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예년보다 날씨가 추워 봄꽃 개화 시기가 제각각이라, 봄날 꽃놀이를 계획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봄나들이객을 위해 서울에서 꽃구경하기 좋은 명소 5곳을 관계자에게 직접 확인한 개화시기와 함께 소개한다.

마포구 성산 근린공원 – 개나리와 벚꽃, 아까시나무 등

 마포구에는 개나리가 한창이다. 마포구 월드컵 공원은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만큼 다양한 봄꽃이 피어난다. 월드컵공원 축구장에서 마포구청에 이르는 불광천을 따라서는 개나리가 한창 샛노란 빛을 내고 있다. 마포구에서 자랑하는 또 다른 꽃놀이 장소는 바로 서강동과 당인리 화력발전소 앞 벚꽃길. 이곳은 1년에 딱 한 번, 벚꽃이 필 때만 개방된다. 올해는 4월 14일부터 20일까지 개방된다.

 5월 초순 마포구에는 ‘아카시아’라고 잘못 알려진 아까시나무 꽃이 피어난다. 작년 태풍으로 아까시나무가 많이 쓰러져, 예전보다는 아까시나무 특유의 향긋한 향이 옅어졌다 해도, 봄철 나들이객 마음을 들뜨게 하기에는 충분하다. 또, 5월이 되면 월드컵공원의 평화공원 잔디광장에는 유채꽃이, 평화공원 메트로폴리스 길에는 꽃 양귀비와 안개꽃 등이 다채롭게 피어난다. 노을공원 캠프장도 5월 1일부터 운영될 예정으로, 4월 2일부터 인터넷 예약할 수 있다.

영등포구 여의도 동∙서로 – 벚꽃, 개나리, 철쭉, 조팝나무 등

 서울에서 ‘벚꽃’ 하면 빠질 수 없는 곳이 바로 국회의사당 앞쪽 윤중로 벚꽃길이다. 여의도 동∙서로 벚꽃은 우리나라 제주도가 원산지인 왕벚나무로 1,641주가 길을 따라 봄을 수놓고 있다. 올해 윤중로 벚꽃은 작년보다 2일, 평년보다 5일 늦은 15일에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기상청에서는 첫 개화일에서 6~7일 정도 지난 21~22일에 만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로 8회차인 여의도 봄꽃축제는 4월 13일(금)에서 23일(월)까지 계속된다. 여의도 봄꽃축제에서는 벚꽃과 함께 진달래, 개나리, 철쭉, 조팝나무, 말발도리 등 13종 87,859주 봄꽃이 만개해 한강을 배경으로 그야말로 ‘꽃 잔치’를 벌일 예정. 양화대교 부근 선유도를 한 바퀴 돌아 여의도 윤중로까지 한강을 따라 쭉 걷는 코스를 추천한다.

종로구 삼청공원 – 벚꽃, 때죽, 메발톱꽃, 이팝나무 등

 종로구 삼청공원은 기온이 조금 낮아 다른 곳보다 5~7일 정도 늦게 꽃이 핀다. 이제 꽃망울을 터트릴 준비 중인 이곳 벚꽃은 18일쯤 피기 시작해 21~23일쯤 만개할 예정이라고. 삼청공원에서는 5월 초쯤에 꽃이 필 때죽나무를 보는 것도 봄철 유희거리다. 벚꽃이나 개나리, 유채처럼 화려한 색감으로 시선을 사로잡지는 못하지만, 흰색의 은은한 빛깔의 때죽나무 꽃이 숲 사이의 다양한 야생화와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답다. 메발톱꽃, 딱총나무 꽃, 이팝나무, 큰꽃으아리, 병꽃, 고들빼기 꽃, 노린재나무 등이 5월 초에 꽃피운다.

 삼청공원의 장점은 집에서 쉽게 찾아갈 수 있는 나름 ‘동네 공원’이라는 점이다. 삼청동에 있는 다양한 문화공간과 맛집을 이용하기에도 좋아 가볍게 산책하기 좋다. 봄이 아니어도 사시사철 아름다운 공간으로 유명한 곳이라, 언제든 가벼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다.

서초구 청계산 진달래 능선 – 진달래, 양지꽃, 제비꽃 등 

 지금 서초구 청계산은 진달래가 한창이다. 16~17일에 90% 정도 핀 상태로, 20~22일까지 만개한 넓게 융단처럼 퍼진 진달래를 즐길 수 있다. 50~2,000m 높이의 산야에 무리지어 자라는 진달래의 특성상 청계산도 능선을 따라 진달래가 깔렸다. 높이가 618m에 불과해 가볍게 올라갈 수 있는 청계산은 초입에서 노란 개나리가 먼저 반갑게 마중 나온다. 그대로 발걸음을 옮기면 잘 꾸며진 등산로를 따라 남산제비꽃, 매화말발도리, 솜나물, 붉은병나무꽃, 양지꽃, 제비꽃 등이 줄을 지어 인사한다. 이제, 조금만 더 힘을 내어 산을 따라 올라가 보자. 그러면 어느 순간, 900m에 달하는 진달래 꽃이 쭉 깔린 능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진달래꽃을 유난히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서울에서 가까운 강화군 고려산도 추천한다. 4월 20일(금)에서 5월 4일(금)까지 진달래 축제를 연다. 이곳도 20만 평에 달하는 공간을 분홍빛 진달래꽃밭이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다.

송파구 송파나루공원 – 벚꽃, 철쭉, 꽃창포 등

 짧은 벚꽃의 화려함을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명소인 송파나루공원 서울의 유일한 호수 공원으로, 석촌호수공원으로도 불린다. 이곳에서는 이번 주말까지 벚꽃이 만개한 뒤에는 다시 철쭉이 봄을 밝힐 예정이다. 철쭉은 이제 갓 봉우리가 맺혀, 24일쯤 피기 시작해 5월 첫 주 무렵 만개할 것으로 관계자는 예상하고 있다.

 석촌호수를 따라 조성된 공원에는 벚꽃과 철쭉과 함께 소나무, 버드나무 등 다양한 수목이 울창한 숲을 이루어 도심 속 숲을 만끽할 수 있다. 5월이 지나 6월이 되면 꽃창포가 대신 호수 주변을 물들이고, 그 외에도 공들여 관리하는 여러 종의 봄꽃이 거대한 꽃밭을 이룬다. 의자와 전망대 등이 잘 준비된 산책로가 있어, 연인이 데이트하기에도 가족끼리 가볍게 산책하기에도 그만이다. 특히 주변에 롯데월드가 있어 아이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주기에도 좋다.

 공원 관계자에게 직접 확인한 꽃 개화시기 정보가 그래도 어쩐지 불안하다면? 기상청이 제공하는 <봄꽃 개화 현황>을 살펴 보자.

 봄꽃 개화 현황: http://www.kma.go.kr/weather/observation/flower_photo.j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