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수영(45,전남무안 현경중 국어교사)씨와 딸 원아형(15,중학생)

지난 1월7일 중학생 딸과 함께 광주전라 민족혼 교육에 참석했다. 교육에서 가장 뜨거운 마음으로 만난 분은 안중근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였다.

차디찬 감옥에 있는 아들이 마지막 길에 입을 옷을 한 땀 한 땀 깁는 어미 마음이야 피눈물로 오열했으련만 “너는 죄인이 아니니 항소하지 말고 당당하게 죽으라”고 말하는 단호함에 난 그만 눈물로 범벅이 됐다. “나를 버려 우리를 얻는다”는 여사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더 이상 한 아들의 어머니가 아닌, 수많은 광복군의 어머니요, 민족의 한을 풀어 준 투사의 어머니로서 뜨거운 가슴으로 모두를 끌어안을 수 있는 민족의 어머니였다.


딸아이의 변화에서 희망을 본다


만약 내가 그 상황이라면 과연 그처럼 할 수 있었을까? 나는 딸에게 나라를 위해 죽으라고 할 자신이 없다. 그동안 잘 키운다고 방학이면 외국체험도 시키면서 정작 우리 민족의 시원에 대해서는 무관심했고 민족혼을 잊고 살았었다. 그러나 조마리아 여사를 통해 굳었던 내 가슴 속에도 민족혼이 살아 움트는 듯 했다. 보다 큰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희망을 품어보았다.

내가 더 기쁜 것은 함께 민족혼 교육을 받은 딸 아형이(15)의 변화 때문이다. 딸은 학교에서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이란 설문조사에서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고 싶다”고 했다. 별다른 생각 없이 가볍게 사는 요즘 아이들의 마음을 알 수 있는 답변이었는데, 민족혼 교육을 받은 뒤 “어떻게 그런 대답을 했을까? 너무 부끄러웠다”고 했다.

우리나라가 얼마나 위대한 나라였는지, 얼마나 위대한 민족이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홍익철학으로 인류평화를 이끌 사명이 있다는 것을 바르게 알게 됐다는 말에 가슴이 뿌듯했다.


뿌리에 대한 자긍심과 한국의 사명을 청소년들에게 가르쳐야


 가슴속에 자긍심과 사명감이 있는 아이는 삐뚤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딸 뿐만 아니라 자라나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뿌리에 대한 자긍심과 세계평화에 공헌할 비전을 심어준다면 우리가 안고 있는 청소년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제 민족과 인류를 가슴에 품고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고, 우리의 얼을 지키는 일을 하자고 딸아이에게 전하면서 내 가슴은 벅찬 느낌으로 설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