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일 
국학학술원 원장
중앙대학교 명예교수,경기도사편찬위원회 위원장

국학이란 우리나라에 관련된 모든 사상(事像)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우리역사 속에 녹아 내려온 정치·경제·사회·문화를 포함하고 문학·역사·철학을 비롯한 인문·사회과학의 제 학문과 물리학·천문학·의학 등 자연과학까지 아우르는 모든 학문을 총칭한다. 그러므로 국학은 다른 나라 학문과 구별되는 한국학만의 정체성과 독창성을 그 존립기반으로 삼는다.

국학개념규정은 지난날부터 조선학·한국학으로 이해되어 왔는바 조선학으로 불려온 시기의 국학은 넓은 의미의 ‘온갖 방면으로 조선을 연구 탐색하는 것’(안재홍, 문일평), 좁은 의미로는 ‘조선의 고유한 것, 조선문화의 특색, 조선의 독자적인 전통을 천명하여 학문적으로 체계화 하자는 것’(안재홍), ‘조선 정신의학’(최남선), ‘조선혼의 학’(현상윤), ‘유불학과 대립하는 조선 고유의 것’(문일평)으로 정의했다.

국학이 자기중심적이고 나르시즘적 민족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수월성을 갖지 못한다면 시대가 요구하는 국학으로서 그 존재가치가 무의미해진다. 그러므로 국학연구는 사실을 근거로 치밀하고 정확한 논리적 구성과 정교한 체제가 갖추어져야만 창조적 신선미와 체계적인 학문성과가 나타난다.

국학이 국학답게 존재하려면 주체성 확립과 인간성 회복, 인류공영에 이바지할 국학연구에 매진하여 진리탐구를 견지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국학은 ‘홍익인간 이화세계’를 최고로 설정하고 광부가 금광에서 노다지를 캐듯 우리 것을 찾아야 한다. 그 방법 첫째가 광범위한 우리자료를 발굴하고 수집하여 정리해야 한다.

둘째 국학분야의 연구자 양성과 연구풍토조성에 역점을 두되 장기적이고 꾸준한 관심으로 진행하고 국가적 차원으로 추진해야 한다.

셋째 학제 간 적극적인 참여와 유대를 강화하여 각종 학술회의와 토론회 등을 활발하게 추진시켜 시급히 국학개념 정립을 해결해야 한다.

넷째 국학은 민족과 국가의 정신적 지주로서 학문적인 체계가 세워져야 한다. 국민들 마음속에 민족의식과 민족정신을 심어주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다섯째 국학으로 21세기 인류가 지향하는 평화공존, 자연친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국학학술원은 2005년 (사)국학원의 도움을 받아 국학정립의 산실을 자부하면서 고고의 문을 열었다. 동 연구원은 국학
연구의 기본정책인 ‘국학이란 무엇인가’라는 대명제를 내걸고 국학의미규정을 위한 5개년 사업을 추진했다. 이미 분야별 국학의미 규정연구는 완료했고 앞으로 인물과 시대, 사상, 외국사례와의 비교 등 유형별로 완결하고자 한다.

이는 오늘날 우리가 21세기 세계화에서 생존권을 보장받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고 우리고유사상인 ‘홍익(弘益)사상’의 진수를 밝혀 국민과 세계에 이바지 하는 목적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