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 명의 마음을 모으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게다가 그 주제도 녹록치 않은 '단기연호 함께 쓰기'. 지금은 신문 모서리나 달력 귀퉁이에서 볼까말까한 단기연호를 "대한민국의 중심을 바로 세우자"고 외치는 시민들이 살려보겠노라 두 손 두 발 걷고 나섰다.

 그 결과, 이들의 뜨거움이 통했다. 지난 여름날 47일 동안 내달렸더니 전국 10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이 개념찬 이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보태주었다. 단기연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많은 서명운동이, 시민운동이 있었고 또 진행되고 있지만, 그것이 사회 속에서 담론이 되고 실제 우리 생활을 바꾼 것은 많지 않다. 이제 100만 명의 뜻이 모였다. 아니, 100만 명이 넘는 이들의 마음이 모였다. 이를 어떻게 살려낼 것인가? '단기연호 함께 쓰기 100만 대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한 한민족역사바로찾기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의 한승용 국학원 교육이사를 8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추석 귀성객들을 대상으로 전국에서 활동가들이 대대적인 서명운동을 진행한 결과, 13일을 기점으로 100만 서명을 돌파했다.

 추석을 앞두고 약 20만 명의 서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추석 이후에 마무리를 하려다가 귀성행렬을 보면서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데 놓칠 수 없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전국 주요 역, 번화가, 공원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을 집중했다. 지역 국학 활동가들이 추석 마지막 연휴날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역사를 바로 알리기 위해 마음을 모았더니 순식간에 100만 명을 돌파했다. 감사한다.

 

- 100만 명 서명이 빨리 완료된 만큼 앞으로의 행보에도 관심이 많이 모이고 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먼저 말하자면, 캠페인을 진행하고자 한다. 서명운동을 통해 국민들에게 단기연호의 존재를 알리고 유구한 한민족 역사의 상징으로써 단기연호의 필요성을 알려왔다. 이제는 생각 속에, 관념 속에 있는 단기연호를 국민들의 생활 속으로 내려와야 한다.

 이를 위해 크게 세 가지를 준비하고 있다. 첫째는 단기연호 법제화를 위한 정부청원하기. 둘째는 단기연호에 대한 학문적 데이터 베이스 구축 및 심포지엄 열기. 셋째는 생활에서 단기연호 사용하기.

 단기연호는 현재 법적으로 보자면 1962년 1월 1일 자로 '공식적인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우리는 우선 단기연호 '금지'를 넘어 서기연호와 병기를 가능하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청원을 하고자 한다. 이 때 국민들의 뜻을 모은 100만 서명운동이 큰 힘이 될 것이다. 또한 10월에 학자들을 중심으로 심포지엄을 준비 중에 있고 전국의 추진위 관련 인사들, 국학 활동가들을 통한 생활 속 단기연호 쓰기 운동도 마련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실생활에서 서기에 2333년을 더하지 않더라고 바로 단기 몇 년인지 알 수 있을만큼 되어야하지 않겠나.

 

- 서명운동이 목표를 달성했다. 그만큼 단기연호의 의미와 상징성 또한 더 구체적으로, 더 현실적으로 정리되어야 할 것 같은데.

 단기연호 100만 서명 자체를 목적으로 시작한 일이 아니었다. 단기연호는 시작일 뿐이다. 서명운동을 통해 추진위 내부의 국학 활동가를 규합하고 외부적으로는 관련 시민 단체, 뜻 있는 시민들과 연대하여 외연을 확대하고자 했다.

 단기연호 100만 서명은 오는 10월 3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되는 '코리안 스피릿 페스티벌'에 10만 명의 국민을 모으는 하나의 기폭제로 활용된 점도 있다. 코리아스피릿 페스티벌은 인류 최초의 복지국가였던 단군조선의 건국과 홍익정신을 이야기하고 실천하는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축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개천절에 모여서 재미있는 축제를 했다는 것으로 끝나면 안 된다.

 단기연호는 추진위 내부적으로 보자면 국학과 개천절, 단군조선까지 모두 엮을 수 있는 아이템이다. 외부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우리만의 메아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부 활동도 연계해서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찾던 결과가 단기연호였다.

 과거 1919년 기미독립선언서에 단기연호가 등장했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조선왕조 600년을 다시 찾자는 것이 아니다. 고조선을 계승하겠다는 당시 백성들의 의지가 독립선언서에 포함된 것이다. 독립선언서에 등장한 단기연호는 조선이라는 나라로부터 희망을 잃었던 민중들이 고조선을 통해 희망을 되찾겠다는 의지였다.

 현재 대한민국에도 단기연호는 같은 의미라고 본다. 한민족의 정확한 구심 없이 온갖 서양문물이 들어오면서 2011년의 대한민국도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힘들다, 못 살겠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 때 희망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바로 중심가치를 바로 세워야 한다. 민족적 중심가치를 가지는 상징을 추진위는 단기연호에서 본 것이다.

- 100만 서명운동이 47일 만에 성료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의식이 깨어난 많은 시민들의 역할이 대단했다고 본다.

그렇다. 활동가들이 마음을 많이 냈다. 득실을 따질 문제가 아니라고 본 것이다. 민족 자주성을 회복해야 되는 것이라고 보았기에 47일 만에 완료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지역에서 활동가들이 매주 두 시간씩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지속적으로 단기연호 홍보와 함께 서명운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100만 국민의 마음을 얻었으니, 이제 5000만 국민의 마음을 모아야 되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