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운동하면 오른쪽 소뇌 반구와 소뇌 벌레 소엽의 구조적 변화가 일어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류임주(49ㆍ 柳任株)교수팀은 20대 초반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16명과 평소 운동을 잘 하지 않았던 남자 대학생 18명 모두 43명을 대상으로 대상으로 자기공명영상(MRI) 뇌 촬영을 통해 3차원으로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선수들의 오른쪽 소뇌 반구와 소뇌 벌레의 소엽(VI-VII)이 일반 대학생 비해 더 커 통계상 유의한 부피 차이를 보였다.

▲ 고려대 류임주 교수

 

연구팀은 이렇게 두 그룹 간 부피 차이가 나는 이유를,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의 꾸준한 운동이 뛰어난 균형 및 협응 능력으로 나타나 오른쪽 소뇌 반구와 소뇌벌레의 소엽이 발달되고 구조적 변화도 이끌어 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선수들의 시각정보의 협력기능이 뇌의 발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협응 능력이란 주어진 운동과제를 부드럽고 신속하고 정확하게 수행하기 위해 신체 여러 부위의 감각을 잘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평소운동을 꾸준히 하는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은 뇌 발달이 잘 되어 있는 것으로 증명됐다.

소뇌는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이 미끄러운 빙판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글라이딩, 코너링, 추월 등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한 균형능력과 협응 능력 및 시각 유도성 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이런 운동을 많이 한 선수들의 소뇌가 발달하게 되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복잡한 운동 기술을 훈련하는 저글러와 농구 선수들 역시 소뇌가 잘 발달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운동이 과학적으로 학습능력을 향상시켜 학생들의 정서적인 부분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해외연구결과가 있는 만큼 꾸준한 운동은 몸과 정신 건강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의 뇌의 구조적 변화가 오른쪽 소뇌 반구에서 일어난 이유에 대해 연구팀은 "선수들은 오른발로 균형을 유지하면서 왼쪽으로 코너를 도는데 이때 균형을 잡는 오른발이 오른쪽 소뇌 반구를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시각 유동성 과업의 학습은 오른쪽 소뇌와 관련 있는데 선수들이 코너링과 추월을 할 때 요구되는 시각 유도성 과업에 의해 오른쪽 소뇌 반구의 구조적 변화가 야기된 것으로 연구진은 설명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를 주도한 고대의대 해부학교실 류임주 교수는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의 뛰어난 균형 및 협응능력은 소뇌의 구조적 변화를 활성화시켜 크기가 커졌고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균형 및 협응 능력을 관장하는 소뇌에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뇌는 대뇌의 약 1/8정도 크기인데, 운동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맡고 특히 평형감각을 관장하고 근육의 긴장과 이완 같은 운동을 조절하기 때문에 소뇌에 손상이 오면 운동기능이나 평형감각을 조절할 수 없어서 정밀하게 움직일 수 없게 되며, 걸음걸이도 불안정하게 된다.

류임주 교수는 "꾸준한 운동은 소뇌를 활성화시켜 인지기능 상승과 균형감각 회복에 기여 할 수 있으며 학습능력이 중요한 수험생과 청소년뿐만 아니라, 교통사고 후유증 환자, 치매환자와 같이 신체가 불편한 사람들은 재활을 위해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학전문학술지 ‘Cerebellum’ 2012년 2월 인터넷판에 ‘Volumetric analysis of cerebellum in short-track speed skating players’라는 제목으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