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4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과 (사)국학원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한일천손문화연구소가 주관하여 제1회 학술대회 ‘단군 개국신화는 일본 개국신화의 모태’ 가 열렸다.

한일 천손문화에는 공통점이 많아

▲ 한일천손문화연구소
한ㆍ일 고대사 교류의 최고 권위자인 우에다 마사아키(上田正昭) 교토(京都) 명예교수는 이날 한·일 천손 문화가 약간의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천손이 산꼭대기에 강림하는 점 등을 비롯, 공통점과 유사성이 훨씬 더 많음을 강조하였다.
“일본 고대역사가 기록된 <고사기>에 따르면 천손 니니기는 다카치호 산봉우리를 이 땅은 한국 쪽을 향했으며 ‘카사사 곶’을 끼고 지나서 아침 해가 곧바로 비치는 나라요, 저녁노을도 빛나는 나라이니라. 그 때문에 이 땅은 복 받은 터전이라고 내세웠다.
여기서 다카치호 산봉우리에 관한 전승은 미야자키현의 다카치호정, 카고시마현의 기리시마산, 오이타현 소보산ㆍ쿠주산으로 총 3가지 견해가 있다.
다카치호 산봉우리는 구시후루 등으로 쓰였으며, ‘소호리’ 산봉우리라는 명칭과도 관련이 깊다. 가야 시조인 김수로왕이 하늘에서 내려온 땅이 ‘구지봉’이었다. <일본서기>에 따르면 (구지봉은) 소호리산이나 소호리노야마, 만요가나라고 불리었다. 이는 ‘구시후루’가 고대 조선어하고 관련이 있으며 ‘소호리’ 역시 조선어 ‘서울’ ‘소후루’ ‘소부루’라는 왕도(王都)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판단된다.“ 라고 하였다. ”이는 일본 궁중에서 신에게 제사 지낼 때 연주하는 고유의 무악(舞樂)인 미가구라(御神樂)에 한신(韓神)이 포함돼 있는 것이나 헤이안쿄(平安京) 왕도의 궁중에서 한신사(韓神社)라는 사당이 자리 잡고 있었던 사실을 통해 백제신의 존재가 일본에서 지속적으로 명맥을 이어온 사실“ 이라고 밝혔다.
특히 우에다 명예교수는 “단군 이야기를 보면 천신인 환인이 아들 환웅에게 ‘3종 보기(寶器)’를 건네 신단수 아래로 내려가 ‘조선’이라는 나라를 세웠다”며 “이는 일본 왕실 ‘3종 신기’의 발자취”라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일본의 이세신궁의 주신은 단군을 모신 조선신

▲ 한일천손문화연구소
이노우에 미쓰오(井上滿郞) 일본 교토(京都)산업대 교수는 “일본과 한국 신화에는 시조왕이 하늘에서 강림한다고 하는 사상의 공통성이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일본과 한국만의 고유한 특징은 아니다. 북아메리카 원주민(이른바 인디언)이나 대만의 고사족(高砂族), 인도네시아의 세레베스 섬 등 여러 지역에서 유사한 신화의 공통성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세계에 존재하는 다른 강림 신화와 달리 일본과 한국의 경우 강림지가 반드시 산꼭대기이고 강림하는 신 또는 왕은 천신(天神)으로부터 지령과 함께 성스러운 레갈리아(regalia)를 받는다고 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단군(檀君)신화에 있어서 환웅(桓雄), 또한 가야의 수로왕 그리고 일본 개국신화에 등장하는 천손 니니기(瓊瓊杵)가 서로 유사한 요소를 갖고 있다는 점이 분명하다” 라며 “일본의 천손 강림 신화가 한반도계·중국계라는 것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박성수 명예총장(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은 <한국의 선도와 천손문화> 에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서도 천손문화의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라며 “신라 고유의 선도가 단군조선에서 유래한 점, 원광법사의 세속오계, 유불선 삼교를 포함한 화랑도 등을 들 수 있다” 고 말하였다.

홍윤기 소장(한일천손문화연구소)은 <일본 천황가의 단군신화 수용과정 고찰>에서 “일본의 국수적 황도 신도가들이 일본 역사를 한반도 개국보다 앞당기려고 600년이나 올려 조작했다.” 라고 지적하며 “천하 최고의 성스러운 신궁이라는 이세신궁을 세웠을 때 원래 이곳에 모신 신은 단군을 신봉하던 조선신들이었는데 일본 국수주의자들이 이세신궁의 단군신앙을 말살하며 천조대신을 주신이라고 꾸며냈다.” 라고 비판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신형식 서울시사편찬위원장, 장영주 국학원장을 비롯한 20여명의 내외빈과 15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하여 한일 고대사의 천손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