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단고기』 100돌, 진위를 넘어 가치를 논하자!
『환단고기』 100돌, 진위를 넘어 가치를 논하자!
  • 윤관동 기자
  • kaebin@ikoreanspirit.com
  • 승인 2011.11.15 2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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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배달, 8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환단고기란 어떤 책인가?’ 학술세미나 열려

 

▲ 지난 8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한배달 주최로 ‘『환단고기』란 어떤 책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환단고기』탄생 100돌을 맞아, 강단사학과 재야사학 간의 소모적인 진위논쟁을 넘어 학문적인 검토를 해야 할 때라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8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한배달 주최로 ‘『환단고기』란 어떤 책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학술세미나에서 제기되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환단고기』를 펴낸 이유립 선생의 위작설에 대한 반론과 전승과정에서 주목받은 ‘고성이씨’ 집안 그리고 ‘왕호신구토픽’이라는 새로운 이론으로 해석한 논문들이 발표되었다.

“이유립 선생의『환단고기』창작설, 비현실적”

▲ 박정학 치우학회장
이날, 첫 발제자로 나선 박정학 치우학회 회장은 ‘『환단고기』와 이유립 선생’이라는 주제로, 계연수가 편찬한 진본은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 제기되는 이유립 선생 창작설에는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박 회장은 “이유립 선생은 한학자였고, 기억력과 속독력이 뛰어났다. 그러나 여러 가지 생활상의 어려움까지를 고려한다면, 그리고 나에게 옛 스승들이 말했던 자료들을 구해달라고 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그분이 완전한 창작을 할 수 있을 정도의 많은 정보나 자료들을 섭렵하지는 못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운명 직전 8개월간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고 대화를 하면서 알게 된 이유립 선생으로 추리컨대, 그분이 분명히 어떤 책을 보았으므로 그 기억을 되살려 적었을 수는 있었겠지만, 역사적ㆍ철학적ㆍ인류학적으로 방대한 자료들을 본인이 많은 자료를 직접 보고 창작했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여기저기서 자료들을 끌어모아 짜깁기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가 볼 수 있는 자료라는 것이 근래에는 없었고, 과거 집안에 내려오던, 또는 부친이 가지고 있는 책에 한정될 수박에 없으며, 『환단고기』의 내용은 네 책별로 매우 체계적으로 정리되었다는 점에서, 전체적으로 이유립 선생의 능력 한계를 넘어서는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이유립 선생을 천재적인 재능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여러 역사자료와 새로운 정보들을 다 꿰뚫고 있던 초인적인 사람으로 보는 것 같은데 이는 매우 비현실적이다.”라고 주장했다.

“『환단고기』의 전승과정, ‘고성이씨 가문’에 주목해야”

▲ 정경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교수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정경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교수는,『환단고기』의 전승과정에 대해 ‘고성이씨’ 가문에 주목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정 교수는 ‘『환단고기』 등장의 역사적 배경’에서  “1890년대 말 고성 이씨 이기 및 이기의 문인 계연수는 선도서를 위시하여 여러 선도서를 수집·간행·주석하기 시작하였고 이 과정에서 선도사서 『환단고기』가 등장하게 되었다. 이기·계연수는 1909년 단군교 중흥에 참여하였다가 ‘단학회’로 분리되어 나오는데, 단학회는 인맥적으로는 고성 이씨, 지역적으로는 삭주·선천 등 평북 지역을 중심으로 하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성 이씨 가학의 원류인 이암의 선도는 일차적으로 고성 이씨 가문으로 계승되었지만, 한편으로 이암의 학맥을 통해 당대의 학자들에게도 계승되었다. 이암의 선도는 문인 이색으로 이어지는데, 이색의 글에는 선도적 역사인식이 강하게 배어나고 있으며 『천부경』도 주해하였다. 이색의 선도는 이암과 같이 전일적인 방식은 아니며 성리학적 중심 위에 선도를 수용하는 방식이었는데, 당시 성리학이 새로운 시대이념으로 영향력을 얻어가는 시대 상황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왕호신구토픽법으로 보면, 『환단고기』는 진서가 분명해”

▲ 박병섭 캐나다 퀸스대학교 철학과 객원연구원
한편, 박병섭 캐나다 퀸스대학교 철학과 객원연구원은, ‘왕호신구토픽’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환단고기』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이전의 진서임을 주장했다.

