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학수련을 통해 세계를 평화롭게 할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꿈을 이루겠다고 생각한 이승헌 총장은 미국으로 무대를 이동했다. 그가 미국 MIT 공대 강의를 할 때의 일이다. 단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니 한 학생이 "이 하단전이 그렇게 중요하다는 얘기인데, 그럼 당신은 골프공이 날아오면 하단전을 잡습니까, 머리를 잡습니까?"라고 물었다. "배꼽 아래는 하단전인데 인체에는 중, 상단전도 있습니다. 상단전은 머리입니다. 그래서 우선 기초적으로 하단전을 수련하고 다음에 중단전, 그리고 마지막에 상단전 수련을 합니다."

그는 그 질문에 답하면서 단학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전부터 뇌에 큰 관심을 가지고 많은 연구를 해왔지만, 그 질문을 계기로 한국 전통 선도의 원리를 첨단 뇌과학과 접목시켜야겠다고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는 미국에 있으면서 1990년에 '한국뇌과학연구원'의 시초인 '한국인체과학연구원'을 설립하여 당시 문광부의 인가를 받았다. '상단전의 비밀'을 출판하고 이를 대중화하기 위한 '뇌호흡' 책을 썼다. 그렇게 홍익정신이라는 깨달음을 대중화하기 위하여 현대에 맞게 개량을 거듭한 결과 오늘날의 뇌교육이 만들어진 것이다.

뇌교육의 뿌리는 한민족의 철학, '홍익정신'과 '강재이뇌'

그가 주목한 것은 한민족의 삼대 경전 중 하나인 '삼일신고'에 나와있는 "自性求子 降在爾腦(자성구자 강재이뇌), 오로지 자신의 진실한 마음을 통해 하늘을 찾으라. 그리하면 너의 뇌 속에 이미 내려와 있다."라는 구절이다. 여기에 고대의 선도 문화로부터 현대의 뇌교육을 관통하는 원리가 나타나있다. 특히 심장이나 장기, 마음이나 머리가 아니라 정확히 '뇌'를 명시한 것은 21세기 뇌의 시대를 맞이하는 오늘날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이다.

이 총장은 뇌에 대한 인식을 누구나 쉽게 바꾸고 의식의 진화를 할 수 있는 수련법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1990년 12월에 현재 뇌과학연구원의 전신인 인체과학학회가 발족되었고, 1991년 1월에 '상생의 기 - 상단전의 비밀' 책 출간 기념식이 있었다. 당시에는 사회적으로 '뇌'에 대한 인식이 크지 않았고 마침 소설 '단'이 베스트셀러에 올라 '단전'이라는 말이 국민들에게 더 친근했다. 그래서 뇌보다는 '상단전 개발'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상단전 개발로 많은 회원들이 뇌의 각 부위를 깨우고 다양한 현상을 체험했다. 멀리서 자신의 부인이 시장에서 무엇을 사고 있는지 다 보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상단전 개발의 참 의미인 '뇌의 본질이 평화임을 체험하고, 수련을 통해 개발된 뇌의 무한한 가능성을 많은 사람들의 평화를 위해 사용하는 것'을 간과하고 사리사욕을 위해 쓰는 사람이 일부 생겨났다.

▲ '영생의 기' 출간 기념회(좌)와 이를 대중화하여 출판한 '뇌호흡' 책 표지(우)

뇌가 개발되어 나타나는 특수한 현상에만 혹하는 사람들을 보며 이승헌 총장은 아직 때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는 1년 남짓 만인 1992년에 상단전 개발 수련을 중단하였다. 그리고 사람들의 심성을 바로잡는 수련부터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자아발견 심성수련' 프로그램을 계발하였다. 피해의식과 이기심 등으로 가려졌던 참된 자아 '진아(眞我)'를 깨닫고 뇌의 본질인 평화를 만나게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상단전 수련의 중단과 양심을 밝히는 '자아발견 심성수련' 개발

그 후 주로 미국에서 활동을 하던 이 총장은 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아발견 심성수련을 통해 참자아와 만나 공심으로 수련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래서 1997년에 상단전 개발을 '뇌호흡'이라는 이름으로 정리하였다. 그 단어도 이승헌 총장이 직접 지었다. 막 뇌과학이 태동하던 90년대 후반이었지만, 일반인에게 '뇌'는 어려운 단어였다. 그는 '단전으로 호흡한다'는 '단전호흡'이 쉽게 자리잡았던 것에 착안하여 '뇌로 호흡한다'는 의미로 '뇌호흡'을 만들었다. 친근하면서도 호기심을 유발하는 단어였다. '뇌호흡' 한국판에 이어 미국과 일본에서도 'Brain Respiration' 책이 출판되었다.

