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리전투 승전 90주년 특별기획 <불멸의 전쟁>, 그 1부 '망명의 길'이 오늘 밤 11시 30분 KBS 1TV를 통해 방송된다.

 1부 '망명의 길'은 1907년 일제 마지막 국권 강탈 작업인 군대해산에 맞서 신분, 계급을 초월해 봉기한 정미의병부터 시작된다. 정미의명으로 시작된 의병항쟁이 독립전쟁으로 넘어가는 과정과 나라를 위한 청년들의 대장정을 청산리전투에 참전한 마지막 생존자, 고(故) 이우석 옹의 친필수기로 들여다 본다.

 

(사진출처 : KBS)

 

 북로군정서 4중대 4소대 4분대장 이우석. 그는 열 살 때인 1905년, 절친한 이웃 형한봉수로부터 ‘나라가 망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을사늑약 강제체결에 항거한 훈장은 서당 문을 닫고 학동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충북 음성의 산골마을까지 혼란으로 몰아넣은 망국의 소식. 그때부터 소년 우석은 민족의식에 눈뜨기 시작한다.

의병에서 독립군으로, 망명의 행로

 을사늑약의 불법성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고종황제는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특사를 파견한다. 그러나 황제의 비밀작전은 일제의 방해로 실패하고, 이 사건을 빌미로 강제 퇴위된다. 곧이어 일제는 군대해산을 전격 단행한다. 전국 각지에서 신분과 계급을 초월한 의병항쟁이 일어나고 일본은 무자비한 토벌작전에 나선다. 살아남은 의병들은 국경을 넘어 만주와 연해주로 망명한다. 한봉수는 의병행렬을 따라나서고 이우석은 병약한 어머니의 임종을 지킨 뒤 집나간 아버지를 찾아 나선다.

만주에 세운 독립군기지, 신흥무관학교

(사진출처 : KBS)

 

 우석의 아버지는 서울의 한 약국에 머물고 있었다. 당시 그곳은 약국일 외에 일본인들의 부동산 거래를 중개하여 국내외 고급 정보들이 교환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독립운동가들이 드나들며 뜻있는 청년들을 만주 신흥무관학교로 보내는 안내 역할을 담당했다. 신흥무관학교는 애국비밀결사조직 신민회가 세운 첫 번째 해외독립군기지로, 10여 년간 3000여명의 독립군 장교를 배출한 군사학교다. 친일 중개인으로 방탕한 생활을 하던 아버지와 달리 우석은 독립의 꿈을 품고 만주행을 결심한다.

3.1만세운동, 이제는 무장투쟁이다.

(사진출처 : KBS)
 만주로 가던 길에 우석은 3.1운동을 목격하고 발길을 재촉한다. 신의주에 당도한 우석은 우연히 봉수와 상봉한다. 그는 홍범도부대 소속으로 군자금 마련을 위해 국내를 오가고 있었다. 각자 도강증을 얻고 재회를 약속하지만 또 다시 엇갈리고 만다. 3.1운동 이후 일본의 무력진압이 거세지자 만주, 연해주의 독립단체들은 본격 무장투쟁에 돌입한다. 게릴라전술로 일본 국경수비대를 공격하는 독립군을 소탕하기 위해 일본군 19사단 야스가와 소좌는 월강추격대대를 이끌고 두만강을 건너는데... 산발적으로 벌어지던 독립군과 일본군의 교전은 만주에서 일대 격돌을 예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