먼저 ‘왕호신구토픽’이라는 개념에 대해 ‘왕호’는 주몽, 단군, 환웅 등의 건국자 영웅 왕의 고유명에서 유래한다. 그리고 단군이 2000년이 넘도록 장수한 것에 대해서도 왕호토픽으로 해석하면, 왕호가 왕의 고유명사로 한 명의 왕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명의 복수의 왕들을 지칭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 연구원은 한국 전통철학과 왕호 신구토픽 사이의 투쟁에서 왕호 신구토픽이 밀려났다고 봤다. 그래서 왕호신구토픽이 망각(忘却)되면 "환인", "환웅", "해모수", "동명", "주몽"의 왕호가 여러 명의 왕의 행적이 아니라 한 명 왕의 고유명으로 오독 되는 인식의 흔적만 남는다고 한 것이다. 따라서, 왕호신구토픽을 무시하는 사람의 '이성적 눈'으로 보면 왕의 행적이 종잡을 수 없어 과거에는 반드시 황당한 "괴력난신(怪力亂神)"처럼 보였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개념으로 『삼국사기』고구려 동명성왕에서 왕명이 "주몽"이라 한 후에 다시 "동명성왕"이라 표현할 때에 "주몽"과 "동명" 사이에 왕호신구토픽법의 성립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성립된 왕호신구토픽법이 『환단고기』에 나타나기 때문에 그 이전에 나온 진서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병섭 연구원은 “이러한 주장이 성립되기 위해 형식논리학과 연역논리의 타당한 논증형식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러한 왕호신구토픽법이 복원되기 위해 역사학은 개개 역사지식들의 발견들에 의해 차곡차곡 축적되는 것이 아니라 역사 패러다임의 구조혁명에 의해 된다고 설명했다.

“『환단고기』의 역사정신을 살펴봐야!”

▲ 박성수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네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박성수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는 『환단고기』의 역사정신을 새롭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환단고기』는 환국의 역사와 신시의 역사를 거처 단군조선, 부여 그리고 삼한 등 여러 나라 시대와 고구려와 대진국의 역사를 거쳐 상고사, 중고사 그리고 하고사를 모두 관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원고에 가필한 곳도 있으나 부지런히 각주를 달고 기술하고 있다. 그래서 여러 곳에서 상충되는 어구와 문장이 나온다. 이것은 오히려 당연하다 할 것인데 일관되게 어긋남이 없이 기술했다면 위작이란 누명을 썼을 것이다. 분명히 가필한 부분이 있으나 그것만으로 『환단고기』를 위서라 할 수 없다. ‘사학史學’이란 말이 나온다고 해서 위서라 한 사람도 있다. 경학經學에 대해 사학이라 하는 것은 오래전부터의 관례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교수는 “오늘의 한국사는 너무나 작고 좁고 연약한 소국사이다. 한 발짝도 한반도를 벗어나지 못한 소한국사요 그 햇수가 2천 년밖에 안 되는 역사이다. 우리는 지금 소한국이 아니라 대한국에 살고 있다. 그러니 이제 소한국사 삼서(小韓國史 三書 : 삼국사기 삼국유사 제왕운기)의 역사세계를 걷어차고 『환단고기』가 그린 동북아 대국의 역사를 읽어 우리의 미래를 다시 생각하여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환단고기』위서논쟁은 무의미, 철학적인 연구를 해야”

▲ 조남호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교수
마지막으로 조남호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교수는,  “ 『환단고기』 주로 역사적으로 위서논쟁에 휘말려왔다. 그것은 역사적인 연구가 중심을 이루어왔고, 그만큼  『환단고기』의 내용에 대한 철학적 분석이 소홀하였음을 뜻한다. 내용분석에 대한 검토 없이 오로지 역사적 진위만을 밝히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환단고기』에 대한 좀 더 면밀한 분석이 이루어져야 하겠다.”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 『환단고기』에 나오는 『삼일신고』와 『대변경』, 그리고 『단군세기』 서문은 서로 유사성이 발견된다. 『대변경』과 『단군세기』는 『삼일신고』에 대한 주석서로 평가될 수 있다. 『삼일신고』에 대한 주석서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환단고기』에 나오는 내용은 『삼일신고』 연구를 확장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환단고기』의 내용은 주로 삼신을 중심으로 삼진, 삼망, 삼도에 대한 언급이 주로 되고 있다. 특히 『대변경』에서 이들에 대한 정의를 관계론적으로 내리고 있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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