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3m에 불과한 모악산, 으뜸인 이유?

▲ 사진=모악산입구
모악산의 옛 이름은 ‘엄뫼’ 또는 ‘큰뫼’이다. 1921년에 김영수(金映遂)가 편찬한 <금산사지(金山寺志)>를 보면, “이 산의 외산명(外山名)을 조선의 고어(古語)로 ‘엄뫼’라고도 불렀고, ‘큰뫼’라고도 칭하였던 것이다. ‘엄뫼’나 ‘큰뫼’라는 이름은 다 제일 수위(首位)에 참열한 태산(泰山)이란 의미로서, 조선 고대의 산악숭배로부터 시작된 이름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정상에 어린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을 닮은 바위인 쉰길바위 때문에 모악산이라는 설도 있다.

김성환 군산대교수는  “전북 모악산 어떻게 성스러운 산이 되는가” 라는 논문에서,  “모악산을 ‘엄뫼’나 ‘큰뫼’로 부른 것은, 눈에 보이는 모악산의 크기나 높이가 세상에서 최고라는 현상적 의미가 아니다. ‘엄뫼’나 ‘큰뫼’는 지상과 천상을 연결하는 세계의 중심축을 가리킨다. 즉 하늘에 닿아 있고, 따라서 세계에서 가장 으뜸가는 지점이라는 뜻이다”이라고 설명했다.

모악산은 국운(國運)이 기울 때마다 민족의 정신과 역사를 되찾아 세상에 밝히고자 하는 인물들을 낳았다. 또한 외래사상 속에서 우리 고유의 정신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계속되어 왔다. 우리나라 미륵신앙의 본산지이자 동학운동의 근거지로서 한국선도(韓國仙道)의 맥을 잇는 명산이다.


진인(眞人)을 기다린 모악산 산신령

▲ 사진=천일암

모악산은 예부터 3성 7현(3명의 깨달은 성인과 7명의 현자)과 1만 2천 명의 도통군자가 탄생할 것이라는 예언이 내려온 신령스러운 곳이다. 이 예언을 믿고 평생 수행과 공덕을 쌓은 김양순 할머니가 모악산을 더욱 신령스럽게 했다.

김 할머니는 1934년에 모악산 중턱에 천일암(당시 동곡사)이라는 암자를 지어 항상 모든 사람들이 잘 살게 해달라는 기도를 하였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삶을 살았다. 밥 먹기 어려웠던 시절, 할머니는 시주 들어온 쌀로 밥을 지어 주민의 주린 배를 채워줬다. 당시 밥을 먹기 위해 모악산을 오르는 주민이 줄을 섰던 것으로 전해진다. 6·25전쟁 때도 소문을 듣고 피난민들이 몰려들었다. 할머니는 한 사람도 돌려보내지 않고 새우잠을 자며 동고동락했다. 할머니는 1987년 9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때 할머니의 수중에는 한 푼도 남아 있지 않았다.

특히 김 할머니는 “때가 되면 모악산에서 큰 철학이 나오게 된다. 전 세계에서 오색(五色)인종이 몰려들고, 이제까지 없던 새로운 도가 나오게 될 것이다. 모악산은 1만 2천명의 도통군자와 3성 7현의 첫 번째 성인은 진묵대사이고 두 번째 성인은 강증산 선생이다. 이제 마지막 성인이 출현해서 전 세계에 큰 법을 펴게 된다. 때가 되면 하늘에서 돌들이 날아와 동곡사에 큰 성을 쌓고, 황금빛 기와로 덮인 궁궐이 지어질 것이다”고 예언했다.
또한 1,000일 수행 중  ‘이곳은 진인眞人이 날 터이니 이 터를 잘 지켜라’는 메시지를 받고 어려움에 처해서도 굴하지 않고 그 터를 지킨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김 할머니에게는 모악산 산신령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지난 3월 20일 김양순 할머니의 25주기 추모식에 인근 마을 주민들까지 몰려들어 그를 가리켜 ‘모악산 신신령’이라 하는 이유를 짐작케 했다.


매년 수백여 명의 외국인이 찾는 세계적인 명소

▲ 사진=비룡폭포
현재 모악산은 매년 내국인뿐만 아니라 수백여 명의 외국인 명상단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모악산 입구에서 천일암까지 이어지는 계곡은 ‘선도(仙道) 계곡’으로 불린다. 이 계곡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이 선불교 다리다. 선불교 다리는 선계(仙界)로 들어가는 관문의 역할을 한다. 선불교 다리를 지나면 용이 승천한다는 비룡폭포, 우아일체(宇我一体)의 계곡, 홍익의 뜻을 세우는 입지(立志)바위, 기(氣)를 받는 천신바위 등을 만날 수가 있다.

특히, 천일암에서 신선길을 따라 내려가면 마고암(麻姑岩)이 나온다. 이곳에선 지구 어머니, 마고의 기운을 느낄 수 있고 홍익정신을 깨닫는 최고의 명상터로 유명하다.

이문창 전북선도문화연구원 사무처장은, “예로부터 모악산은 신령스러운 기운이 서린 명당으로 손꼽히는 곳이다”라며, “몸과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곳으로 명상하고 수련하기에 아주 적합한 장소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