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단고기』는 민족고유문화에 대해 많이 언급하고 있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도 간접적으로 한국의 고유문화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나 『환단고기』처럼 자상하지 않다. 가령 『환단고기』의 「삼한관경 본기」에 보면 천황天皇은 나라 사람들의 뜻을 살펴서 경계하기를

“첫째, 부모를 공경하라(父母可敬) 둘째, 처자를 보호하라(妻子可護) 셋째, 형제를 사랑하라(兄弟可愛) 넷째, 장로를 존경하라(老長可隆) 다섯째, 약소한 자는 은혜를 베풀어라(小弱可惠) 여섯째, 백성을 믿어라(庶衆可信)”

라 하였는데 이것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나오는 신라의 풍류도와 원광법사의 세속오계의 뿌리가 단군조선에 있다고 말한 것이다.

단군왕검은 천범天範을 내리시기를 너희가 태어난 것은 오로지 부모에 연유하였고 부모가 모두 하늘로부터 내려 오셨으니 부모를 옳게 모시는 것이 하늘을 모시는 것이다. 또 그것이 나라까지 그 힘을 미치는 것이니 이것이 곧 충효이니라. 도道는 반드시 하늘(天)에 있으니 화가 있어도 먼저 벗어나리라.

“짐승에게도 짝이 있고 다 해진 신발에도 짝이 있으니 너희 남녀는 서로 화목하여 원망함이 없고 질투함이 없고 음란하지 말아야 한다.” (단군세기 단군1세)

『환단고기』는 「태백일사」 소도경전 본훈에서 「천부경」81자와 「삼일신고」366자 그리고 「삼황내문경」등에 대해 해설을 하고 있다. 모두 신시와 단군조선에 유래하는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가르침이며 민족고유문화의 실체를 설명한 것이다.

『환단고기』에는 또 가림다加臨多 38자와 산목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신시에 산목算木 치우에게 투전목鬪佃目 부여에는 서산書算이 있었다.(소도경전본훈 제5)

이태백전서李太白全書의 옥진총담玉塵叢談 에는
“발해국에 글이 있는 바 당나라에서는 아무도 해독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남해각서南海刻書를 설명하다가
“태시太始에는 다만 구화口舌에만 의지하였으나 후에 그림을 그리게 되고 다시 그림이 변하여 문자가 되었다.”
문자의 근원은 國俗을 尊承하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다.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환국에서 신시 단군조선에 이르는 과정에서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현묘지도 즉 선도仙道가 발전하였다. 일명 신교神敎라고도 하는 우리 고유의 종교가 신라의 화랑도와 고구려의 선인도로 이어져 발전하다가 외래삼교를 수용하여 한국화韓國化하였다는 것이다.

선인의 도맥(仙人의 道脈)

환인(환국)- 환웅(신시)- 단군(단군조선) - 文朴(아사달)- 聖女(웅녀환웅의 부인) - 寶德神女 - 玉寶高 - 源花 - 四仙 - 花郞 -참시선인旵始仙人

단군조선의 선도는 가야국에도 계승되었고 가야의 참시선인旵始仙人이 일본으로 건너가서 무사도武士道가 되었다. 가야금도 일본으로 건너가 삼미선三味線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비바람과 오곡 그리고 음식을 주관하여 양생養生하는 도가 있다. 그것이 무엇인가 하니 성誠(참된 마음)과 신信(믿음)을 최우선으로 하여 싸우지 않고 음란하지 않고 남을 위해 착한 일 즉 유익한 일을 하는 일이다. (단군세기 主風雨五穀 飮食鍊養之道 最以誠信 不鬪不淫 爲人間善事)

조선시대 이전에는 유교도 아니고 불교도 아니고 도교도 아닌 철학이 국시國是였으니 바로 홍익인간 이화세계弘益人間 理化世界였다. 홍익인간 재세이화라고도 하니 이는 하느님이 이 세상에 내려오신 상태를 말한 것이며 이 세상 어디에도 부정부패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이 가르침은 환인이 환웅에게 가르치고 환웅이 단군에게 가르친 유서 깊은 철학으로 그 뒤 삼한을 거쳐 신라의 화랑도와 고구려의 선인도가 되었다. 그래서 신채호는 이렇게 말하였다.

“한국을 아름답게 하여 온 것은 화랑이요 화랑의 역사를 모르고 한국의 역사를 말한다는 것은 마치 뼈를 추리고 그 사람의 정신을 말하는 것과 다름이 없는 것이다.”

필자는 이상과 같은 선도와 치우의 역사를 고등학교 교과서를 비롯하여 여러 곳에 실었으나 지금은 흐지부지 사라지고 없다.

박성수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명예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