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션이 2일 여성가족부가 주최한 청소년의 달 기념식에서 ‘사랑과 나눔의 토크’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오늘 인터넷을 보니까 청소년 70%가 행복하지 않다고 한다. 나 하나만 생각하니깐 행복하지 않다. 여러분도 꿈이 있죠. 나만 잘되고자 하는 꿈이 아니라 나로 하여금 세상이 잘되는 꿈을 꿨으면 한다.”

지난 2일 여성가족부가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셜에서 주최한 2012년 5월 청소년의 달 기념식 2부에 특별 초청된 가수 션(본명 노승환)이 600여 명 청소년들에게 ‘사랑과 나눔의 토크’라는 주제로 이같이 말했다.

션은 탤런트 정혜영과 결혼한 이후 다양한 기부활동을 통해 가수 김장훈과 함께 대표적인 기부천사로 알려졌다. 그는 결혼 이후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돌잔치’를 포기하고, 세상의 아이들을 위해 ‘집 장만의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들려줬다.

돌 잔치를 포기한 이유는?

“우리 둘 다 맞벌이 부부다. 둘이 일을 나설 때 도우미 아줌마를 썼다. 그런데 아이에게 의미 있는 돌잔치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첫째는 누구에게 맡기지 말고 우리 둘이 키우자고 결정했다. 당연히 도우미 아줌마에게 돈이 들어가지 않게 됐고, 그때부터 강연회를 가서라도 아이를 옆에 재우거나 한 손에 안으면서 강연했다. 그렇게 아끼고 절약한 돈이 2천만 원이 되었다. 돌이 되었을 때 우리 셋은 서울의 큰 병원에 가서 2명의 심장병 아이와 귀가 안 들리는 아이의 수술비로 냈다.”

이후 둘째도 셋째도 돌잔치는 아무도 초대하지 않고 가족과 함께 조촐하게 지냈다. 그는 “돌잔치는 좋은 자리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이웃의 손을 잡으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아이들은 부모의 선행(善行)을 조기학습처럼 배워나갔다.

“자선 패션쇼에 아이와 함께 갔다. 많은 기자가 인터뷰를 요청해 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아빠와 떨어지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초콜릿을 주고 허락을 받아 간신히 인터뷰에 응했다.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는데, 어느 기자가 아이에게 다가가 ‘이모한테 초콜릿 하나 줄래?’라고 물어봤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기도 처음 먹어보고 좋아한 초콜릿인데, 그중에서 가장 크고 좋아 보이는 것으로 주었다.”

청소년들도 어릴 적에는 나누는 삶을 살았다.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을수록 더 쥐어야만, 다른 사람의 것을 뺏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생기면서 힘든 것이 아닐까라고 션은 말했다.

 

▲ 가수 션과 함께하는 사랑과 나눔의 토크에 600여 명이 청소년이 함께했다.

 

내 집 마련의 꿈보다 중요한 것은

“누구나 그러겠지만, 가정을 꾸리면 집을 마련하고 싶은 꿈이 생긴다. 일하면서 번 돈과 은행에서 빌린 돈을 모아 집을 사면 매월 350만 원씩 갚아야 했다.”

내 집 마련의 꿈을 갖고 있던 두 부부는 한 구호단체를 통해 매월 3만 5천 원으로 도움을 준 외국의 아이들 중에 ‘아이러브유 마미(I LOVE YOU Mommy), 정혜영’이라는 편지를 받게 되었던 것. 이어 편지의 주인공을 만나러 필리핀을 가게 됐다.

당시 필리핀을 다녀온 영상을 보여주며 “우리의 작은 후원을 통해 매일 밥도 먹고 공부도 하며 의료 혜택을 받고 있었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힘들었는데 그들에게도 꿈과 희망이 생겼다.”라고 션은 전했다.

정혜영은 매월 3만 5천원으로 한 아이의 인생이 바뀐 것을 보고 감명받고 돌아오자마자 션에게 “집 마련의 꿈은 접고 그 돈으로 100명의 아이들에게 꿈을 주자”라고 말했다.

이때부터 2009년 초에 부부동반 CF으로 받은 돈으로 또 100명의 아이들을 도왔고,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아이티 현장을 다녀오고 또 돕게 됐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북한의 아이들까지 400명이 넘는 아이가 션과 정혜영의 아들과 딸이 되었다.

그의 강의는 ‘You raise me up' 노래와 함께 필리핀과 아이티의 현장을 영상으로 보여줄 때마다 눈물 흘리는 청소년들이 많았다. 인솔한 교사 중에는 "오늘 받은 감동을 더 많은 학생들에게 나누고 싶은데 어떠하면 좋겠냐"라고 션을 학교 축제기간에 섭외하고 싶다고 간곡히 말해 "가겠다"라는 답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질의시간에 손을 든 한 여고생은 "결혼하기 전에도 기부했는가?"라고 질문했다. 션은 “당시에는 가수로 활동해서 큰 돈이 들어오면 그때 한 번씩 나누었던 것 같다. 그때는 내가 돈을 벌어서 넉넉하면 그때 가서 나누겠다는 마음이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있어서 나누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면서 나누는 것이 삶이구나라고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선활동이 어렵지 않냐는 또 다른 학생의 질문에 대해서도 “일이라고 생각하면 아쉬운 일이 있을 거다. 하나를 하던 두 개를 하던 행복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대답했다.

그는 70%가 불행하다는 청소년이 많은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애정 어린 조언을 놓치지 않았다.

“여러분은 지식을 쌓고 있다. 그 지식을 행하지 않으면 그 지식은 죽은 지식이다. 여러분은 70%가 불행하다는 청소년이 아니라 그 반대편인 30%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러분이 나누는 삶을 통해 50%, 70%로 행복한 청소년이 많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