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 정재정)은 오는 6월 23일(목) 오전 10시부터 재단 대회의실에서 ‘최근 발견된 북한 소재 고구려 유적’을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회의는 『옥도리 고구려 벽화무덤』, 『남포시 용강군 옥도리 일대 역사유적』발굴조사 보고서 발간을 계기로, 국내외 학계에 발굴 결과를 소개하고 그 의미를 평가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발표는 재단의 김정열, 이성제, 고광의 연구위원이, 토론은 지병목(국립문화재연구소), 김진순(문화재청) 박사와 재단의 김현숙, 김은국, 장석호 연구위원이 맡게 된다.

김정열 연구위원은「평남 용강군 옥도리 일대 고구려 고분 소개」라는 주제로 평남 용강군 일대에서 발굴 조사된 고구려 고분 26기의 입지 및 환경, 구조와 특징, 출토품 및 고분 성격 등의 문제를 고고학적으로 검토하였다. 그 결과 보고된 횡혈식석실분은 6세기 이후 축조된 것으로, 이 시기 고구려 고분에서 널리 볼 수 있는 일반적 특징을 보여주고 있으며, 연도의 위치 등에서 지역적 특색 또한 찾아볼 수 있었다.

이성제 연구위원은 「황룡산성의 현황과 이를 둘러싼 몇 가지 문제」라는 주제를 통해 옥도리무덤군과 황룡산성의 관계, 그리고 황룡산성의 구조에 주목하였다.  황룡산성은 고구려시기에 처음 축조되었는데, 고구려 멸망 이후에도 폐기되지 않고 고려와 조선시대에도 서북지방의 중요 성곽으로 활용되었다. 시대를 달리하면서도 계속 사용되었다는 사실은 황룡산성이 입지조건과 축조방식에서 그만큼 뛰어났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황룡산성은 둘레길이가 6.6km의 대형산성이면서도 평지로부터 접근이 용이한 구조로 되어있는데, 이를 통해 당시 옥도리는 이 지역의 거점으로서 행정소재지이면서도 유사시엔 인근 주민까지 동원하여 항전에 나서는 요새였음을 알 수 있다.

고광의 연구위원은 「옥도리 고구려 벽화무덤에 대한 고찰」에서 옥도리 벽화의 안칸에는 도리를 중심으로 벽면과 천장에 각각 현세와 내세를 의미하는 공간을 구현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벽면의 장방생활도나 접객도, 가무도 및 수렵도는 현세의 영화로운 삶을 보여주고, 천장의 연꽃무늬와 화염무늬 등은 내세의 극락정토를 염원한 것이다. 초기의 고구려 벽화가 현실적인 삶을 소재로 그려지던 것에서 점차 내세를 상징하는 관념화된 주제들로 변화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옥도리 벽화의 내용 중에는 이른바 ‘앞치마’처럼 장식된 복식이 눈에 띈다. 이는 평양 지역의 벽화 고분에서만 나타나고 있는데, 집안 지역의 저고리나 점박무늬 복식과는 구별되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끝으로 고광의 연구위원은 옥도리 벽화의 제작시기와 관련해서 보고서와는 다른 견해를 제시한다. 벽화 배치가 현세와 내세로 비교적 뚜렷이 구분되어 주제의 전문화가 진행되고, 복식이 집안계와 평양계가 함께 나타나는 점 등으로 보아 5세기 전반의 감신총보다는 늦고 안악2호분 보다는 빠른 시기 즉 5세기 중반으로 편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