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국은 한국桓國을 이어 5908년 전, 한웅께서 ‘제세이화濟世理化 홍익인간弘益人間’이념으로 세운 고대국가다. 배달국 이후 단군조선으로 이어지는 고대사가 모두 사실로 드러나고 있음에도 우리는 아직 역사가 정립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오랜 역사의 흔적만큼이나 많은 전설과 유적이 있다. 특히 안동의 청량산은 지혜의 영산으로 옛 선도의 맥을 이어온 선인 혁덕仙人 赫德이 수도한 유적이 있고 신라 시대 원효와 의상대사의 수행 전설과 명필가 김생이 공부했다는 김생굴, 고운 최치원의 흔적이 남은 고운대孤雲臺와 독서대가 있다.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 난을 피하여 은신했다는 오마대五馬臺와 산성 그리고 조선 퇴계 선생의 얼이 서린 청량정사도 있다. 이처럼 한민족의 얼이 생생히 살아 있는 청량산에서 천부 상·하경이 구전으로 이어진 신비로운 사실이 있어 발표한다.

안동의 유학자 설영필이 김생굴에 올랐을 때, 굴 안에서 남루하지만 눈빛이 형형한 노인이 항상 낭독하는 글귀를 간곡하게 물어 받아 적어왔지만 알 길이 없어 같은 유학자 정춘화(1925~1987)에게 주었다고 한다.
정춘화 역시 신비한 인물이다. 일제 말기 그의 부친이 ‘천天, 불佛, 조물造物, 인연因緣’을 받아쓰게 한 후 “네 나이 60에 중中을 알 것”이라고 했다 하는데 실제로 그는 60세에 평생 연구한 중화집中和集의 이치와 설씨로부터 전해 받은 천부상경의 이치를 깨달아 『천부경약해』를 간행하였다.

그 후 그의 아들 정진호(1953~)가 선친의 유고를 정리하여 천부상·하경을 해석한 《신역 역주 천부경》을 10부 만들어 보관하던 중 2006년 도산서원에서 필자와 만나게 되었다. 그는 퇴계 선생의 유품 중 빛바랜 혼천의渾天儀를 원형 복원하여 『도산서원 혼천의』를 발간한 고천문학자이기도 하다.

신시 배달국으로부터 6천여 년 동안 구전으로 전해 내려온 신비의 경전, 천부상경 원문은 ‘大一小一 二中化 三一體 二中處 元 大一小一’의 18자이다. 일반적으로 천부경으로 널리 알려진 천부하경 81자는 시작도 끝도 없는 무한의 하나에서 셋이 나와 태동하는, 우주만물의 창조와 변화원리를 설명하는 시간적 개념의 우주론이다. 반면 천부상경은 무한의 무한자이자 본체인 一, 즉 일신一神으로 그 작용이 되는 대, 중, 소가 되는 이치와 결합하여 우주가 무한의 무한자로 확대되고 무한의 무한소로 축소되는 공간개념의 우주론이다.

시간과 공간개념의 천부상쪾하경의 우주론이야말로 삼신이 곧 일체라는 우리 민족의 삼신일체사상을 설명하는 우주 본체론이라 할 수 있다. 우주본체인 一神은 바로 빛光이요 하늘이요 광명이요 태양이다.
우리가 백의민족이고 천손민족인 것은 천부경으로 태양 같은 본성을 밝혀온 민족이기 때문이다. 천부경은 종교적 경전이 아니며 우리 민족 모두가 일깨우고 알아야 할 민족시원의 철학사상이다. 천부경 어디에도 신神이라는 글자가 없으며, 내세나 구원의 희망도 없다. 그저 우주는 시작도 끝도 없는 영원한 존재이며 인간은 하늘과 땅 즉 우주 그 자체라고 말한다.

천부경 상하경은 배달민족의 ‘밝’ 사상, ‘한’사상의 중심철학이며 이 우주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영원한 우주이며, 이 하늘과 땅과 나의 마음이 하나가 되면 영원히 존재하는 밝은 빛이 된다는 가르침이다. 우리가 영원히 존재하는 밝은 별이 될 것인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하루살이가 될 것인가는 우리의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