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있었다. 우리가 얼마나 자랑스러운 민족인지. 6.25를 겪으면서, 산업화, 민주화 시대를 보내면서 너무 바빠서 까맣게 잊고 있었던 내 나라, 내 민족에 대한 뜨거운 마음이 살아났다고나 할까."

 강의가 모두 끝난 뒤 김순태 씨(고양시·72)는 쉽게 말을 잊지 못했다. 김 씨는 "오늘 강의에서 배운 것들, 홍익을 실천하며 살아야겠다."며 자리를 나섰다.

 사단법인 경기북부 국학원이 <Korean Spirit 그리고 대한민국>을 주제로 지난 14일 오후 2시 일산동구청 2층 대강당에서 전국 최초 코리안스피릿 강연회를 개최했다. 홍익가정 100만 클럽과 국학운동시민연합, 광복의병연구소가 주관한 이날 강연회에는 경기도 의원과 고양시, 파주시 의원, 그리고 어린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시민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풍류도 공연단이 신명 나는 공연으로 시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강의에 앞서 간단한 국학기공 체조로 시민들은 몸을 가볍게 풀었다. 이어지는 풍류도 공연단의 신명 나는 북 공연과 깨달음의 무예, 단무도의 시범 공연으로 강연회가 막을 열었다.

"홍익정신이야말로 북한과 가장 가까이 위치한 경기북부 시민들이

통일을 앞두고 꼭 갖춰야 할 정신"

 다음으로 세계국학원청년단 경기북부지부에서 제작한 "고양·파주시민에게 묻는 코리안스피릿" 영상 시청이 이어졌다. 많은 시민이 평화 통일 시대 고양시와 파주시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정신, 코리안스피릿이 무엇인지를 묻는 말에 대해서는 애국심, 도전정신, 정(情), 그리고 홍익인간 정신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영상 속 한 시민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홍익' 정신이야말로 우리 고양시와 파주시가 앞으로 다가올 통일에 대비해 갖춰야 할 정신이 아니겠느냐"고 말해 시민들로부터 큰 공감을 얻기도 했다.

▲"코리안스피릿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 시민이 "홍익인간"이라고 답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경기북부 국학원 김유경 원장은 본 강의에 앞서 이번 강연을 준비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미국 하면 '자유', 프랑스 하면 '박애'와 같이 각 나라를 대표하는 정신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 대한민국의 정신은 무엇일까. 오늘 강연을 통해 우리 한민족의 정신이 코리안스피릿, 홍익정신임을 알아가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강연자인 국학원 장영주 원장대행을 소개했다.

 장 원장은 전국 최초로 코리안스피릿 강연회가 경기북부에서 열리는 그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사회주의와 민주주의라는 외래 사상으로 분단되어 있다. 그 최전선에 있는 경기북부 지역에서 우리 고유의 사상인 홍익정신, 코리안스피릿 강연회를 개최한 것은 정말 뜻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세계가 극찬하는 코리안스피릿 이야기,

일본인은 1시간, 미국인도 2시간이면 감동 받아 눈물 흘린다"

▲ 장영주 국학원장대행

 장영주 원장은 고조선의 단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에서 세계로,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시민들을 코리안스피릿의 세계로 이끌었다. 우리 말과 놀이 속에 이어져 내려온 천지인(天地人) 정신을 설명하며 "우리 생활 속에 이미 코리안스피릿이 깃들어 있는데 다만 그것을 모를 뿐"이라며 세계가 극찬하는 홍익정신에 대해 이야기했다.

 장 원장은 "일본, 독일, 미국, 중국 등 해외에서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우리 홍익정신, 코리안스피릿의 가치를 더 잘 알고 있다."며 "중국 주석인 후진타오는 '조화세계'를 통치 이념으로 세웠으나, 이를 설명할 사상이나 철학이 중국에는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한민족 고대 경전인 '천부경(天符經)'에서 그 정신을 찾고 이를 발견한 최치원 사당을 중국에 짓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계가 자랑스러워 하는 대한민국의 정신이 홍익, 바로 코리안 스피릿"이라며 "통일의 주역이 될 고양시와 파주시에서 코리안스피릿을 잘 펼쳐 대한민국이 세계의 정신지도국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달라"며 강의를 마쳤다.

 뿌리가 없는 나무는 약한 바람에도 쉽게 쓰러진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민족이 이어온 역사라는 뿌리가 튼튼해야 미래를 향한 가지도 힘차게 뻗어 나갈 수 있다. 두 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경기북부 시민들은 신 나게 웃고 또 눈물지으면서 모두 안에 있는 홍익, 코리안스피릿을 발견하는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 우리가 맞이하게 될 통일 시대, 최전선에 있는 고양시와 파주시에서 펼쳐나갈 코리안스피릿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