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UNESCO)는 지난 5월 25일(이하 현지시각) 5·18 광주 민주화운동관련 기록물과 조선 후기 국정운영기록인 ‘일성록(日省錄)을 세계기록유산으로 새롭게 등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1997년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2001년 직지심체요절 승정원일기, 2007년 고려대장경판과 제경판 조선왕조의궤, 2009년 동의보감에 이어 9개의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를 보유하게 되었다. 이는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기록유산보유국임과 동시에 세계에서는 다섯 번째 위치를 차지하는 문화적 쾌거이다.

새롭게 유네스코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후기 임금들의 일기인 <일성록>. (자료제공=서울대규장각한국학연구원)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심사하는 국제자문위원회(IAC)는 지난 5월 23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제10차 회의에서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에게 두 기록유산의 등재를 권고키로 결정했다. IAC의 권고결정이 나면 통상 2~3개월 이내에 최종확정하나 유네스코는 IAC 의 권고결정이 나면 등재가 확정된 것으로 간주한다.

이중 일성록은 국보 제153호로 조선 영조 36년(1760) 1월부터 1910년 8월까지 조정과 내외 신하에 관련된 임금의 일기이다. 형식은 일기이나 실질적으로는 국가의 공식적인 기록이며 총 2,329책이 전한다. 정조가 세자시절 쓴 ‘존현각 일기’를 기반으로 작성되어 이후에는 정부업무로 계속되었다. 국가 의례에 이용된 문장, 과거의 답안, 신하들의 상소문 등을 종류별로 모아 책으로 엮어 임금이 국정을 파악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료로 사용되었다.

“하루를 되돌아보고 반성한다.”는 의미를 가진 일성록은 조선왕조실록과 달리 매우 자세한 상황이 기록되어 실록을 보충할 수 있는 자료이며 조선 후기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또한 IAC는 이례적으로 현대적인 사건인 5·18민주화운동 기록물도 등재결정을 했다. ‘5·18 기록유산등재추진위원회’(이하 위원회)가 지난 3월 제출한 이 기록물은 1980년 5월18일부터 27일까지 광주를 중심으로 전개된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 활동, 피해자 보상과 관련한 기록과 사진 영상자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원회는 정부 측 자료와 시민 성명서, 피해자 병원치료기록, 국회자료, 국가 보상자료, 미국 비밀해제 문서, 사진·필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자료 등 5·18의 전개 과정을 보여주는 방대한 자료를 제출했다. 이 자료는 5·18 기념재단 국가기록원 육군본부 국회도서관 미국무성 등에 보관 관리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5·18 민주화 운동이 한국의 민주화의 큰 전기가 됐을 뿐 아니라 1980년대 이후 동아시아 국가의 냉전체제해제와 민주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세계사적 가치를 인정받은 결과”라고 밝혔다. 현재 세계기록 유산은 2011년 4월 기준으로 83개국 193건이 등재되었다.

<국학신문 6월호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