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BBC 방송이 한국의 높은 자살률의 원인에 대해 '전통적 가치를 버리고 돈과 성공만을 쫓았기 때문'이라며 보도했다. / 출처=BBC 화면 캡처 

 "한국에서는 하루에 40명이 넘는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서울시 당국은 이를 중차대한 문제로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높은 자살률의 원인은 복잡하고 해결이 쉽지 않다." 

 영국 BBC 방송 인터넷판은 8일(현지시간) '자살 공화국'이라고 불리는 한국의 실태에 대해 분석하며 전통적 가치를 버리고 '돈과 성공'만을 중요시한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BBC는 '창문 없는 벙커'인 서울시 종합방재센터 상황실을 소개하며 "과거 안기부였던 이곳이 지금은 교통사고와 범죄, 그리고 증가하고 있는 자살과 관련된 응급 콜센터가 되었다"며 센터 전화 안내원들의 말을 빌려 "요즘 '자살하고 싶다' '자살하려는 사람을 목격했다'는 전화가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방재센터에서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자살과 관련해 걸려오는 전화에 대한 어떤 교육도 받지 않았지만, 직원들끼리 응대 방법(tips)을 공유한다"며 "이미 자살을 마음먹은 사람들이 전화해서 자살 후 자신의 시신처리 문제나 자살 방법 등에 대해 묻기도 하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BBC는 수차례 자살을 시도했던 한 20대의 사례를 소개하며 "자살을 터부시하는 한국 사회가 그 원인을 개인에게 돌리다가 최근 상담과 치료를 일반화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 출처=BBC 화면 캡처

 BBC는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왜 한국은) 역사상 가장 부유하고 안정되고 영향력이 커진 시점에서 이런 (높은 자살률) 문제가 일어나는가?"

 한국은 세계 경제 12위 대국으로 지하에서도 인터넷을 할 수 있고 밤에 살사 클럽에서 춤을 출 수도, 출근길에 카푸치노를 살 수도 있는 나라가 되었지만 정작 사람들은 한국전쟁 이후보다 덜 행복해 보인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 제기에 대해 한국자살예방협회 회장인 홍강의 아동 심리학 박사는 "지난 40여 년 동안, 한국의 부모들은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돈과 성공'만 강조하고 전통적인 가치를 내팽개쳤다"며 "아이들은 좋은 학교 성적이나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얻지 못하면 '실패한 인생'이라 생각하고, 부모 역시 '너는 내 자식이 아니다'는 식으로 행동한다"고 꼬집었다. 

 BBC는 자살 예방 운동가들의 말을 인용하여 "자살을 터부시하는 한국에서도 최근에는 국회가 나서서 자살 문제의 해결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요청하고 있다"면서도 "고속 성장을 이룬 한국의 자살 문제는 뿌리가 깊어 단기간에 해결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