이승헌 총장은 상단전 개발을 금지한 후에도 뇌 연구를 계속하였다. 순수한 아이들의 뇌는 더 빠른 속도로, 높은 수준으로 계발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였다. 그래서 뇌호흡 책을 발간한 후 단학선원 지도자나 자녀가 있는 핵심회원에게 '뇌호흡' 수련을 집중해서 시키도록 지시했다. 이을순 한국뇌과학연구원 부원장은 당시 두 딸과 핵심 회원의 자녀들을 모아 뇌호흡 수련을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방식이어서 아이들이 집중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석 달이 지나던 어느날 한 아이가 "엄마, 책 앞면을 보고 있었는데, 뒷면이 막 보여, 신기해."라고 말했다. 이에 놀란 이을순 부원장이 이승헌 총장에게 이를 보고하였다. 그 후 보름 정도가 지나자 함께 수련하던 두 명의 아이들의 상단전이 또한 계발되었다. 세 명의 아이들의 뇌가 계발된 것에 대해 이승헌 총장은 매우 기뻐했다. "이제 대중과 언론 앞에서 시연을 준비해라. 뇌호흡을 알릴 기회다."

▲ 뇌호흡 첫 시연회에서 아이들은 두 눈을 가리고 얼굴 앞에있는 카드를 보거나 책을 읽어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뇌의 무한한 가치를 믿는 것이 '뇌호흡'의 시작

1998년 6월, 120여 명의 기자와 관계자들이 온 신경을 집중한 가운데 세 아이는 뇌호흡 시연을 보였다. 방송, 신문 등 보도진들은 앞다투어 나와 플래시를 터뜨렸다.
"초록색" "네모" "3"
아이들은 두꺼운 눈 가리개를 하고 종이카드 뒤에 그려진 색상, 모양, 숫자 카드를 거침없이 맞췄다. 이러한 뇌의 잠재능력은 조선일보, 중앙일보, KBS, MBC, SBS 등 주요 언론에 크게 보도되었다.

이승헌 원장은 당시 인터뷰를 통해 "우리의 뇌는 우주 정보의 데이터베이스에 연결된 하나의 터미널과 같습니다. 좌우뇌를 조화롭게 발달시키는 것은 개인적인 능력 개발의 차원을 넘어서서 21세기 교육의 위대한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라며 "모든 사람이 다 나처럼 힘들게 수행할 수는 없으니까 사람들이 따라 할 수 있는 보다 쉬운 길을 찾다가 단학 수련 체계를 세웠고 또 뇌호흡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전했다.

당시는 세계적으로 새로운 천 년이 시작되는 '뉴 밀레니엄'을 맞이하여 떠들썩하던 시기였다. 이 원장은 사람들이 각각 자신의 양심을 회복하여 가치관의 중심을 자기에서 전체로 이동할 때만이 새로운 문화를 건설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는 사람들이 스스로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을 믿지 않고, 자신의 감정과 기억에만 사로잡혀 자기 한계를 벗어나지 못해 고통 받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두뇌의 무한성을 믿고 진정한 자기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도록 하기 위해 '뇌호흡' 프로그램을 계발했다. 그의 최고 관심은 그가 경험한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철학을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가장 빨리, 가장 쉽게, 그리고 널리 알려서 함께 공유할까 하는 것이었다.
 
'뇌호흡'은 이후 '뇌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학문적인 진화를 거듭했다. 그 뇌교육은 한국뇌과학연구원과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글로벌사이버대학교를 통해 과학화, 학문화되어 세계화의 씨앗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 길이 탄탄대로였던 것 만은 아니었다.

<美 베스트셀러 작가 이승헌4편>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