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각종 호흡기 질환이나 스트레스성 질환에 실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자연도 마찬가지다. 무분별한 환경 파괴에 이어, 인간 중심의 무분별한 환경 정화작업으로 생태계의 면역력이 저하되고 있다.  

 지구시민운동연합 서울지부 활동가들이 지난 12일 서울 국학원 신사 교육원에 모여 자연의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두 팔을 걷어 붙였다. 오는 28일 안양천 정화 작업에 사용될 착한 미생물 EM(Effective Microorganisms) 흙공을 만들기 위해 모인 지구시민 활동가들, EM 흙공 제작 과정을 공개 했다.

 제작할 EM 흙공은 1,000개, 모인 지구시민은 7명. 인사는 만들면서 하기로 하고 우선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고서 작업을 시작했다.

▲ 먼저 황토를 큰 통에 넣고 EM 활성액을 골고루 섞는다.

 먼저 큰 플라스틱 상자에 황토 20킬로그램을 넣고 EM 활성액을 3.5~4리터 가량 넣고 잘 섞어 준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정말 잘 섞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활성액이 많은 윗 부분 황토는 질어서 형태가 유지되지 않고 아랫 부분 황토는 물기가 없어 잘 뭉쳐지지 않는다.

 감식초도 아닌 것이 알싸한듯 묘한 냄새를 풍기는 EM 활성액에 황토를 잘 섞은 뒤, 다들 한 자리씩 잡고 앉았다. 웃음 치료 전문 강사, 직장인, 현대무용가 등등 직업도 나이도 다양한 사람들이 '지구시민' 이름으로 한 곳에 모여 본격적인 EM 흙공 만들기에 돌입했다.

 이마에 땀 방울이 송글송글 맺히더니 어느새 몇몇 지구시민은 고무장갑을 벗어던지고 맨손 투혼을 발휘했다. "제사 때 쓸 동그랑땡 대신 EM 흙공 만들고 있다"며 맨손에 황토를 가득 들고서 웃음 짓는 웃음 치료 전문 강사 윤수정 씨, EM이 뭐길래 하천이 깨끗해지느냐는 질문에 명쾌한 대답을 내놓았다. "우리가 청소할 때 쓰는 락스는 살균(殺菌) 작용을 해서 균을 모두 죽인다. 하지만 착한 미생물 EM은 정균(淨菌) 작용을 한다. 그래서 나쁜 세균은 죽이고 좋은 균, 미생물은 활성화 시킨다."

▲ EM흙공을 만들고 있는 지구시민운동연합 서울지부 활동가들

 시작 단계이기는 하지만, 하천을 정화하기 위해 EM 흙공을 사용하는 곳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윤 씨의 말대로 인위적으로 균을 박멸하는 정화시설이 아닌, 가장 자연적인 방법으로 물을 깨끗하게 할 수 있는 EM이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기흥저수지와 군포의 당정천에서는 EM 흙공을 투하하여 수질 개선 효과를 보고 있다.

 오전 9시 반 시작된 작업이 정오가 지나면서 마무리 되었다. 1,000개의 EM 흙공을 만든 지구시민들 얼굴에는 하천을 깨끗하게 할 흙공을 직접 만들었다는 뿌듯함이 가득하다. 이제 1,000개의 EM 흙공은 일주일 동안 하얀 곰팡이가 피어 나도록 발효시간을 갖게 된다.

 이번 EM 흙공 제작 시간을 마련한 지구시민운동연합 임열정 매니저는 "지금까지 지구시민운동연합에서 EM비누, EM세제 등 가정에서 작은 단위로 EM을 활용했다면, 이번 안양천 EM 흙공 던지기를 통해서 나, 가족의 차원을 넘어 사회적인 차원에서의 환경 운동으로 확대해나가고자 한다"는 뜻을 밝혔다. 지구시민운동연합은 앞으로 EM 흙공을 통한 하천 정화 작업에 대해 다양한 계획과 행사를 준비 중이다.

▲ 이 날 만들어진 EM 흙공은 앞으로 일주일 동안 발효되면 하얀 곰팡이가 피면서 단단하게 굳어 하천에 투척하여 물을 정화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다.

 이 날 제작한 EM 흙공 1,000개는 모두 오는 양천구청이 주최하는 28일 안양천 걷기대회의 부대행사 안양천 정화하기에 사용된다. 28일 안양천 걷기대회에 참석하는 이들은 누구든 지구시민운동연합 부스에서 EM 흙공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