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유의 경전, ‘천부경’을 본 외국학자는 어떻게 생각할까?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국학연구원과 선불교(仙佛敎)는 19일 서울 성동구청 청소년 수련관에서 미국, 중국, 일본, 대만 학자들을 초청해 우리나라 고유의 사상이 담긴 선교문화와 천부경을 최초로 조명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열린다.

이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18일 방한한 강욱(强昱) 북경사범대학 철학과 교수는 ‘천부경의 사상적 함의에 대한 간론‘이라는 발표문에서, “『천부경』은 극히 짧은 81자로 구성돼 있다. 우리가 이 경전을 분석하고 탐색하는데 자연히 막대한 장애를 불러오게 된다.”라며 연구의 어려움을 밝혔다.

강 교수는 글자를 끊어 읽는 단구(斷句)가 연구하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인식과 이해의 차이를 불러일으킨다며 신중히 읽기를 주문했다.

그는 “인류가 다른 사물과 다른 것은 천부경의 심본(心本, 마음의 근본)에 있다”며 “현실존재의 개체 차이에서 일(一)에서 십(十)에 이르는 수량의 구별은 단지 용(用)의 다름일 뿐이고 심본(心本)'의 각성 정도를 검사하는 표지는 '태양앙명인중(太陽昻明人中)'의 유일한 측도에 도달했는지 여부이다.”라고 설명했다.

개체의 차이는 쓰임에 달라지는 것이고 중요한 것은 인간의 마음이 태양처럼 얼마나 밝아지는가에 달렸다고 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밝힐 것인가?

이에 대해 강 교수는 "인중(人中)"의 정신활동 중에 그 "앙명(昻明)'의 찬란한 빛을 드러낼 수 있는지는 정신이 자각하고 있는가와 미혹되어 맹목적인가 하는 근본적 차이이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천부경의 궁극적 진리는 인간의 정신을 깨우치는 데 있는 것이지 구체적인 지식이 아니라고 분석한 것이다.

또한 강 교수는 “객관 존재의 사실이 만약 인류 정신의 깨달음을 떠나 있다면, 세계는 어떤 것이든 다 공허하고 조금의 의미도 갖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고, 심지어 어떤 합리적인 존재의 기초를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19일 국제학술대회는 강욱 북경사범대학 교수 외에 데이비드 에이 메이슨(David A Mason) 경희대 교수가 '21세기 한국 문화에서 산신의 역할'를 주제로 발표한다. 이어 가와카미 신지(川上新二) 일본 고마자와(驅澤) 대학 교수는 '한국선도와 일본 문화'를 비교하고 소등복(蕭登福) 대만 과기대학(臺中科技大) 교수가 '천부경의 도가 도교사상'를 발표한다.

이밖에 한국 측에서 조남호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가 '권덕규의 단군 천부경 연구'를 주제로 발표하는 것을 비롯, 동 대학원 이승호 교수와 윤관동 연구원이 '선교의 종교적 본질과 현대적 계승', '선불교의 내세관 소고' 에 대해 각각 발표한다.

■ 천부경은 무엇인가

"천부경은 천제(天帝)의 환국(桓國)에서 입으로 전해내려온 글이다. 환웅 대성존이 하늘에서 내려온 뒤 신지혁덕(神誌赫德)에게 명하여 녹도문(鹿圖文·사슴발자국모양문자)으로 기록하였는데, 고운 최치원이 일찍이 신지의 전서(篆書)로 쓴 옛 비석을 보고, 다시 문서를 만들어 세상에 전한 것이다." 천부경과 관련한 ‘환단고기(桓檀古記)’의 기록이다.

천부경이 세상에 처음 알려진 것은 ‘환단고기’를 편집한 계연수가 1916년 묘향산 바위에 새겨진 글씨를 탁본해 1917년 단군교당으로 보낸 뒤부터다. 1920년 도교사상가이자 정신철학자인 전병훈(1857~1927)이 저서 ‘정신철학통편’에 천부경해제를 실은 것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천부경 해제다.

그 후 1921년 계명구락부에서 발행한 잡지 ‘계명’4호에 한별(생몰연대 미상)이 천부경을 해제했고, 1922년 유학자 김택영(1850~1927), 1923년 석곡 이준규(1899~1923), 1930년 단암 이용태(1890~1966) 등의 천부경 해제가 잇따라 나왔으며, 일제말 독립운동가 이시영, 홍범도, 여운형 등도 천부경을 소개하거나 천부경을 찬양하는 글을 남겼다.

■ 천부경 해석

一始無始 一析三極無盡本(일시무시 일석삼극무진본)
: 우주만물은 하나에서 나오고 하나에서 비롯되나 이 하나는 하나라고 이름 붙이기 이전의 하나이며, 본래부터 있어온 하나이다.

天一一地一二人一三(천일일지일이인일삼)
: 하나는 하늘과 땅과 사람 세 갈래로 이루어져 나오지만, 그 근본은 변함도 없고 다함도 없다. 하늘의 본체가 첫 번째로 이루어지고, 그 하늘을 바탕으로 땅의 본체가 두 번째로 이루어지고, 그 하늘과 땅을 바탕으로 사람의 본체가 세 번째로 이루어진다.

一積十鉅無櫃化三(일적십거 무궤화삼)
: 이렇게 변함없는 하나가 형상화되기 이전의 하늘, 땅, 사람의 순서로 완성되면서 새로운 하나를 이룬다. 이 새로운 하나는 한정도 없고 테두리도 없다.

天二三地二三人二三(천이삼지이삼인이삼)
: 이 새롱룬 하나가 바로 형상화된 하늘과 땅과 사람이다. 형상화되기 이전의 하늘, 땅, 사람과 형상화된 하늘, 땅, 사람이 어울리면서 음과 양, 겉과 속, 안과 밖이 생겨난다.

大三合六生七八九運(대삼합육생칠팔구운)
: 하늘에는 밤과 낮이 있고, 땅에는 물과 뭍이 있으며, 사람에게 남녀가 있어서, 이 둘의 조화를 통해 천지는 운행하고 사람과 만물은 성장하고 발달해 나간다.

三四成環五七一(운삼사성환오칠일)
: 하늘과 땅과 사람이 원래의 근본 상태, 형상화되기 이전의 상태, 형상회된 상태, 형상화되기 이전의 상태와 형상화된 상태가 어울려서 작용하는 상태, 이 네 단계를 거쳐 우주만물이 완성되며, 우주 만물은 본래 따로 뗄 수 없는 한 덩어리이다.

妙衍萬往萬來 用變不動本(묘연만왕만래 용변부동본)
: 하나가 묘하게 피어나 우주만물이 형성되며, 그 쓰임은 무수히 변하나 근본은 다함이 없다.

本心本太陽昻明 人中天地一(본심 본태양앙명인중천지일)
: 마음의 근본과 우주 만물의 근본이 하나로 통할 때 일체가 밝아진다. 이렇게 밝은 사람에게는 하늘과 땅이 하나로 녹아들어가 있다.

一終無終一 (일종무종일)
: 우주만물은 하나로 돌아가고 하나에서 끝이 나지만, 이 하나는 하나라고 이름 붙이기 이전의 하나이며 끝이 없는 하나이다.

출처: 한문화 편집부 엮음,『천지인』한문화 2008년

참가비 무료
문의) 041-529-2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