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석재 지음/개천기/과학동아북스스/2011년

“내가 학창시절 배운 국사 교과서에서 BC 2333년 단군왕검이 고조선을 건국한 후 고구려가 건국될 때까지는 ‘블랙홀’이었다. 그런데  BC 1733년에 5행성이 저녁 하늘에 나란히 관측됐다는 기록이 『환단고기』의 「단군세기」에서 발견됐다. 이 기록이 천문학적으로 옳다는 것을 증명하는 일은 매우 간단하기 때문에 나도 소프트웨어를 돌려봤다. 그 결과 단 1년의 오차도 없이 BC 1733년 7월 저녁 서쪽하늘에는,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화성·수성·토성·목성·금성 순서로 5행성이 늘어섰다.”

박석재 전 한국천문학연구원장이 고조선이 건재했다는 사실이 천문학적으로 증명된 이상 배달국 역시 실재했을 것이라는 확신으로 역사소설 <개천기>를 최근 펴냈다.

배달국 첫 번째 거발환 환웅에서 두 번째 거불리 환웅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아버지 밑에서 수석천문관으로 있던 해달이 천백이 되면서 이야기는 흥미롭게 펼쳐진다.

민족의 시원으로 환국, 배달국으로 이어지는 고대의 역사에서부터 천문을 통해 음양과 팔괘의 이치, 날짜와 시간 등이 하나 둘 밝혀진다.

배달국의 1년은 360일이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90일씩으로 나눴고 ‘월(달)’ 개념이 없었다. 천문을 연구하는 관직인 ‘천백’에 오른 해달은 천황(天皇)에게 “열두 달로 나누면 더 간편해진다”고 상소를 올린다. 천황은 크게 기뻐하며 1년이 열두 달인 환력(桓曆)을 시행한다.

태극 문양을 바탕으로 한 태극기를 수천 년 전 배달국에서 만들어졌고, 천부경은 거발환 환웅 때 신지 혁덕이 녹도 문자로 기록한 환단고기의 내용을 담았다.

특히, 천문관 ‘천백’이 주인공으로서 배달국의 영토 경계인 흑룡강으로 직접 가서 븍극성의 고도를 재고, 호랑이 부족 범악국과의 전쟁에서 달이 뜨는 시간을 이용해 승리하는 등 천문현상이 이야기의 모티브를 이룬다.

저자는 “하늘을 숭앙하고 스스로를 하늘의 자손이라고 믿는 사상은 정말로 소중하고 값진 정신적 문화유산이다.”라며, “사막에다가 여러 민족을 모아서나라를 세워도 국혼이 있으면 살아남을 수 있다. 뿌리깊은 사대주의를 청산하고 세계화 시대의 주역이 되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