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호흡, 학습지 시장에 등장하다 
이승헌 총장은 누구라도 뇌에 대한 이해를 통해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하는 궁극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스스로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그리고 깨달음을 통해 체험한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철학을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가장 빠르고 알기 쉽게, 그리고 널리 알려서 공유할까를 늘 고민했다.

세 아이의 시연에 이어 뇌호흡 잠재능력개발 캠프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1주일동안 38명 대부분의 뇌가 계발되었고 7일 만에 눈을 가리고 책을 읽을 수 있는 학생도 나왔다. 많은 취재진을 통해 대중도 주목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뇌호흡이 이슈로 끝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뇌를 믿고 그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아 계발하기를 바랐다. 뇌호흡은 아동부터 노인까지 연령에 상관없이 효과가 있지만, 우선 피해의식이 없고 순수한 청소년들이 좋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그래, 뇌호흡으로 학습지를 만들어 대중적으로 알리자!"

당시 이을순 부원장은 한국인체연구원 실장이면서 단학선원 서울 강남지역 지역장을 겸직하고 있었다. 뇌호흡 학습지에 대한 실무를 담당했던 그는 단돈 500만 원과 몇 명의 지도자, 재능있는 회원을 모아 두뇌계발 팀을 꾸렸다. 연구원은 이승헌 총장의 지도와 이을순 부원장이 고안한 모든 방법, 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해 밤을 지새워가며 콘텐츠를 하나하나 만들었다.

▲ 처음 만든 뇌홉흡 교재에 삽입된 그림. 일상 생활에서 뇌를 연상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하지만 '60,70년대 교과서같다.'라는 반응이 있기도 했다.(자료제공 = 한국뇌과학연구원)

특히 '뇌'를 어떻게 학습지에 접목하고 일상생활에서 뇌를 연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다. 교육을 받을 때만 뇌가 '반짝'하고 맑아지는 것이 아니라 생활에서 실천이 되어야 했다. 웃는 그림에도 뇌가 밝게 웃는 것으로 표현했고, 단전 치기 그림에도 뇌를 그렸다. 그렇게 '두뇌개발 뇌호흡', '뇌호흡 영재' '뇌호흡 리더스쿨' 등등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청소년 학습지 회사인 '한문화교육'이 창립되었고, 이는 오늘날 전국에 100여 개 지점을 둔 초중등 두뇌개발 전문 교육기관 'BR뇌교육'으로 발전했다.

위기는 곧 기회다! 정면으로 승부하라!

보통 사람들 눈에는 신기한 초능력처럼 보이는 뇌호흡은 많은 관심을 끌었다. 연구원은 수년 동안 여러 방송에 출연하면서, 단순히 흥미위주의 프로그램에는 출연하지 않고 과학적인 원리를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경우에만 취재에 응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당시 S방송사에서 새롭게 편성된 한 프로그램 관계자는 연구원에 끈질기게 출연 제의를 하였다. 그래도 연구원 측이 응하지 않자 "방송 출연은 안 해도 좋다. 문제가 안 되는 내용으로 할 것이니, 다른 방송국 투시 시연을 자료화면으로 쓸 수 있게 해 달라."라고 요청했다. 그에 한해서 제한적으로 승락을 하였는데, 그것이 문제였다. 

방송일, TV에는 "투시의 속임수를 파헤친다!"라는 내용으로 세 아이들이 짧은 안대를 쓰고 고개를 드는 장면이 반복해서 방영되었다. 방송사 측의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장면들만 편집되었고, 세 아이의 순진한 웃음 위엔 '위선자'라는 낙인이 찍혔다. 방송을 본 아이들은 충격으로 말을 잃은 것은 물론이었다. 그리고 전국의 뇌호흡 학생들, 학부모들이 억울함과 분노로 호소하는 전화가 연구원과 S 사에 빗발쳤다.

"선생님! 방송 보셨어요? 와 저 미쳐버릴 것 같아요! 저보고 사기꾼이래요! 저 집중해서 진짜 봤는데!"

어떠한 말로도 이들의 상처를 보듬기는 어려웠다. 다음날 연구원은 대국민성명을 내고, S 방송국을 상대로 명예훼손에 대한 법정소송을 신청하였다. 

이승헌 총장은 호흡을 가다듬었다. '이것은 뇌호흡을 크게 알릴 큰 기회다!' 제대로 된 연구 기관과 과학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검증을 받는다면, 오히려 잠재능력 개발의 진실성과 뇌호흡의 효과를 대대적으로 알릴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정면 승부. 그것이야말로 이승헌 총장이 위기를 기회로 바꿔 온 여정이었다.

곧 제4회 뇌과학심포지움을 통해 연구원과 공동연구협정을 맺었던 미국 UCI 신경과학연구소에서 뇌호흡 강연 및 잠재능력 시연할 기회가 마련되었다. 소송을 진행하랴, 시연회를 준비하랴 연구원은 불철주야 그들의 진실함을 증명하기 위해 매달렸다.

이윽고 시연 당일인 2003년 4월 23일, 이승헌 원장은 뇌호흡과 뇌철학에 대한 강연을 통해 "뇌호흡은 인간 뇌의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팔굽혀펴기(push-up) 능력이 연습을 통해 늘듯이, 뇌 역시 훈련을 통해 얼마든지 계발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인류 인식의 전환을 가져올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세 명의 시연자는 눈을 가리고 색상, 알파벳 등을 읽어 과학자들을 경악하게 하였다.

