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둔산 자락에 있다 보니 별별 도인이 다 찾아온다.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와서는 책을 하나 가져와 교리를 설파한다. 도인들과 나눔을 듣고 도판을 읽다보면 재미도 있기도 한데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공허한 메아리 만 아른거린다.

어떤 도이든 도가 가는 길이 있다. 도(道 ) 가 '길 도'가 아닌가. 남들이 잘 갈 수 있도록 길을 내는 것이 바로 도가 아닌가? 평생 도판을 찾아보고 연구한 사람도 듣기가 어려워 따라가기 힘든데 이 바쁘고 지친 삶을 꾸려가는 현대인이 그 도을 따라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느낀다.

도 는 어떻게 생겼을까 ? 도(道) 는 우리말로 길 도 다. 녹도문, 금문, 갑골문, 골각문의 형태로 쓰이다가 현대의 한문으로 발전하였으니 3000년쯤 된다고 치자. 한문이 '도'라고 하면 우리말은 길이라고 했을 것이다.

길이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 초기 원시인이 짐승을 피해 굴속에서 살았을 것이다. 추운겨울이니 밖에도 나가지 못하고 있으니 가족은 배가 고파서 어린아이가 울었다. 아버지가 보다못해 용기있게 돌도끼를 들고 하얀눈을 밟으며 길을 나섰다. 이리저리 가다보니 사슴이 있었다. 죽을힘을 다해 돌도끼를 던지니 사슴이 '날 잡아먹으쇼'하면서 머리를 갖다 대주니,  얼씨구나! 한 마리 잘 잡았구나, 룰루랄라 노래를 부르며 사슴을 짊어지고 집에 오니 가족이 너무나 행복해한다.

저 집이 너무 행복해하니 옆집에서 놀러왔다. " 뭐 맛있는 냄새가 나네...".  "뭐여 ..." "사슴." "어떻게 잡았어 ..."

이렇게 저렇게 하고 저쪽으로 가니 사슴이 있었어 하니 너도 나도 함께 간다. 그리고는 다들 어깨에 사슴 하나씩 들고 집에오니 마을 전체가 행복해졌다. 건강하고 행복해지는 우리의 길 ... 가족을 잘 먹여 살릴수 있는 위대한 길 ... 이게 바로 도의 시작이다... 맞나 ? ㅎㅎㅎ

앞선 자가 길은 낸다 누구라도 쉽게 갈 수 있도록 건강이면 건강 , 행복이면 행복, 평화면 평화의 길은 낸다.  내가 건강하고 행복했던 그곳을 가도록 도와주는 것이 홍익이고 지도자가 아닌가? 앞선 자가 할 일은 다른 이가 쉽게 갈 수 있도록 길을 내는 것이다.

어떤 도인에게 사슴이 어디에 있다고 묻으면 너무나 장황하게 설명을 한다. 듣다가 날이 샌다. " 그건 그렇고,  그래서 사슴이 어디에 있어요?" 하면 "똑바로 듣기나 해" 하면서 화를 낸다

사슴을 잡으려면 기본기부터 되어야한다. 돌도끼를 어떻게 갈아야 하고 신발을 뭘 신고 사슴이 어떻게 생겼고 , 어디에서 사슴이 오고 , 살살 걸어가거나, 어떻게 뛰는 것인지 방법만 열심히 하다보니 날이 샌다. "빨리 가서 사슴 잡아오라"라고 하고 칼 하나 주면 될터인데 못하는 것을 보니 방법만 배운 도사가 틀림없다. 나는 너무나 배가 고픈데... 사슴이 다 도망간다...

세상이 도판을 보니 정보수집 능력을 많이 가르치는 곳이 많고 , 정보판단 능력을 가르치는 곳도 많은데 정작 정보전달능력을 가르쳐주는 곳은 드물다. 그러니 깨닫는 시간이 너무나 길다. 그 책을 모두 읽고 이해해야 하니까.  설령 이해했다고 해도 현장에서 부딪치면 그것이 옳은것인지 그른것인지 판단하기가 모호하다. 그래서 햇갈린다고 하면 아직 멀었다고 하면서 기를 죽인다 그러니 액션하는 것이 아니라 자꾸만 기어들어오게 하는 시스템이다.

도 라는 것을 깨닫는 핵심이 내 안에 거룩한 영혼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고 그것이 진정한 가치라고 선택하는 것이다. 그 밝음을 세상에 나누어주는 것이 홍익생활이다. 가치를 아는 것은 내 안에 밝은 양심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니 양심껏 부지런히 일을 하면 된다. 농사를 짓던 , 밥을짓던 , 자식을 키우는 어미처럼 양심껏 하면 실천하면 되는 것이다. 어머니가 자식에게 밥을 먹이는 도보다 더 위대한 도가 어디 있단 말인가.

내 자식 잘 먹이고 남도 도와주는 것이 도이고 깨닫음이다. 이렇게 이야기 하면 얼마나 좋을까, 깨닫음이란 것이 이렇게 쉽고 보편화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뭘 배우고 , 단식하고 , 고행해야 깨닫음을 얻는 것이 아니라 , 부모가 그냥 자식에게 뭘 바라고 해주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그것이 사람 사는 길이며 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제까지는 정보수집능력, 정보판단능력에 집중된 도판이라면 앞으로는 정보전달능력을 보급하는 시스템이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다. 예전에는 궁금하면 선생님에게 많이 물었지만 요즘은 인터넷 검색창에서 물어보는 시대이다. 학교가 지식을 구하기위하여 공부하는 시대가 아니라 어떻게 실천하는 것을 가르치는 시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양심을 찾아주고 양심껏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공부만 알려주는 도인들은 이제 밥 굶어죽게 될 것이다

풍류도 와서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먼저 배워라 그러면 당신들이 배운 그 지식이 제대로 쓰일 것이다. 그거 안 하고 인상쓰고 뭘 아는 척 하면 아무도 당신을 안 찾는다. 춤추고 노래하는 방법을 터득하면 당신의 깨닫음을 전달하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수집능력 과 판단능력을 빠르게 알려주고 전달능력을 학습시켜 주는 곳에서 사람이 모이고 돈도 모이고 할 일도 많이 생길 것이다.

피리 한자락 부를테니 양손을 오므렸다 벌렸다 하면서 기춤을 먼저 춰봐라 하고 피리를 부르니 ... 말뚝이와 장승 같은 도인은 눈만 꿈뻑 꿈뻑 한다.

네 자신이 리듬에 액션도 못하는 장승이니 아무리 도를 이야기 해봐라 되나. 저도 갖고 못노는 사람이 어찌 다른이의 마음을 놀게 하고 , 놓게 하겠는가.

그러니 당신의 도는 누워있는 석상에 불과하오...누운석상이 앉고 일어나서 춤추게 된다면 당신의 깨닫음의 봄바람이 천지를 진동할 것이오.

얼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