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임 서울 미양중학교 교사(사진=전은경 기자)

1. 현 인성교육의 문제점과 고민
 
 학교폭력이 사회적 이슈가 되어 많은 국민들이 인성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과거의 여러 학교폭력에 관련한 대책발표에 이어 올해 또다시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하였고 인성교육 강화의 새 내용으로 바른 인성의 기초를 형성하는 3~5세 누리과정 운영 및 체육시간 대폭 확대를 대안으로 내놓았습니다.

학교 교육의 목표는 전인적인 인간을 육성하는 데 있으며 인성교육은 모든 교육 활동의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입시위주의 경쟁의 문화가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터라 인성교육은 전문교육 시간을 마련하거나 전문교사가 지도해야 하는 것쯤으로 여겨지게 된 것이 현 교육의 실정입니다. 생활지도나 훈화정도의 인성교육 또는, 특정교과 특정교사의 지도에 의존하던 소극적인 인성교육을 넘어서 모든 교육활동에서 손쉽게 이루어 질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인성교육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입니다. 이러한 절실함으로 고민하고 연구하던 많은 현장의 교사들이 뇌교육적 철학과 원리를 바탕으로 한 인성교육을 적용하여 학교현장에서 긍정적 성과와 사례들을 만들어가고 있으며 그 희망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2. 인성교육의 패러다임 전환 - 뇌교육

 지금까지의 인성교육은 교사가 학생에게 사람 됨됨이를 바르게 하기 위한 좋은 말, 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수준의 교육이었습니다. 또한, 교사의 기준에서 정답을 가지고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의 기술과 방법을 연구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기존의 인성교육의 패러다임에 전환이 필요합니다.

뇌교육적 인성교육은 뇌과학적 이해를 기반으로 체험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갖게 하고,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의 철학을 실천하는 교육입니다.

사춘기를 맞은 뇌는 자기조절기능을 하는 전두엽이 급속도로 팽창합니다. 전두엽은 충동을 억제하고 부적절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며 타인의 고통이나 감정에 공감을 하는 기능을 합니다. 사춘기의 전두엽은 발달과정 중에 있으므로 충동억제 등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 상태를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할 뿐 아니라, 타인의 감정에 공감을 하는 능력도 떨어집니다. 이러한 청소년기의 뇌의 상태에 환경적 요소가 불안정할 경우 스트레스로 인하여 코르티솔이 분비되어 분별력을 상실시키고 흥분하게 만들어 감정조절과 분노조절이 더욱 힘들어집니다. 청소년기 학생들의 뇌의 상태를 이해하게 되면 교사는 학생의 부정적 행동에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폭력적이고 버릇없는 아이로 낙인찍기 전에 아이의 뇌의 상태를 이해하고 신체적, 정서적, 환경적 상태를 ‘객관적인 눈’으로 보게 되면, 아이의 순수한 마음과 눈에 드러나는 부정적 행동이 분리가 되어 처치가 가능해집니다.

뇌교육은 체험을 통해 자신 안의 순수한 마음을 만나게 하고 그 순수한 마음을 통해 자신과 주변을 바라보게 합니다. 이를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게 되고 순수한 마음을 실천하는 힘을 길러주도록 합니다. 인성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방법을 소개합니다.

3. 인성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 첫 번째 - 몸 다루기
 
뇌교육은 몸과 마음이 하나라는 관점에서 출발합니다. 몸이 무거우면 마음이 부정적으로 되고, 몸이 활기차면 마음도 긍정적이 됩니다. 긍정적인 마음을 만드는 것은 활기찬 몸을 만드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뇌교육에서는 몸과 호흡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뇌체조를 마음을 다루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방법으로 생각합니다. 뇌체조는 일반 체조와 다르게 호흡과 동작을 하는 자신의 몸의 변화와 그 느낌에 집중하고, 또한 동작을 약간 아픈 수준까지 깊이 있게 합니다. 그러면 불필요한 수많은 생각에서 벗어나 자신의 몸에 집중하게 됩니다. 호흡과 동작을 통해 몸이 이완되면 뇌파가 안정되고 긴장된 생각과 마음 또한 이완되어 밝은 마음이 되도록 도와줍니다. 뇌체조를 하고나면 아이들은 주로 ‘시원해졌어요. 잠이 깼어요. 머리가 맑아졌어요. 마음이 편안해요. 기분이 좋아졌어요. 눈앞이 환해졌어요.’라고 말합니다. 학생들의 부정적인 생각과 마음, 조절되지 않는 감정을 탓하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먼저 몸을 활기차게 해주어 자연스럽게 마음이 밝고 활기차게 변화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4. 인성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 두 번째 - 명상을 통한 정서조절

뇌의 상태를 최적화하고 정서적 안정감과 조절기능을 정상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명상은 매우 효과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명상을 하면 뇌의 파장이 정신적인 안정 상태에서 나오는 알파파로 바뀌게 됩니다. 그때 뇌에서 엔돌핀, 세레토닌,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들이 나옵니다. 이 중 행복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레토닌은 정서적이거나 감정적인 행위, 수면이나 기억, 식욕 조절 등에 관여하여 인간의 몸과 정신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기능을 합니다. 세레토닌의 또 다른 주요 기능은 조절기능입니다. 공격적인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 등 격정적인 호르몬의 과잉 분비를 조절해 마음을 차분하게 가려 앉혀줍니다. 명상은 사전적 의미로 ‘고요히 눈을 감고 깊이 생각함’이라고 합니다. 사전적 의미로 명상을 접근하면 활동력이 왕성한 아이들에게 쉽지 않은 활동입니다. 하지만 뇌교육에서 활용하고 있는 명상은 학생들이 쉽게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되어있습니다. 호흡명상, 소리명상, 뇌파진동명상, 에너지집중명상, 음악명상 등의 다양한 명상방법이 있습니다.

