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이후, 국제사회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중국 요하지역 홍산문화와 양자강 유역의 양저(良渚)문화는 수천 년간 중화주의 사상의 근간을 형성하고 있던 황하문명 '단일 문명론'을 바꾸어 놓을 정도로 중국사회와 주변 동아시아 국가에 대한 역사적 충격과 영향력은 실로 막대한 것이었다. 이와 더불어 최근 중국 내륙에서 잇따라 발견되고 있는 신석기 시대 황하 상류 지역의 제가齊家 문화(감숙성,4400-3900년 전)와 도사陶寺문화 (산서성, 4600-4300년 전),양자강 중하류지역의 능가탄凌家灘문화(안휘성,5500-5000년 전)와 석가하石家河문화(호북성,4500-4000년 전), 그리고 삼성퇴三星堆문화(사천성, 5000~3000년 전)등 유적지에서 옥기와 함께 출토된 석기와 도기 유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경우 그 동안 우리들한테 불확실하고 아득한 아직 문명이 열리지 않은 미개한 상태로 여겨져 왔던 약5000년 전에서 4000년 전 사이의 당시 사회가 조금은 밝게 느껴지지 않을까. 또한 이 연대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는 너무나도 자명하지 않는가.

 그리고 연대상 같은 시대에 해당하는 한반도 북부 지역에서 발견된   평안남도 증산군 전자석傳字石 고인돌 별자리(4800±215년.질그릇:4926년(±741년)), 황해도 은천군 고인돌 별자리(4,700년 전 여름), 함경남도 함주군 고인돌(3500년 전. 동지, 하지, 춘분, 추분점)등 유적지에서도 천문현상의 관측 사실뿐 아니라, 관측 결과를 실생활에 적용한 흔적을 통해 고대 왕권의 존재를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고대 국가에서 지배자들이 가장 중요시했던 것 중의 하나는 천문 현상 관측으로, 천문 현상을 왕권의 존립 여부를 측정할 수 있는 척도로 여겼기 때문이다.

 위와 같이 한반도와 중국대륙에 걸쳐 등장했던 신석기 시대 유물과 유적지에서 발견된 별자리, 인면 암각화, 부호문자 암각화, 도편 문자, 명문 옥도  등으로 부터 고대 국가의 등장 즉 고조선에 결정적인 단서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 송요량宋耀良(하버드대)교수는 4000-5000년 전, 중국대륙과 북미대륙 태평양 연안지역 일대 인면(人面)암각화를 동원문화, 동족문화라고까지 주장한다. 여기에다 내몽고 암각화가 한반도 암각화의 근원으로 밝혀짐에 따라, 홍산문화와 흑피옥문화의 한반도와의 역사적 관련성 및 국제적 성격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이런 일련의 옥기 문화 가운데 당시 신석기 시대를 대표하는 남북 옥기문화로 홍산문화(흑피옥문화 포함), 양저문화의 옥기 가운데 인물상, 동물상, 기타 형상 등 조각을 보더라도 다른 문화의 옥기 유물과는 질과 양에서 상당한 수준차를 드러내고 있다.   

 한편 내몽고 지역의 암각화는 일정한 형태의 옥기로 표현되었고, 특히 옥결玉玦의 경우 한반도와 일본열도에도 분포되어 있으며, 중국 최초의 공식문자인 은 갑골문 '용龍'자의 기원으로 밝혀지고 있다. 따라서 중국대륙에서 진행되었던 신석기 시대 옥기문화와 문자의 발견을 통해 당시 요하지역에서 독자적 문화세력을 구축했던 동이족과 고조선을 비롯한 민족문화의 기원을 규명할 수 있는 결정적 근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흑피옥문화와 홍산문화는 한중일몽 등 동아시아 전역에 걸친 국제적 성격의 문화로 현재의 민족이나 국가의 영역과 경계를 넘나들 수 있는 유일한 동아시아 문명의 공통적 기원임과 동시에 한 민족과의 역사적 관련을 규명하는 데에 효과 및 의의를 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