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9일, 서울 종로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강의하는 카자흐스탄 알마아티 대학 김정민 박사.

인류역사는 끊임없는 전쟁 속에서 시대에 맞게 적응하며 터득하여 압축된 지식을 특정한 틀 속에 숨겨놓고 후손에게 전수해 왔다. 따라서 고대사를 제대로 해석하려면 역사지식 외에 언어학 천문학 철학 종교 등 다양한 지식이 요구된다.

오늘날 우리나라 고대사는 신화 속에 묻혀 있다. 동아시아를 넘어 유라시아 전체를 아우르는 방대한 역사가 ‘환단고기 (桓檀古記)’에서 나온다. 비록 우리 사학계에서는 환단고기를 부정하지만 다른 나라 역사와 비교하면 사실 여부를 알 수 있다.

카자흐스탄의 케레이족 족보에서 발췌한 중앙아시아의 이동 경로는 환단고기의 기록과 일치한다. 자국의 최초 민족 거주지가 곤륜산으로 그 조상이 파미르로 내려와 동서로 갈라졌다고 한다. 헝가리도 자민족이 정착한 때가 서기 전 2만5천년쯤으로 파미르에서 왔고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북유럽 여러 나라도 모두 비슷하다. 러시아, 미국 등 서양학자들도 인류 최초 시원을 천산(天山)으로 본다. 티베트의 천산은 중국식 표현이고 북유럽과 중앙아시아는 ‘텡그리 타우’라 하는데 우리말로는 ‘단군산’이다.

카자흐스탄을 비롯해 몽골 등을 답사하며 우리 상고 역사를 찾는 김정민 박사.

오늘날 케레이트 부리야트 탕구트 매르키트 등의 부족 이름에서 12 한국의 연원을 찾을 수 있다. ‘이트’나 ‘야트’ ‘트’ ‘구트’ 등은 복수개념의 우리말 ‘들’이란 뜻이며 케레이의 어원은 ‘겨레 코리 고려’이다. 부리족은 비리 부여 비류로 비리국 후손임을 알 수 있으며 탕은 단족 동족, 매르키족은 맥 말갈 만주족 마자르족, 객현한국의 게쿤이 오늘날 키르키즈족이다.

우리는 12 한국의 영역과 너무나 흡사한 징기스칸의 정벌지역과 동서로 유라시아를 아우른 케레이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중국은 케레이족을 ‘克烈(극렬)’로 표기하고 ‘커리예’로 발음한다. 한국식 발음은 ‘겨레’이며 케레이를 한자로 표기한 또 다른 음차문자가 ‘고려’다. 따라서 비교음운학으로 케레이와 고려는 같은 민족임이 드러난다.

카자흐스탄 역사에서 케레이는 몽골초원에 오기 전, 9~10세기경에는 만주에서 조복(組卜)연맹을 구성하고 요나라를 상대로 격렬한 독립운동을 전개했다고 한다. 이는 발해유민들이 독립운동을 한 시기와 일치한다.

케레이 족의 이동경로와 시기는 발해 역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티베트의 고대 장당문명도 고대 한국사와 연관이 깊다. 장당문화의 주인은 이족(夷族)이다. 지도자는 아바타로 하늘에서 내려온 신을 의미하고 12연방 국가이며 수도는 샴발라(강당지역)로 샤크족이다. 적석목곽분과 석조신전으로 발전되는 티베트역사는 12 연방 환국의 안파견과 수도 아사달, 장당경, 적석목곽분과 석실고분으로 이어지는 우리 역사와 일치한다. 또한 고조선의 마한 진한 변한이 마칸 변캉 진으로 존재한다. 사크족을 중국은 ‘석’ 러시아는 ‘스키프’ 인도에서는 ‘사카’라 하는데 환단고기의 ‘색’족과 동일한 민족이라 생각된다.

고대사 연구에서 ‘탱그리’를 정리하지 않으면 세계 고대사연구가 불가능할 정도이다. 유라시아에서의 탱그리는 태양, 즉 신으로 모셔져 전 세계로 전파되었다. 탱그리 의미는 세 가지다. 하느님과 지상의 지배자, 그리고 소우주인 인간의 몸속에 존재하는 깨달음이다. 수련을 통해 도덕성과 인성을 갖춘 성인이 모든 민족을 다스리는 지배자, 샴발라와 같다.

몽골 일부에서는 신을 ‘탕라’라 하는데 ‘탱그리’의 다른 발음 ‘탕그라’와 비슷하고 ‘샹그라’로도 불린 것으로 보아 ‘탕그라’와 ‘샹그라’는 같은 어원이며 샹그라는 탄트라와 그 철학적 의미가 같고 탄트라는 또 얀트라로도 불린다.

주잔국의 건국자 목골려는 범어로 고구려를 표기한 무구리와 유사하고 고대 중앙아시아의 몽골 발음인 모쿠리와도 비슷하다. 또한 인도에서 몽골은 무굴로 현재의 몽골은 ‘고구려’란 의미를 지니며, 몽골식 표현으로 고조선은 탁리, 부여는 부리, 고구려는 모쿠리가 된다. 그 외 유라시아의 문헌자료와 언어, 풍습, 신화, 유물, 유적, 건축 상징물 등을 견주면 환단고기의 내용이 확인되며 유라시아가 모두 12 한국의 자손들임을 알 수 있다.

<국학신문 9월 60호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