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국학연구원 HK사업단은  "감성과 공공성: 감성의 역사성을 묻다"라는 주제로 제23차 사회인문학 포럼을 오는 8일 오후 3시 연세대 위당관 313호관(국학연구실 발표실)에서 개최한다.

이날 서은주 연세대 국문학고 교수가 사회로 최기숙 교수(연세대 국문학)가 "조선시대 감정론의 추이와 감정의 문화 규약 :매체, 양식, 공감의 요소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하고 소영현(연세대 국문학과) 교수가 " '하녀'와 감정노동 : 감정의 위계와 하위주체의 감정규율"을 주제로 발표를 한다. 또 이하나 교수(연세대 사학)가 " 반공주의와 감성정치 : 반공주의의 감성구조와 '반공영화'의 딜레마"에 대해 발표를 한다. 

 '감성과 공공성'을 주제로 하는 리서치워킹그룹의 첫 번째 포럼으로서 '감성과 공공성-감성의 역사성을 묻는다'를 기획했다. 한국문화의 감성구조에 대한 이해를 위한 첫 번째 시도로서, 감성/감정의 역사성을 규명하는 방식을 통해 감성과 공공성의 관계를 밝히고자 했다.

 감성그룹은 사상과 담론으로 귀결되는 지배 엘리트들의 논리와 이성만이 아니라, 미처 표현되지 못하고 수면 아래 내재해 있던 서발턴/대중들의 감성 역시 인문학적으로 발굴하고 재해석해야 할 자원이라는 공감대를 토대로 이를 연구와 학문의 대상으로 끌어올리는 데 관심을 두었다.  표현하지 못한/할 수 없었던 감정의 요소가 한국문화를 역동적으로 추동하는 잠재적 형태의 감수성으로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그 문화적 의미와 역량에 대해 역사적 거리를 두고 비평적으로 접근하고자 한 것이다.  
   
구체적인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차원에서는 한국에서의 감성구조의 역사ㆍ사회적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 '감정론' 또는 ‘감정’의 요소에 주목했다. 시기와 세부 주제에 대해서는 조선시대의 ‘문’의 양식과 식민지 시기의 언론과 문화, 1950~60년대 문화와 사상의 문제를 선별했다. 
     
최기숙의 연구 "조선시대 감정론의 추이와 감정의 문화 규약-매체ㆍ양식ㆍ공감의 요소를 중심으로"에서는  조선시대 감정론의 계보와 담론화 맥락에 함축된 감정을 둘러싼 사유와 언술의 구조를 분석했다. 한자와 한글이라는 매체, 지배계층에서 한문을 중심으로 제도화된 글쓰기와 한글로 된 국문 소설이라는 양식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감정론의 구조와 감정 수사의 문제, 그리고 공감의 요소를 중심으로 조선시대 감정론의 담론화 양상과 계보를 추적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표기 매체에 따라 감정 담론과 향유 방식이 이원화되는 양상을 해명했다.
    
소영현의 연구 "'하녀'와 감정 노동-감정의 위계와 하위 주체의 감정 규율"은 식민지시기 신문, 잡지 등 매체에 실린 '하녀'를 둘러싼 범죄 사건들을 대상으로, 절도, 영아살해, 살인 등으로 표출되는 범죄 사건을 처리하는 방식과 여기에 개입해있는 계급위계와 감정위계의 상관성을 고찰했다. 이를 통해 하위 주체를 둘러싼 감성규율의 문화정치를 해명하고자 했으며, 감정을 키워드로 서발턴 연구의 새로운 국면을 마련하고자 했다. 
    
 이하나의 연구 "반공주의와 감성정치-반공주의의 감성구조와 '반공영화'의 딜레마"는 1950~60년대 반공주의를 감성구조의 차원에서 밝힘으로써 반공주의가 가진 다양성과 모순성을 드러내려고 한 것이다.  또한 당시 반공주의 선전의 첨병으로 인식되었던 반공영화 역시 이러한 모순성을 그대로 안고 있었으며, 이로부터 발생한 모호성으로 인해 반공영화는 반공주의 강화에 그다지 기여하지 못하는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러한 사실은 1960년대 반공주의가 내면화되었다는 기존 연구들과 달리 이 시기의 반공주의가 대중의 심성에 완전히 밀착되기 어려웠다는 반증이라고 해석했다.  이같은 연구 결과를 놓고 종합토론을 벌인다.

연세대 국학연구원 HK연구단 '감성과 공공성' 그룹은  앞으로 감정, 감성, 감수성의 요소를 통해 한국의 역사와 문화, 현실과 학문을 새롭게 독해하는 인문학의 문화를 창신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