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대표 문학소설가 김훈이 정약전과 천주교 박해 사건을 다룬 대하소설 <흑산>을 들고 돌아왔다.

작가 김훈은 <흑산>에서 19세기 조선에서 천주교 신도였던 정약전과 그의 조카사위이자 조선 천주교회 지도자인 황사영의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 했다.

 

▲ 평단의 인정과 대중적 인기를 한 몸에 누리는 역사 소설가 김훈.
18세기 말과 19세기 초 조선 사회는 당시 부패한 관료들의 학정과 성리학적 신분 질서의 부당함에 눈떠가는 백성들 사이에서는 ‘해도 진인’이 도래하여 새 세상을 연다는 <정감록> 사상이 유포되고 있었다. 서양 문물과 함께 유입된 천주교는 이러한 조선 후기의 혼란을 극복하고자 한 지식인들의 새로운 대안이었다.

 

<흑산>을 쓰기 위해 김훈 작가는 집을 떠나 올해 4월 경기 안산시 선감도에 들어갔고, 칩거 5개월 만에 원고지 1,135매 분량으로 탈고했다. 이제까지 펴낸 소설 중 가장 긴 분량이다. 연필로 한 자 한 자 밀어내며 쓴 지난한 과정 가운데 틈틈이 흑산도, 경기 화성시 남양 성모성지, 충북 제천시 배론 성지 등을 답사했다.『비변사등록』등 사료와 천주교사 연구서 등 책 뒤에 붙은 참고 문헌은 작가가 당시를 그리기 위해 쏟은 고투를 보여준다.

"나는 흑산에 유배되어서 물고기를 들여다보다가 죽은 유자儒者의 삶과 꿈, 희망과 좌절을 생각했다. 그 바다의 넓이와 거리가 내 생각을 가로막았고 나는 그 격절의 벽에 내 말들을 쏘아댔다. 새로운 삶을 증언하면서 죽임을 당한 자들이나 돌아서서 현세의 자리로 돌아온 자들이나, 누구도 삶을 단념할 수는 없다."  -작가의 말 중에서
                                       

초조 달마에서 육조 혜능까지 치열한 구도의 발자취!  <선(禪)>

 

▲ 시인 고은. 우리나라 최초로 노벨문학상 후보에 9년 연속 올랐다.
시인 고은(78·사진)이 쓴 불교 구도 소설 <선>(禪,김영사 펴냄)이 16년 만에 재발간됐다. 1995년 창비를 통해 2권으로 나왔던 책이 한 권으로 합본됐다.

 

오랜 구도의 필력을 지닌 고은 시인은 깨달음과 선의 세계를 대하소설로 집대성했다. 김영사에 출간된소설 <선>은 초조 달마에서 육조 혜능까지 중국 선종 6대조 선사들의 치열한 수행과 삶의 순간을 생생하게 포착하여 깊은 울림을 선사하는 장편 구도소설이다. 철저한 역사적 사료와 문학적 감수성으로 중국불교와 한국불교의 선맥을 유려하게 꿰뚫고, 구도를 향한 간절한 열망과 벅찬 감동의 세계로 초대한다.

출가해 일초(一超)라는 법명으로 수도생활을 한 바 있는 고은 시인은 이 책에서 깨달음의 세계를 소설로 펼쳤다. 시인은 특히 중국 선종 6대조 선사들의 치열한 수행과 삶을 생생하게 포착해 깊은 울림을 전한다.

소설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중국과 한국 불교를 새롭게 쓰는 한편, 상상력을 동원해 고승들의 행적과 수행과정을 실감나게 묘사한다. 선사들의 게송과 선문답을 일화에 따라 배치하고, 장마다 그림도 넣었다.

한 권의 소설 속에 경전, 선어록, 불교인물사, 사상사가 모두 녹아 있는 동시에 날카롭고도 부드러운 선의 세계를 그려내 구도문학의 고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