의 안정화와 역사교육의 향방’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최병택 공주교육대학교 교수는 ‘초등학교 역사교육의 내용편제와 구성’ 주제에서 교과서 분량이 많고 어렵다는 점과 흥미를 유발한다는 목적에서 생활사 중심의 서술에 대해 비판했다.

최 교수는 “2007 개정 사회과 교육과정은 7차 교육과정 초등학교 역사영역의 내용 체계가 학년별로 비슷한 내용을 중복하여 다루어 학습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판단에서 5학년에서 역사를 포괄적으로 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그 결과 한 학년에서 배워야 할 내용은 늘어난 셈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초중등 교원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학습 분량이 적절하다는 의견은 33%이고, 그렇지 않다는 의견은 66%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초등학교 역사교과서 분량만이 아니라 그 내용의 수준도 초등학생의 발달 수준에 비추어 다소 어렵다는 분석이다.

최 교수는 “예를 들어 ‘유교 전통이 자리 잡은 조선’이라는 단원에 ‘도성과 궁궐 건축을 통해 조선이 유교 국가를 지향하였음을 파악한다’라는 성취 기준이 제시된 바 있었다. 이 성취기준대로라면 초등학교 학생들은 상당히 낯선 궁궐 건축물의 구조와 건축물들의 배치 원리 등을 알아야 하며 건축물 각각에 담긴 추상적 내용을 한자어들을 통해서 이해해야 한다. 나아가 그러한 건축물 전체를 아울러서 유교 국가의 세계관을 파악한 다음 고난도의 사고 기능을 발휘해 조선 왕조의 특징을 종합, 분석해야 했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과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학생의 흥미를 유발한다는 목적에서 생활사 중심의 서술에 대해 비판도 제기됐다.

최 교수는 “교과서에 구현된 생활사 관련 내용의 상당 부분은 생활양식, 신변잡기를 다루는 데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며 “커피와 홍차를 어느 시기에 들여와 마셨는가 하는 문제는 성인들에게는 흥미로운 문제일 수 있다. 그러나 초등학교 학생들이 그러한 대중문화에 얼마나 노출되어 있으며 또 얼마나 이를 즐기고 있는지는 의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현행 교과서에 생활사 관련 내용은 학습 내용을 전체적으로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생활양식을 소개하는 데에 치우친 부분은 과감하게 삭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