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자기 뇌의 10%도 채 사용하지 못한다.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도 15% 정도 뇌를 쓴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뇌의 몇 퍼센트를 쓰고 있는가’라는 문제는 19세기의 한 심리학자가 처음 제기했다. 그는 '보통 사람은 뇌의 10%를 사용하는데 천재는 15~20%를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10%를 6%로 수정하는 견해가 나오고, 1990년대에는 1%, 최근에는 0.1%라는 연구보고까지 나와 있다. 그런가 하면 '뇌는 이미 100% 사용하고 있다. 다만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모를 뿐이다'라는 견해를 가진 과학자들도 있다.

학자마다 주장하는 내용에는 차이가 있지만, 뇌에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막대한 기능이 잠재되어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만 해도, 인간의 뇌는 세계 최대의 슈퍼 컴퓨터보다 성능이 수천 억 배 뛰어나다. 그런데 다시 이것의 열 배, 백 배 이상의 기능이 숨어 있다 하니, 뇌를 정말 잘 써야 하지 않겠는가?

사람들은 나에게 ‘오랜 세월 동안 뇌를 연구해 온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다. 첫 번째 이유는 나에게 뇌가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집중력 장애로 힘들었던 어린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원인도 해결책도 외부에 있지 않은 법이니 내 안에서 답을 찾아야 했고, 그 답이 ‘뇌’였다. 좋은 관계를 맺고 싶은 사람에게 관심을 갖듯, 뇌에 관심을 가졌다. 자신의 뇌를 이해하기 위해 과학자나 의사만큼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위나 간의 생김새, 위치, 기능에 관해 대체로 알고 있듯, 뇌에 대해서도 그 정도의 이해를 갖추면 된다. 이것이 중요하다. 뇌를 관찰하고 느끼는 것은 자기성찰과 다르지 않다. 내 머리 속에 있다고 해서 내 것이 아니고, 내가 느끼고 관리해야 진짜 내 것이 된다. 자신의 뇌에 대해 스스로 매니저가 되라. 뇌를 운영하는 감각을 가지면 운명에 발목 잡히지 않고, 성공하는 체질, 복 받는 체질로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다. 


'어떻게 살고 싶은가'는 '뇌를 어떻게 쓰고 있는가'와 같은 질문이다. 잘 살고 싶다면 그만큼 뇌를 잘 써야 할 것이다. 어떻게 하면 뇌를 잘 쓸 수 있을까? 뇌를 잘 쓰는가에 대한 첫번째 기준은 ‘뇌에 긍정적 정보를 주는가, 부정적 정보를 주는가’이다. 자신의 습관을 관찰해보라. 무의식적 선택이 주로 긍정적인 쪽인지, 부정적인 쪽인지… 만약 평소에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하는 언어습관을 가졌다면 그 사람의 뇌에는 정보처리를 부정적으로 하는 뇌 회로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이 회로는 피해의식을 강화하고 도전의식을 차단한다. 이를 수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긍정적인 말을 의식적으로 많이 하는 것이다.

유아기에 말을 배우는 과정을 살펴보면, 뇌가 긍정과 부정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 수 있다. 어린아이가 처음 배우는 말은 긍정문이다. 긍정문에 익숙해지면 차츰 거부의사를 담은 부정문을 구사하는데, 부정문의 방식은 '안 해', '안 먹어', '안 그래'처럼 긍정 앞에 무조건 '안'을 붙이는 식이다. 뇌에게는 긍정의 상태가 자연스럽다. "얼룩말을 생각하지 마"라는 말을 들으면 일단 얼룩말을 떠올린 다음 그 위에 가위표를 치는 방식이 뇌의 방식이다. 뇌의 바탕은 긍정이지만, 긍정의 바탕에 부정적 감정 경험이 쌓이면서 부정을 학습하게 된다. 긍정적인 생각은 플러스로 작용한다. 자동차에 전진기어를 넣는 것과 같다. 반대로 부정적인 생각은 마이너스 정보로, 후진기어를 넣는 것과 같다. 후진기어 상태로 자동차를 계속 운전한다고 상상해보라. 얼마나 불편하고 피곤하겠는가?

