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전기 화폐(布貨)에 찍던 조선통폐지인(제공=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관장 이완우)는 민간에 전승되는 고문서를 정리한 고문서 자료집 '고문서집성'(古文書集成) 100권을 출간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자료집에는 김천 직지사, 예천 용문사 등 조선 시대 사찰 행정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사찰 고문서가 최초로 실려 있다.

장서각 관계자는 "이러한 고문서는 왕실에서 노비에 이르기까지 가감 없는 옛 생활상을 보여주는 자료로서 조선왕조의 실록, 사대부의 문집과 함께 역사 연구의 한 축을 이룬다. 또한 낱장의 형태로 전국의 문중, 서원, 향교 등에 산재하므로 그 보존과 연구자의 접근이 쉽지 않았다. 이러한 고문서를 모아 100권의 자료집으로 편찬했다는 것은 역사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장서각은 특히 '직지사사적'과 '김천직지사중기'에는 조선 전기 화폐에 찍던 '조선통폐지인'(朝鮮通幣之印)이 찍혀 있어 사찰에서도 관인(官引)을 사용했음이 최초로 밝혀졌다. 또 사찰의 승려들이 관인(關印)과 첩인(帖印) 등 관문서에 쓰던 인장을 사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 사찰 승직자가 사용한 관인에 대한 기록(제공=한국학중앙연구원)
직지사 수집 자료로 수록된 '은봉집간'에는 정약용의 편지 2건과 조선 후기 영호남 종정(宗正)을 지낸 영파성규, 연담유일의 편지가 실려 있어 18~19세기 지방 불교계의 중요한 기록으로 평가된다고 장서각은 전했다.

또한, 김천 직지사와 예천 용문사는 정종과 세종 비 소헌왕후 심씨의 수호 사찰로서 왕실과 관련된 기록이 남아 있었다.

한편, 장서각은 오는 20일 고문서집성 100권 발간을 기념해 학술대회를 연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정긍식 서울대 교수, 김경숙 조선대 교수, 박성종 관동대 교수, 조영준 서울대 HK연구교수 등이 나와 고문서의 학문 분야별 연구성과와 연구 방향을 모색한다.

또한, 정승모 지역문화연구소 소장, 이해준 공주대 교수, 문숙자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교수, 안승준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자료센터 실장 등이 경기, 호서, 호남, 영남지역의 고문서를 중심으로 양반 가문의 존재 양상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