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핵심은 ‘한’이요
 ‘둘’의 핵심은 ‘두름’이요
 ‘셋’의 핵심은 ‘세움’이다.

 지구 땅에 인간이 살고 수천만 년의 시간이 흘러 지금의 시대가 왔다. 이제까지의 흐름을 하나의 리듬, 가락으로 볼 때 세상은 무박자에서 3박자, 이어 2박자, 이어 1박자의 흐름으로 진행되어 왔다.

 리듬의 비트가 점차 빨라져 1박이 주를 이루고 있는 지금 세상을 보고 사람들은 ‘말세(末世)’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말세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말세는 자기기 원하는 리듬이 아닐 때 말세라고 하겠지만 3박과 2박을 갖춘 사람은 1박의 흐름을 즐기기에 ‘말세’라고 하지 않고, 1박의 역동적 에너지를 즐길 뿐이다.

 생명을 표현하는 그림이 ‘태극(太極)’이라면 과거에는 3 태극에서 점차 2 태극으로 지금은 1박자 점점 점으로 문화가 표현된다고 본다.

 현재의 모습은 과거의 모습에서 진화창조 되는데, 생명을 표현하는 에너지가 왜 이리 급격한 문화로 변화되었을까? 지금의 실정을 말세로 봐야 할까? 아니면 급격하고 역동적인 휘몰이 문화를 즐겨야 할 것인가?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천국이 될 수 있고 지옥이 될 수도 있다. 나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율려의 시대, 말이 없었어도 무엇을 먹어야 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감각적으로 알아서 살아왔다. 뇌 생리학적으로 본다면 감정의 뇌, 즉 구피질의 뇌가 발달하여 있었다고 본다. 이를 파충류의 뇌라고 본다. 최초 인간의 뇌는 동물적인 감각이 발달한 뇌였으나, 점차 주위환경이 변화하고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살기 위해 뇌를 개발하기 시작한다.

 생각하는 뇌, 대뇌가 발달된 것은 약 1만 년 전이라고 이야기한다. 대뇌를 발달시킬 수밖에 없는 환경적 요인이 있었을 것이다. 그때의 흐름을 박자로 표현한다면 자연스러운 무박자에서 3박자의 문화로 전환되는 시기라고 본다. 3박자의 문화가 필요했다는 것은 ‘무엇을 세워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는 것이기도 하다. 3박자, 즉 솥 다리가 3개일 때 제대로 세워지듯이 3박자의 문화가 형성되면서 조직과 국가가 형성되었을 것이란 말이다.

 3박자의 문화를 두고 위대한 문화라고 이야기하는데, 리듬학적 측면에서 본다면 전체 조직의 흐름은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었다고 볼 수 있다. 지금처럼 급할 일이 없는 문화였다고 할 수도 있겠다.

 3박자의 핵심장단은 뱃노래와 태평가 장단과 같은 우리의 굿거리장단이다. 그것을 연주하면 여유와 멋이 있어 좋지만 요즘 사람들에게는 이 3박자 리듬이 따분하기 그지 없다.

 3박자의 문화가 형성되다가 2000년 전부터 2박자의 문화로 점차 패러다임이 바뀜을 볼 수 있다. 천부경의 문화에서 불교, 유교의 문화가 형성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역을 대표하는 유교의 2박자 문화에 문제가 있다고 볼 것인가? 좋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굿거리장단을 치다 보면 느려서 지겹기도 하지만, 제대로 치다 보면 아랫배 하단전에 에너지가 충만해짐을 느낀다. 뭔가의 에너지가 불끈불끈 솟아오르는데, 이 솟아오르는 힘이 점차 역동적으로 바뀌면서 빨라지고 빠른 3박자, 자진모리장단으로 변하는 것을 느낀다. 빠른 3박자를 제대로 연주하다 보면 더욱 역동적으로 변하면서 휘몰아간다. 그때 느끼는 박자가 2박자, 휘모리장단이 된다. 그러다가 점차 에너지가 솟아오르고 충만하게 되면 1박자의 혼돈으로 들어가는데, 그 맛은 천하일미(天下一味)라서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우리의 풍물을 연주해보면 3박자가 2박자로, 그리고 1박자로 변화되는 흐름을 알 수 있다. 그 흐름을 느끼다 보면 역사의 흐름도 동시에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된다.

 판이란 완성을 뜻한다. 풍물판, 굿판, 씨름판 등등. 생각하지 않고 문자를 배우지 않고도 세상의 판을 읽을 수 있는 놀이판, 위대한 천부인(天符印)과 천부경 문화의 산물이다. 문자로 천부인과 천부경을 설명하려다 보면 적(敵)이 많이 생긴다. 이것이 옳고 저것이 옳고. 천부인과 천부경의 문화가 유교의 음양오행으로, 지금의 디지털 문화로 대변되는 1과 0의 조합으로, 세상이 움직이는 판으로 변화되어 왔다. 이를 리듬으로 보면 3박자에서 2박자, 그리고 1박자로 변화되었을 뿐이다.

 판을 잘 읽는 사람은 굿거리장단에서 자진모리 장단으로, 그리고 휘모리장단으로 점차 바꾸어간다. 휘모리장단이 급격해지면 신명이 일어나고 밝아짐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고 나서 힘이 부치면 다시 굿거리장단으로 바꿀 뿐이다.

 그렇다고 본다면 세상의 문화를 볼 때 천부인의 3박자에서 유교의 2박자, 현대과학의 1박자 문화는 진화창조 되었다고 보는 것이 현명하다고 본다. 그러니 천부인과 음양오행도, 과학도 즐겨야 하지 않을까?

 무엇이 잘못되었다고 평가하기 전에 큰 판을 운전하는 사람은 그 모두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본다. 2박자 없이 어찌 교류가 일어날 것이며 1박자 없이 어이 신명을 올릴 수 있을 것인가.

 인류가 살아온 시스템은 3박자-2박자-1박자의 흐름으로 진행되고 있다. 3박자의 특징은 정충(精充)문화이다. 세 박자로 놀다 보면 기운이 모여짐을 느낀다. 3박자의 핵심은 하늘이며 ‘한’이다.

 2박자의 특징은 기장(氣壯) 문화이다. 두 박자는 순환의 에너지를 체험하게 된다. 2박자의 핵심은 땅이며 ‘두름’이다.

 1박자의 특징은 신명(神明) 문화이다. 한 박자는 솟구쳐 오르는 에너지의 흐름을 느낀다. 1박자의 핵심은 사람이며 ‘세움’이다.

 세상의 흐름은 천지기운의 놀이판이다. 천지기운의 큰 흐름 속에서 신명의 문화로 발전되어 왔을 뿐이다. 바탕이 있는 사람은 신명의 흐름을 즐기지만, 바탕이 없는 사람은 시끄러운 소음으로 들릴 뿐이다.

 판을 알고 판을 즐길 수 있으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한 번쯤 진지한 고민과 실천이 필요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