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all of Sedona(세도나 스토리)>가 뉴욕 타임즈와 워싱턴 포스트에 이어 USA 투데이와 LA타임즈 등 미국 4대 일간지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많은 사람들이 세도나와 세도나 스피릿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 책이 이렇게 알려지게 된 것은 책에 담긴 세도나 스피릿 때문일 것이다. 세도나 스피릿은 인간 스스로 내면에 있는 위대함을 만나고, 인류와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과 책임을 일깨우는 스피릿이기 때문에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스피릿일 것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벨락 정상에 올랐다. 세도나 정착 초기에는 하루에 두번씩도 올라가곤 했지만, 최근 몇 년간은 벨락에 오를 기회가 많지 않았다. 오후의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벨락은 언제나처럼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정상에 거의 다다를 무렵, 우뚝 솟은 붉은 바위들 사이로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그 광경을 생애 처음 보기라도 한 것처럼 가슴이 뛰었다.

해가 기울자 석양이 벨락 옆의 코트락(법정바위)을 황금색으로 물들였다. 저녁 바람에 소나무 가지들이 잔잔하게 흔들렸다. 나는 그 날 벨락 정상에서 오래토록 명상하며 한 해에 수백만 명에 이른다는 세도나 방문객들을 생각했다.

문득 세도나에 오는 사람들이 산란기에 자신이 태어난 강을 찾아오는 연어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어는 강에서 태어나 바다로 간다. 바다에서 3~4년을 살던 연어는 알을 낳을 때가 되면 자신이 태어난 모천(母川)으로 돌아온다. 거센 물살을 거슬러 오르느라 온 몸이 만신창이가 될 만큼 힘든 여정이 될 때도 있다. 그렇게 생명의 근원을 찾아 모천으로 돌아온 연어는 알을 낳고 다시 바다로 돌아가거나 모천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피닉스나 투산, LA 등 이웃 도시에서 세도나에 오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북미 전역에서, 멀리 아시아나 유럽에서까지 세도나를 찾아온다. 무엇이 그들을 이곳 세도나로 부르는 걸까?

사람마다 이곳을 찾는 표면적인 이유는 천차만별이겠지만, 나는 모천으로 회귀하는 연어들처럼 그들을 이곳 세도나로 향하게 하는 어떤 갈망 같은 것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세도나를 찾는 사람들은 단순히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하기 위해서 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세도나에서 새로운 자극이나 모험, 영감 등 무언가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싶어 한다. 윤기를 잃은 삶에 생기를 불어넣어 줄 새로운 무언가를 찾는 그 갈망이 나는 본질적으로 영적인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그날 벨락에서 내려온 뒤에, 세도나에 온 사람들이 찾는 새로운 그 무엇에 '세도나 스피릿'이라는 이름을 붙여보았다. 그렇게 하고 보니 16년 전에 나를 세도나로 끌어당겼던 어떤 힘,  지난 15년간 내가 세도나에서 경험한 모든 것의 정수가 세도나 스피릿으로 집약되었다.

당신이 지금 세도나에 살고 있거나 세도나를 방문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세도나 스피릿의 핵심으로 무엇을 꼽겠는가? 나라면 다음 세 가지를 꼽겠다. 세도나 방문객들에게 어떤 경험을 통해서든 이 세 가지를 느끼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라고 말하고 싶다.

먼저 세도나 스피릿은 무엇보다 '창조의 정신'이다. 세도나의 자연이 품고 있는 원시적인 아름다움, 사막의 태양 빛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세도나의 하늘과 붉은 바위들은 우리 안의 깊고 위대한 창조성을 일깨운다. 우리는 어떤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할지라도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자신과 주위의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고 새롭게 창조할 수 있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놀라운 창조력으로 자신의 인생을 디자인할 수 있고, 자기 운명의 운전자가 될 수 있다.

다음으로 세도나 스피릿 '지구와 교류하는 정신'이다. 붉은 바위들 위로 넓고 깊게 열려있는 하늘, 강력한 생명력을 내뿜는 향나무와 선인장들, 사막의 밤을 가로지르는 황금빛 보름달,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았던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이야기... 이 모든 세도나의 환경이 우리에게 생명체로서의 지구를 느끼고, 지구와 기적, 영적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지구와 교류하는 경험은 제한적이고 유한한 나를 넘어 더 크고 한국적인 힘에 우리를 연결시켜 영적인 충만함과 합일감을 가져다준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지구 행성의 일원으로서 모든 생명체와 조화롭게 공존하는 지구 중심적인 생활로 우리를 이끌어준다.

마지막으로 세도나 스피릿이 추구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특징은 '깨어있는 삶'이다. 깨어있는 삶의 핵심은 영성과 일상을 분리하지 않는 것이다. 영성을 일산과 단절된 깊은 산 속이나 신비적인 교의에서 찾던 시대는 지났다. 우리의 일과 사람과 생활과 열정이 촘촘히 얽혀 있는 지금 여기에서 우리를 살아있게 하는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창조하고 실현하는 삶, 나는 그것이 진정으로 영적인 삶이라고 믿는다.

깨어있는 삶을 위해서는 영성을 제도화한 종교나 가치체계와 동일시하지 않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들은 전문가나 시스템이 답해주지 않는다. 그들은 질문을 찾아가는 우리의 여정을 도와줄 수는 있지만, 답을 찾는 것은 언제나 우리 각자의 몫이다. 우리 각자가 자기 삶의 유일한 전문가이고, 작가이고, 권위자다.

나는 지난 30년간 수많은 수행법과 명상테크닉을 연구하고 개발하고 가르쳐왔다. 그러나 요즘에 와서는 역설적이게도 절대 수련하지 말라고 강조하곤 한다. 대신 "생활을 하라"고 말한다. 명상을 하기 위해 하루 30분, 1시간씩 내야 한다는 생각도 착각이다. 정신없이 바쁜 일상에 명상이 끼어들 틈이 없다는 핑계를 대며, 우리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들을 계속 뒷전으로 미루고 있는지도 모른다. 1시간에 한 번씩 1~2분만 시간을 내어 푸시업이나 스쾃(양발을 좌우로 벌리고 서서 발바닥을 바닥에 붙인 채 등을 펴고 무릎을 구부렸다 폈다하는 운동), 스트레칭이나 깊은 호흡을 하는 것도 아주 훌륭한 생활 속의 명상이 될 수 있다. 나는 이런 접근이 하루에도 여러 번 힘, 목표, 열정, 균형을 우리 삶에 불어넣기 때문에 영성에 대한 훨씬 건강한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명상은 하루의 일을 다 마치고 지쳐서 돌아온 몸을 위한 보상이나 위로 같은 것이 아니다. 명상은 언제나 지금 이 순간 바로 여기 삶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세도나에 온다면 이 세 가지의 세도나 스피릿을 당신의 삶에 담기 바란다. 세도나 스피릿에서 세도나는 단지 아리조나 북쪽에 위치한 붉은 바위땅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세도나는 당신의 마음 속에 있는 무한한 창조의 공간이며, 당신의 가장 위대한 꿈이며, 당신의 가장 신성한 삶의 순간들이다. 그리고 삶의 가장 힘든 순간에도 언제나 희망을 선택하는 당신의 용기다. 

 

 

이 승 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
국제뇌교육협회 회장
국학원 설립자 www.ilch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