명상은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생각과 마음을 정화하여 내면의 순수한 마음을 느끼게 해줍니다. 명상을 한 후의 소감을 보면 ‘마음이 밝아진 것 같다. 000에게 참 미안하다. 내가 잘 못했다.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신감이 생긴다. 000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하겠다. 나는 나를 사랑한다.’ 등의 내용이 많이 나옵니다. 선생님이 좋은 말을 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 내면에서 일어나는 순수한 마음의 소리는 스스로에게 감동을 주고 변화하는 씨앗이 됩니다. 명상을 자주하게 되면 자신이 가진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하고 성찰하여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길을 스스로 찾아갈 수 있게 됩니다.

5. 인성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 세 번째 - 밝고 따뜻한 학급분위기 만들기

인성교육은 일상 속에서 생활처럼 되어져야 합니다. 감정은 주변의 분위기, 에너지에 영향을 받습니다. 주변 분위기가 삭막하고 거칠면 나의 마음을 아무리 밝게 하려고 해도 끌려가게 되어 부정적인 마음이 생깁니다. 학생들이 오랜 시간동안 머무는 학급의 분위기는 그래서 중요합니다. 밝고 따뜻한 학급분위기는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아이, 왕따를 경험하는 아이들의 정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밝고 따뜻한 학급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예를 소개합니다.
 
가. 실천 하나 -사랑주기

사랑주기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상대방의 몸을 풀어주는 활동입니다. 사랑주기의 방법은 두 명씩 짝이 되어 한 사람이 먼저 다른 사람 어깨에 손을 얹고 눈을 감게 합니다. 그리고 나서 교사가 멘트를 합니다. 예를 들어 “친구야 나는 네가 좋다. 나는 네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나는 너를 사랑해...”등 입니다. 멘트가 끝나면 서로 어깨나 등에 사랑주기를 합니다. 이러한 활동을 하면 학생들은 쑥스러워하는 것 같아도 따뜻한 마음의 에너지를 느끼고 “친구가 고맙게 느껴진다. 마음이 따뜻해졌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등의 소감을 표현합니다. 사랑주기 활동을 통해 친구를 존중하고 소통하는 기쁨을 알게 되며 정서적인 안정감과 긍정적인 교우관계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나. 실천 둘-“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치유     의 말의 생활화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의 네 말은 관계를 치유하는 힘이 있는 말입니다. 이러한 말을 생활화하는 활동을 통해 거칠고 폭력적인 언어생활을 변화시키고 서로를 배려하며 따뜻한 학급문화를 만들어갑니다.

다. 실천 셋 - 홍익생활 실천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난 홍익의 정신이 생활 속에 실천될 수 있도록 <홍익생활실천>활동을 합니다. 일일일선과 같이 하루에 자신과 더불어 주변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실천하고 기록해보는 활동입니다. 이 활동은 주변을 세심하게 바라보게 되고 어려움을 겪는 친구를 살펴 볼 수 있게 됩니다. 형식적인 활동이 되지 않도록 기록을 하게하고 자신의 마음을 성찰하게 하는 활동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작은 것이라도 배려하고 함께 행복해지는 공동체의식을 만들어 가는 활동입니다.

라. 실천 넷 - ‘나는 나와 민족과 인류를 위해 공부합니다.’ 선언

학생들과 삶의 목적에 대한 철학을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보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왜 학교에 와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학교부적응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목적이 있다 해도 그 목적이 개인적인 성공 뿐 이라면 친구들과 경쟁하여 보다 나아야한다는 스트레스로 삶이 행복해지지 않습니다. 우리의 뇌는 크고 가치 있는 목적이 있을 때 자신의 가능성을 발휘할 힘이 강해지고 생명력이 커집니다. 나와 이웃과 인류를 위해 나의 작은 능력이라도 쓰일 수 있음을 감사하는 삶의 목적이 있다면 어떤 일을 하여도 가치가 있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겠지요. 아침조회시간마다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힘차게 묻습니다. “왜 공부합니까?” 그러면 학생들이 소리 높여 외칩니다. “나는 나와 민족과 인류를 위해 공부합니다!”이러한 선언을 반복해서 하다보면 더불어 살아가는 홍익의 정신이 마음에 새겨지고 긍정적인 삶의 가치를 내면화하게 됩니다.

뇌체조를 통해 몸의 중심이 잡히고 명상을 통해 마음의 중심이 잡히면 자연스럽게 양심이 살아나면서 자신뿐만이 아니라 주변을 돌아보는 배려심이 생겨나게 됩니다. 이러한 순수한 마음을 느끼고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안내를 해주면 자신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이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어 자아존중감이 커지게 됩니다. 뇌교육의 철학은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정신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자신만의 만족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 행복한 세상을 위해 나의 가치가 쓰여 지기를 바라는 공동체 의식의 정신은 실천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과 습관에 새겨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