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친구들 다섯 명이 무대에 올라왔어요. 한 친구는 여자친구고 나머지 네 친구는 남자친구예요. 다섯 친구 모두 미소가 정말 예쁘네요. 이제 시작해요"

 교육을 진행하는 강사가 ‘대한민국의 희망은 나’를 설명하려고 무대에 오른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누가 무엇을 하는지, 누가 어디를 보고 어떤 표정을 짓는지 하나하나 설명한다. 조금 특별한 아이들의 효충도 인성캠프가 지난 22일부터 23일까지 국학원(충남 천안시 소재)에서 열렸다.

▲ 서울맹학교 초등부 학생 50명과 교사 30명은 지난 22일부터 23일까지 국학원에서 '효충도 인성캠프'에 참여했다.

 서울맹학교 초등부 학생 50명이 교사 30명과 함께 '효충도 얼짱 인성캠프'에 참여했다. 학생들은 이번 '효충도 캠프'를 통해 가족사랑, 나라사랑, 지구사랑으로 직접 표현하며 자기 안에 있는 큰 사랑을 발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인성캠프를 지켜보기 위해 서울맹학교 이유훈 교장도 국학원을 찾았다. 교육과학기술부 특수교육정책과에서 서울농학교, 서울맹학교까지. "차별이 아니라 차이로 장애를 받아들이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훈 교장을 만났다.

 

- 서울맹학교 초등부 아이들의 1박 2일 캠프가 진행되고 있다. 아이들이 어려서 학부모들이 걱정을 많이 하겠다. 

 아무래도 우리 아이들이 보는 것에 장애가 있다 보니 이런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피상적으로 듣는 것을 넘어 스스로 체험하는 것 아닌가.

 아무래도 장애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과보호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하지만 언젠가는 아이들이 자립을 해야 하지 않나. 그 일환으로 이번 캠프를 하게 된 것이다. 새로운 환경에서 평소에 접하기 힘든 국학 체험, 풍물 체험을 함으로써 아이들 안에 세상에 대한 감각이 넓어지게 된다.

 특히 이번 인성캠프는 단순히 1박 2일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을 넘어 가족의 소중함, 그리고 나라의 소중함, 이 지구의 소중함도 느낄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 있다.

- 특별히 인성교육을 국학원에서 진행하게 된 계기가 있나.

 우리 아이들이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 정신을 실천하는 곳에 와보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겠다고 판단했다.

 홍익인간이라는 것이 우리 건국이념이기도 하지만, 민족정신 아닌가. 지금 이 사회가 이렇게 어지러운 것도 다 정신이 바로서지 못 했기 때문이다. 국학원 같은 곳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 서울맹학교 이유훈 교장

- 국학원은 어떻게 알게 되었나. 

 내가 대안학교, 학교 부적응 학생들에 대해 관심이 많다. 아이들을 선도할 때 어떤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끝에 찾게 된 것이 바로 뇌교육이다. 선생님 한 분이 뇌교육에 대해 소개를 해줘서 뇌교육을 알게 되었는데 뇌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히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희망을 발견했다. 그러면서 뇌교육을 창시한 글로벌사이버대 이승헌 총장님 책도 읽게 되었고. 뇌교육 관련된 다양한 교육이나 학술행사가 국학원에서 열려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 대안학교, 대안교육에 특별히 관심을 갖는 이유가 있나.

 우리나라에는 흔히들 말하는 평범한 학생들만 있는 게 아니다. 학교 부적응 학생들도 있고, 장애 학생들도 있고, 북에서 온 새터민 학생들도 있고 정말 다양한 아이들이 있는데, 기존 학교에서는 이 아이들을 모두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아이들이 대안교육을 통해서, 특히 뇌교육을 통해서 며칠간의 캠프에서 확연하게 바뀌는 것을 직접 보았다. 입소 당시 원망과 반항이 가득했던 부적응 학생들의 눈동자가 뇌교육 캠프가 끝날 때는 변해 그렇게 편안하고 천사 같을 수가 없었다. 기존 교육 시스템에서 다 담아내지 못하는 아이들을 대안교육으로 잘 성장시켜 사회인으로 키워낸다면 국가적으로도 큰 플러스 아닌가.

 우리나라 시각장애인 교육은 1896년 평양 여자 맹학교에서 시작되었다. 남한에서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서울맹학교가 가장 오래되었다. 2013년이면 개교 100주년을 맞이한다.

 전국에 맹학교는 총 12개교. 경기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시도에 있다. 최근에는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와 같은 정서장애는 늘어나는 반면, 시각이나 청각과 같은 감각장애는 줄어드는 추세에 있다. 그리고 일반 학교를 통학하는 학생들도 많아 전국 맹학교 학생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서울맹학교 전교생은 총 282명, 교사는 76명이다. 학생 4명 당 교사 1명 정도이다. 일본이 학생 1명당 교사 1명 꼴인 것과 비교하면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 특히 서울맹학교에는 시각장애와 함께 지체장애나 청각장애를 함께 갖고 있는 중복장애 학생들이 많아 특수교육 보조교사도 많다.

- 장애인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선입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장애는 차별해야 할 것이 아니라 차이일 뿐이다. 조금 더 불편한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두고 차별을 하는 것이 문제다. 조선시대 노론 소론, 이후에도 영남 호남, 남자 여자, 부자 빈자 등등. 계속해서 나누는 것에 익숙해지는 사회 분위기가 있다. 이원론이다. 다른 것을 차이로 인정해야 하는데 차별을 하는 것이 문제다. 장애인들을 이상한 눈초리로 보는 시선들이 많았는데 그래도 많이 좋아지고 있다.

-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끼나.

 제도 면에 있어서는 놀라울 만큼 빠르게 바뀌고 있다. 다른 나라가 100여 년에 거쳐서 개선될 것들을 우리는 근 십 수년 동안 바꿔왔다. 법률이나 제도는 선진국을 훨씬 앞서는 것도 많다. 다만 사회적인 인식의 문제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 이번 효충도 인성캠프를 통해 아이들은 '나는 대한민국의 희망'이라는 확신을 갖는 시간을 가졌다.

 환경이나 시설, 생활하는 데 있어서 발생하는 불편함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 진짜 문제는 앞서 말했던 장애인에 대한 편견, 차별, 곱지 않은 시선이다. 장애인도 똑 같은 인격체라는 것을 우리 언론에서 많이 이야기를 해야 인식도 좋아지지 않겠나. 코리안스피릿에서 그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 서울맹학교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모두 헬렌 켈러가 될 수는 없다. 다만, 자기가 있는 위치에서 자기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 된다. 어떤 사람은 음악을, 어떤 사람은 마사지를, 어떤 사람은 학문을 통해서 세상에 기여를 하면 된다. 타고난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면 된다. 학교에서도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살려 우리 나라의 인재가 될 수 있도록 뒷받침을 하고자 한다.

 학생들도 노력을 해야 한다. 예전에는 장애학생과 일반 학생들이 함께 경쟁해서 대학을 갔었는데 요즘은 제도적으로 장애학생을 위한 특례입학이 있다 보니… 사실 전과 비교하자면 노력을 덜하는 경향이 있다. (웃음) 어쨌든 꿈을 갖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이 사회의 떳떳한 일원으로 살아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