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사람들에게 붕어빵은 항상 손바닥만 하고 팥을 품고 있다는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붕어빵의 크기를 훨씬 키우고 안에 팥뿐 아니라 채소, 피자 등을 넣는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무려 92억의 매출을 올렸어요. 창의성이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일상적인 것을 틀어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 창의성입니다."

 

 '세계뇌주간'을 맞이하여 <창의 인성함양을 위한  뇌교육>이라는 주제의 강연회가 16일 대전에서 열렸다. BR뇌교육이 주관하고 국제뇌교육협회, 대전뇌교육협회가 주최한 이번 강연회에서 하태민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교수가 열강을 했다. 

하태민 교수는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의 정책과제로 최근 글로벌사이버대학교, 한국뇌과학원, 서울대학교, KAIST가 공동으로 진행한 <뇌과학에 기반한 학생 창의 인성 함양 및 학습력 증진 방안 연구>를 두시간 여의 강의로 풀어냈다. 고등학교 교사를 전임하고 뇌교육 1호 박사이자 런던대학교 초청 연구원으로 활동하는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하 교수는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흥미롭고 설득력있게 강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130여 명의 학부모와 시민들이 참석하여 뇌교육에 대한 관심을 표했다.

하 교수는  "미국내 우수한 고등학교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의 성적은 매우 높지만 대학 진학률은 낮은 편"이라며 "공부만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학교에는 필수 조건으로 성적뿐 아니라 리더십, 악기 연주, 스포츠, 글, 경험 등을 보기 때문에 공부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서울대학교 혹은 기타 대학 입학사정관 제도에서도 학생의 지원 동기나 미래의 꿈 등을 조리있게 전달하는 것을 높은 비중으로 둔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의 열쇠라 '뇌'"라고 강조했다. 인간 행동을 관찰하던 1900년대 행동주의가 두뇌과학의 발달로 두뇌에 대한 관심으로 전향되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뇌융합 학문에 대한 시도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미래 인재의 핵심 과제 : 전문성, 창의성, 인성

하태민 교수는 미래 인재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전문성, 창의성, 인성을 꼽았다. 특히 UNICEF, UNESCO와 교수학의 대가인 조벽 교수, 안철수 교수 등 석학들의 주장이 공통적으로 이를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 사회는 단순 지식뿐 아니라 창의성과 인성을 고루 갖춘 인재를 요구한다."라며 "창의ㆍ인성교육은 미래 교육의 본질이자 궁극적인 목표"라고 전했다.

그는 창의성을 발휘하려면 독창성과 유용성, 풍부한 지식, 촉진환경이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세계적인 창의성 연구기관인 '토렌스 창의센터'가 제안한 방법을 알려주었다.

창의성을 발휘하려면...
1. 어떤 것을 좋아하게 되는 것을 두려워 말고 그것을 강도 있게 추구하라
2. 자신의 장점을 알고, 이해하고, 자랑하고, 연습하고, 개발하고, 이용하고, 즐겨라
3. 다른 사람의 기대감으로부터 자유로워 지고, 하고 싶은 놀이를 중단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워라.
4. 자신을 도와줄 우수한 스승이나 지도자를 발견하라"
5. 원만해지려고 노력하고자 에너지를 소비하지 마라
6. 자신이 사랑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을 해라
7. 상호 의존하는 기능을 배워라


인성은 그동안 개인, 사회, 인류에 대한 개념으로 확장되어왔다. 인성에 대한 항목은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에서도 엿볼 수가 있는데, 대인관계 지능, 개인이해지능(자기성찰 지능), 그리고 9번째 지능으로 꼽히는 '실존 지능'이다. 특히 실존 지능은 "내가 누구인가? 무엇이 행복한 삶인가? 인류 문명은 지속 가능한가?" 등을 고민하는 자연 친화 지능이다.

노벨 수상자 피에르 퀴리는 1903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기념 연설에서 “라듐은 범죄자들의 손에 들어가면 위험한 물질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바로 이 자리에서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합니다. 자연의 비밀을 캐는 것이 인류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 그 비밀을 안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인류는 성숙한가, 아니면 오히려 해로운 지식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과제를 남겼다. 퀴리 부인으로 알려진 마리 퀴리 역시 1911년 노벨 화학상 수상 기념 연설에서 "과학은 가치 중립적입니다. 올바르게 사용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과학이 어떤 방향으로 사용되어야 하는가를 결정하는 것은 과학이 아닌 인문학입니다"라며 인성을 강조한 바 있다.

 

창의인성의 구성 요소 5가지 : 정서, 인지, 행동, 신체활동, 자아정체성

하 교수는 '긍정적 정서', '메타 인지(자신의 의식하는 것을 의식하는 것)', '의도적 실천', '운동, 호흡, 명상 등의 신체활동', '자아정체성'이 갖춰질 때 창의성, 인성, 학습력이 증진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좋은 교육은 이것을 모두 해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또한 명상은 메타인지를 높이는 좋은 방법이며, 의도적 실천으로 1일1선(一日一善)을 행하는 '홍익 생활'의 긍정적인 효과를 전했다.

하 교수는 특히 "단순히 잠재능력만 높이는 것은 '훈련'이다. 잠재능력을 높이면서 가치를 반드시 가져야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많은 석학들이 '인성'을 중시했던 것은 그의 주장을 더욱 설득력있게 뒷받침했다. 그는 뇌교육이 매력적인 것은 '뇌훈련'이 아니라 잠재능력과 가치를 모두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부모가 아이에게 해야 할 일은 "아이에 대한 믿음과 인내로 기회를 부여해주고 홍익의 꿈을 심어주는 것"이라며 강의를 마무리 했다.

청중들은 강의에 높은 열의를 보였다. 프레젠테이션을 개인적으로 남기기 위해 휴대기기로 스크린의 화면을 찍는 소리와 플래쉬가 연신 여기저기서 터졌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세 자녀를 둔 학부모 이선미 씨는 "이전에는 뇌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학습력과 자신감을 높여줄 수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가치와 꿈을 심어준 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라며 "처음에는 '홍익 인간'이라는 말도 난해했는데 이제는 공감을 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