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추석명절은 남녀노소, 빈부귀천 없이 기쁨을 함께 하고 수확의 풍성함만큼이나 마음의 여유로움과 풍성함을 느낄 수 있는 날이다.
예로부터 가을 수확을 하면 차례상에 햇곡식으로 준비하여 조상께 한 해 수확에 대한 감사를 올렸다.
추석은 『삼국사기』의 기록에 의해 신라 시대의 길쌈놀이인 가배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신라시대에 나라 안의 부녀자들이 두 편으로 나뉘어 한 달 동안 길쌈을 하여 마지막 날인 8월 15일에 승부를 가려 진 편에서 음식을 대접하고 '회소곡'을 부르며 밤새도록 노래와 춤을 즐겼는데, 이 길쌈놀이를 가배(嘉俳)라고 하였다는 기록이 전한다.
이 '가배'는 오늘날 한가위의 '가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그 뜻은 가운데(中) 또는 반(半)이라는 의미라 한다. 따라서 한가위는 가을의 반, 중추(中秋)의 한국식 표기이다.
우선, 제사에 감이나 곶감을 올리는 이유는 감나무의 상징성 때문이다. 감씨를 심으면 고욤나무가 된다. 감나무는 고욤나무에 접목해서 번식을 해야만 감이 열린다. 즉 인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해서 다 사람이 아니라, 가르침을 받고 배워야 비로소 사람이 된다. 가르침을 받고 배우는 데는 생가지를 째서 접붙일 때처럼 아픔이 따른다. 그 아픔을 이기고 배워서 비로소 인격체로 설 수 있다.
밤을 제사상에 올리는 이유는 자신의 근본을 잊지 않는다는 의미가 있다. 다른 식물과 달리 밤은 땅속의 씨밤이 생밤인 채로 뿌리에 달려 있다가 나무가 자라서 씨앗을 맺어야만 씨밤이 썩는다. 그래서 밤을 자신과 조상의 영원한 연결을 상징한다. 신주를 밤나무로 깎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추석 음식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송편은 17세기부터 기록에 보인다. 1680년 『요록(要錄)』에 송편은 “백미 가루로 떡을 만들어 솔잎과 켜켜로 쪄서 물에 씻어낸다.”고 송병(松餠) 또는 송엽병(松葉餠)이라고도 부르며 모든 지방에서 즐겨 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추석 때 먹는 송편은 햇곡식으로 만든 음식으로 조상께 감사의 뜻으로 조상의 차례상과 묘소에 올린다.
특히 송편의 모양은 하늘의 씨앗인 보름달을 상징한다. 떡이란 곡식으로 만든 먹거리 중에서 가장 맛있고, 고귀하고 정결하다는 이유로 제사나 집안의 행사에는 빠지지 않고 준비해 왔다. 그중에서도 송편은 달을 품은 형태로 소를 넣기 전에는 온달의 모양으로 빚은 후에는 반달의 모양으로 곡식의 생장과도 관련이 있다.예로부터 가을 수확을 하면 차례상에 햇곡식으로 준비하여 조상께 한 해 수확에 대한 감사를 올린다. 제사상 음식의 양이 줄고,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은 생략되는 등 제사상이 간소화되어 가고 있지만 차례상의 올리는 음식에 담긴 조상의 마음은 잃지 말아야 될 듯싶다. 올 추석 차례상에서는 조상의 마음을 느껴보는 것이 어떨까?
도움받은 책
<제사와 차례 > 한국의 맛 연구회
<제사> 이우성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