뇌는 긍정의 상태를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설사 부정적인 습관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하더라도 노력하면 반드시 긍정적으로 변화한다. 긍정의 절정은 칭찬이다. 자기 자신을 칭찬해 주라. 학교에서 직장에서 집에서 잘한다는 소리를 못 듣는다고 기죽지 말고, 내가 나를 먼저 칭찬해주는 것이다. 기가 죽으면 뇌가 위축된다. 칭찬할 일이 없는 것 같아도 자꾸 칭찬을 하다 보면, 칭찬거리가 점점 더 많이 떠오를 것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칭찬은 자신을 인정하고 자신감을 키우는 일이다.
주위 사람들에게도 칭찬의 말을 아낌없이 해보라. 진심으로 칭찬하면 그 말을 듣는 사람보다 하는 사람의 뇌가 더 좋아한다. 언어습관과 생활방식은 서로 같은 노선을 달린다. 좋은 언어습관이 삶을 더 풍요롭게 이끈다.
 

뇌를 잘 쓰는가에 대한 두 번째 기준은 ‘뇌를 설득할 수 있는가 없는가’이다. 최근에 나온 한 건강 서적에서 ‘90세에도 팔팔하게 사는 비법은 뇌를 속이는 것’이라는 대목에 아주 공감했다. 뇌를 속이면 노화 프로그램을 깰 수 있고, 따라서 활력 있고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뇌를 속인다는 것은 뇌를 설득하는 것이다. 뇌에 입력된 정보를 바꾸고 뇌의 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노년에 들어서면서 '이제 죽을 준비를 해야겠구나'하고 생각하면 뇌는 당연하다는 듯 노화과정을 착착 밟아간다. 그러나 '인생은 60부터야'하면서 운동으로 체력을 관리하고 생활습관도 조절하면 뇌도 그에 따라 노화 프로그램을 수정할 것이다.

뇌를 속이는 방법 중 하나가 ‘웃음수련’이다. 웃을 일이 있어서 웃는 것이 아니라 그냥 웃음을 터트리는 수련이다. 웃을 만한 일이 있어서 웃는 것이 아니라 그냥 웃음을 터트리는 수련이다. 웃을 만한 일이 있어서 웃는 것은 누구나 한다. 하지만 이것은 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상태가 아니다. 웃을 일이 없어도 웃는 것, 이것은 뇌를 속이고 활용하는 것이다. 뇌는 그냥 웃든지, 웃겨서 웃든지 상관 않고 똑같이 반응한다. 일단 웃다보면 기분도 좋아지고 건강도 좋아지고 정말 웃을 일이 생긴다.

명상도 뇌 속 정보를 바꾸는 수련이다. 매일 일정 시간 명상을 한 사람들은 명상을 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뇌의 대뇌피질이 더 두껍다는 사실을 뇌과학자들이 밝혀냈다. 이는 명상이 노화에 따른 뇌기능 저하를 늦출 수 있음을 입증하는 결과다. 대뇌피질은 생각하고 말하고 듣고 판단하는 기능을 처리하는 '이성의 중추'다. 그래서 노화와 함께 대뇌피질이 얇아지면 이성적인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명상을 꾸준히 하면 대뇌피질의 양이 늘어나 나이가 들어도 뇌기능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뇌에 새로운 정보를 지속적으로 주면, 뇌는 거기에 반드시 반응한다. 이는 뇌를 설득하는 방법이다. 작은 설득부터 시도해보라. 뇌는 설득을 경험해가고, 뇌의 주인은 성취를 체험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작은 설득과 성취를 통해 뇌는 점차 더 많은 기능을 개발하고 활용하게 될 것이다.

이 승 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
국제뇌교육협회 회장
국학원 설립자 www.ilch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