한 세계적인 신경과학자는 "이것은 절대 트릭이 아니다. 상당히 설득력있고 진실했다. 오늘 우리는 불가능한 일을 목격한 것이다. 'Attention(집중)'이라는 개념도 10년 전에는 아예 심리학에 없었지만 지금은 정신과학 안에 엄연히 포함되어 있다. 앞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뇌호흡이 연구될 것이고 그 효과를 최대한 활용하여 근본원리를 보편화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과학발전의 기본적인 단계이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에 이어 5월에는 한국에서도 시연이 이루어졌다. 그 자리에 참석했던 S사 해당 방송의 PD 역시 자신이 쓴 카드를 눈감고 맞추는 아이들을 지켜보았다. 모든 행사가 성공적으로 끝난 뒤 화기애애한 자리에서 한 과학자가 HSP(heightened sensory perception, 고등감각인지)라는 용어를 제안했다. 원래 가지고 있는 감각을 고도로 개발시켜 나타나는 능력이라는 뜻이었다. 이승헌 총장도 이를 타당하다고 받아들여, 그 후로 뇌호흡 잠재능력의 공식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S사 방송 사건은 잘못된 시선으로 상처 입은 HSP의 진실함을 증명해내는 과정이었다. 연구원 역시 위기를 통해 얻은 것이 많았다. HSP 용어를 새롭게 정의했고, 미국과 국내 시연회로 HSP를 알릴 수 있었다. 추후 미팅을 통해 그동안 부족했던 점들도 점검했다. 이들은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뇌호흡의 과학적 증명 체계를 갖추기로 하였다. 그리고 HSP 인증자 10명 개발, 학습지인 '한문화 교육'에 도입, 전국적인 올림피아드 개최 등으로 이를 대중화하기로 결정했다.

▲ HSP 뇌개발 인지〉부문, 모양 카드를 인지하고 있는 모습

 HSP의 대중화, 국제 브레인 HSP 올림피아드

2005년 4월 5일. 이승헌 총장은 이 날의 일을 '코엑스 사건'이라고 칭했다.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 세계 최초로 HSP 국제 브레인 HSP 올림피아드가 열린 것이었다. 그동안 수학 물리 화학 생물 등 특정 분야의 성취도를 평가하는 대회는 국내외적으로 많이 개최되었다. 그러나 뇌의 통합적인 활용 능력과 무한한 개발 능력을 평가하는 올림피아드는 처음인 셈이었다.

한국, 미국, 일본 등지에서 예선참가자 3만여 명 중 500여 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눈을 가리고 색상과 모양을 인지하는 HSP 브레인윈도우, 뇌의 능력을 활용하는 'HSPGym', 'speed brian', '핵심-sp'가 그 종목이었다. 특히 뇌신경을 자극할 수 있는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여 뇌를 활성화시키는 HSP Gym은 주목을 받았다. 어린 학생들이 힘든 자세로 땀을 흠뻑 흘리면서 의연하게 30분간 버텨내는 모습에 부모들은 큰 감동을 받았다.

제 1회 IHSPO 대상에 올랐던 김성태(당시 대서중 3) 군은 "결승에 들어왔는데 너무 긴장해서 하나도 안 보이는 거예요. 봉투를 들고 암만 집중해도 스크린은 안 밝아지고 제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래서 진짜 하늘에 빌었어요. 정말 하늘이 내 뇌에 내려와 있다면, 제발 보이게 해달라고 계속 빌었어요. 그러다 보니 뭔가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그냥 보이는 거 적었어요. 근데 그게 맞았을 줄은 몰랐어요." 라고 말했다.

이승헌 원장은 첫 대회를 '구름 속에 숨어있던 용이 나타난 것처럼, 그동안 사람들의 편견에 의해 가려졌던 HSP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1980년 이승헌 총장의 깨달음으로부터 2005년 HSP가 대중적으로 알려지기까지 '상단전 개발', '뇌호흡' 등의 이름으로 세상에 나왔다가 금지되기까지 했던... 제 1회 올림피아드는 그런 HSP를 수백 명이 대중 앞에서 직접 실행하고 과학적으로 의미 있는 수행도를 보여 수면 위로 완벽하게 드러나게 한 사건이었다.

▲ UN 본부에서 열린 제5회 국제브레인HSP올림피아드 대회

이 총장은 HSP를 '달의 그림자를 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달은 초승달, 반달, 상현달 등 여러 모습으로 비춰지지만 실상은 항상 완전한 구(球)로 존재한다. 그런 온전한 모습이 자전으로 지구를 돌면서 다른 모양으로 비춰진다. 이것이 사람의 뇌 속에 완전한 밝음이 있는데, 사람들이 자기가 아는 만큼만 보고 그것을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달의 그림자를 볼 수 있을 때 보이는 것에 현혹되지 않고 달의 본래 모습을 완전히 볼 수 있듯이, 사람들이 뇌의 온전함을 깨닫는 것이 HSP를 통해 그가 이루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를 알리기 위한 과학화, 학문화, 대중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행했다.

 
자료제공 : 한국뇌과학연구원

5편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