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한민족 역사·문화 청소년 글짓기 논술대회에서 중등부 대상을 받은 소백산 (전주곤지중 3) 학생의 글을 아래 소개한다. 국학운동시민연합과 동북아역사재단,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논술대회에는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총 816명이 참가했다. 

--------------------------------------------------------------------------------

 나는 역사를 좋아한다. 물론 내 또래 중에서 나보다 역사적 지식이 풍부한 사람은 많겠지만 꼭 그 사람들이 역사에 대한 애정이 많은지는 판단할 수 없는 문제이다. 초등학교 까지만 해도 역사에 대한 내 관심은 희박했고 그저 학교 공부와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접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중학교에 들어서며 시오노 나나미 작가분의 유럽 고대사를 맛보게 되었을 때 역사란 재미있는 것이구나, 라는 점을 깨달았다. 그 후 우리나라에도 그만큼 재미있는 역사적 사건들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역사에 대한 흥미와 애정은 더욱 늘어났다.

 유럽 고대사는 비교적 자유로움이 특징이다. (설령 그 자유가 남자 시민권자에 한정 되었을지라도.) 그 자유로운 생각을 바탕으로 저명한 철학자, 과학자, 수학자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적어도 조선 시대 이전에는 우리나라에도 그러한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상상을 했다. 우리나라는 현재도 볼 수 있듯이 교육열이 굉장히 높은 편이기에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뛰어난 문화가 있더라도 그것을 보존하는 것은 후손들의 몫이다. 그런 점에서 외침을 당해 선조들의 흔적을 지켜내지 못한 우리들은 훌륭한 후손에서 실격된 셈이다.

 우리가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역사 공격을 받고 있고 제대로 반론하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를 부족한 사료라고 본다. 또한 남북한이 갈라져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지 못하는 것도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고조선에 관한 기록이 거의 없어 고조선, 고구려가 중국의 지방 정권에 편입되는 동북공정을 막아내지 못했으며, 가야의 행적을 찾지 못해 가야가 일본의 전진 기지였다는 임나일본부설이 미국 학계에서 통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임진왜란부터 병자호란, 일제 강점기 시대를 거치면서 파괴된 수많은 문화재로부터 비롯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역사 약소국이 되어 가는 두 번째 이유로는 역사에 대한 국민들의 부족한 관심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초등학교에서 역사를 퇴출시키고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선택 과목으로 함과 동시에 책의 내용을 대폭 줄였다. 과학의 시대에 있어서 인문과 역사를 천대하는 성향이 생겨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기에 이 사회가 더욱 냉정해지고 사리사욕만 찾는 게 아닐까. 역사를 비롯한 인문 활동은 인간의 생각을 더욱 깊게 만들고 정체성을 찾게 해주는 자기 수양적 공부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런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바른 역사를 이해하고 확립하는 중요한 활동을 외면하는 일은 없어져야 할 것이다.

 나는 역사와 사회를 공부하면서 사회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평소 보고 느끼는 사회의 부조리, 잘못된 관습, 잘못된 정책을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애꿎은 험한 길을 가려는지, 그것이 답답했다. 물론 내가 아직 학생으로서 이해할 수 없는 숨겨진 부분들을 보지 못해서 이러한 판단을 내렸을 수도 있기에 감히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렇기에 그 숨겨진 부분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역사 공부를 장려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겉으로만 판단하는 어리석음으로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말이다.

 중국, 일본. 심지어 역사가 짧은 미국 까지 우리 주위의 나라들은 역사 공부를 강화하고 있다. 그들 정부는 스스로 역사의 중요성을 깨우쳤기에 그러한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또한 그들의 경우 시민들의 역사 공부와는 별개로 역사 연구와 역사 알리기. 일명 역사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되었던 임나일본부설이 미국 학계에서 인정받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이것은 빙산의 일각. 중국과 일본은 물량 공세로 수많은 책을 타국어로 번역하여 그 나라에 보내는 방식으로 역사를 전하고 있다. 우리의 입장에서 본다면 ‘왜곡된’ 역사를 당당하게 보낸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중국과 일본의 주장을 믿는 외국 학자들이 점점 많아져만 가고, 동북공정과 독도 영유권 문제를 대외에서 인정받기가 힘들어 진다.

 위의 내용 덕분에 나는 우리나라를 이해하기가 어렵다. 정부는 지식인들이 사회를 위해 일하는 곳이다. 즉, 이런 작은 이야기도 모두 알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기에 위의 행동을 실현하지 않는 것인지 궁금하다. 그리고 이 분야에 더 신경을 쓰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아직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런 푸념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더 열심히 역사를 공부하여 우리나라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사람이 되리라 결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