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의 크기가 줄어들고 있다. 과연 그럴까?

 인류가 선사시대 때보다 점점 체구가 작아지고 두뇌 크기도 줄어들고 있다는 의외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캐임브리지대 마르타 라르 박사 연구팀은 왕립협회에 발표된 논문에서 "1만년 전 80∼85㎏였던 인간 몸무게가 현재 평균 70∼79㎏로 줄었다"며 "두뇌 용적도 크로마뇽인은 1500㎤였지만 현대인은 1350㎤로 작다"고 밝혔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13일 보도했다. 라르 박사는 "이 같은 변화 추이는 충격적"이라며 "인류의 체구는 가장 컸던 때보다 약 10% 작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아시아·유럽·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인류화석을 연구한 결과 약 20만년 전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원시인은 몸집이 억세고 컸으며, 이스라엘에서 12만∼10만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원시인도 큰 키에 근육질이었다고 전했다.

 라르 박사는 "인류는 지속적으로 진화했지만 1만년 전까지 이런 경향이 바뀌지 않았다"며 "1만년 전은 바로 인류가 농경생활을 시작한 때"라고 밝혔다. 논문은 "인류의 생활방식이 수렵과 채집에서 농사로 옮겨가면서 작물의 종류가 제한되기 시작했다"며 "섭취하던 비타민과 미네랄의 종류도 함께 줄어들어 성장에 제약요인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데일리메일은 "중국에서 많이 재배되던 메밀, 쌀, 옥수수는 성장에 필수적인 비타민 B인 나이아신이 결여돼 있다"며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군집생활을 하게 돼 병이 퍼지는 속도가 빨라진 것도 한 원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두뇌 용적이 줄어드는 이유에 대해서는 설득력 있는 설명이 제시되지 않았다.

 뇌의 크기가 줄어드는 것도 진화의 일부분으로 봐야 한다는 관점을 갖고 있는 라르 박사는 "인간의 뇌는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더 효율적으로 쓰도록 바뀐 것으로 보인다"며 "컴퓨터의 CPU가 점점 작아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말했다.

 로버트 폴리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진화론적 관점에서 '인간이 된다'는 것은 점진적이면서 지속적인 과정"이라며 "우리 인류는 변하지 않는 개체가 아니라 크기와 모양이 항상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것이 변한다고 하지만, 과연 인간의 두뇌도 환경에 적응하며 에너지 소모를 줄이기 위해 변화할 것인지 관심을 두고 지켜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