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수몰위기에 처한 남태평양 키리바시가 국민들을 모두 해외로 이주시키려는 계획을 밝혔다.

AP통신은 9일(현지시간) 키라바시의 아노테 통 대통령이 10만 3천명에 이르는 전 국민을 수몰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웃 국가인 피지 제도에서 가장 큰 비티레부 섬의 토지 약 24km²(여의도 면적의 약 3배)를 구입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30여 개의 산호섬으로 이루어진 키리바시는 지표면이 해수면에서 불과 수십 cm 위에 있다. '가라앉는 섬'으로 유명한 투발루를 비롯해 지구온난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근 섬나라들 중 키리바시는 가장 위험한 국가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이미 호주나 뉴질랜드 등 다른 곳으로 떠난 국민들도 있다. 과학자들은 남태평양 해수면이 1년에 2mm씩 높아지고 있으며 지구온난화로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키리바시가 구입하려는 토지는 피지의 한 기독교재단 소유로 구입비용이 약 960만 달러(한화 약 107억)다.

아노테 대통령은 "당장 이주가 시작되지는 않겠지만 미래 세대에게 이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피지 정부는 정부 차원에서 키리바시의 계획을 검토 중으로 공식 입장은 차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