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8일 임진각에서 민족단체와 종교지도자들이 모여 어천절을 기념했다.

 단기 4344년 어천절 민족대제가 어천절 다음날인 지난 4월 18일(월) 오전 11시 임진각 망배단에서 개최되었다. 이날 행사는 남북분단과 이념적 정치적 갈등으로 희생된 수많은 영혼의 해원을 통해 남북한 8천만이 단군왕검을 국조로 하는 한민족임을 되새겨 첨예하게 대립하는 남북관계를 해결하고 평화통일을 기원하자는 취지로 열렸다.

 주최단체인 '어천절 민족대제 준비위원회'(이하 어천절 준비위)는 한민족운동단체연합, 독립유공자유족회 등 80여 민족단체와 김동환 천도교 전 교령과 우원상 대종교 선도사, 우룡스님, 서경옥 목사 등 여러 종교 지도자들로 구성되었다.

 김동환 전 교령은 대회사에서 “단군 할아버지는 한 종교의 교조나 신주가 아니라 오직 우리 민족의 할아버지로서 모든 종교가 함께 모셔야 한다.”며 “반세기가 넘게 남북이 갈라졌다. 가지는 갈라져도 뿌리가 하나임을 전 국민에게 심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원대제 제례위원장인 우룡스님이 희생영가를 위해 천부경과 발원문을 썼다.

 오전부터 오가는 비와 먹장구름, 안개 속에 가린해가 잠깐씩 빛을 비추는 가운데, 만장과 세계 각국의 국기가 걸렸다. 우룡 스님은 단군왕검의 영정을 모신 제단에 전 인류의 전쟁희생자, 남북한 정치희생자, 이산가족 조상 부모, 전 인류 수자령, 일본국 지진피해자, 구제역 희생가축 등 영가의 해원 문구를 붓글씨로 썼다. 그리고 행사장 주변을 둘러가며 힘찬 필체로 한민족의 경전, 천부경을 써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또한, 정우일 시인의 헌시낭독, 독립운동가 후손인 곽승현 씨의 애국가 창작무용과 진명스님의 살풀이, 대전우리문화토속진흥협회에서 황해도 타살 굿 공연이 펼쳐졌다.

 이날 통일부와의 협의를 거쳐 어천절준비위는 북한의 단군민족통일협의회와 함께 작성한 ‘남북 공동호소문’을 발표했다. 호소문에는 “단군민족의 자존으로 자주성을 찾고 홍익인간 이화세계 정신을 바탕으로 자주 통일의 길로 나가자.”는 취지를 담았다.

 해원대제 제례위원장을 맡은 우룡 스님은 “이전 시대에 전쟁, 종교, 이념의 대립, 자연재해 등으로 희생된 수많은 이들의 해원을 통해 새로운 정신문명시대를 준비하는 것이다. 이제 민족혼과 홍익정신이 발현되고 홍익지도자가 나타나야 한다.”며 2012년까지 큰 희생이 있었던 49곳에서 해원대제를 지낼 계획이라고 했다.

 어천절은 국조 단군왕검께서 나라를 세우고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이념으로 93년간의 치세를 마치고 하늘로 돌아가신 음력 3월 15일로 대한민국임시정부 때까지 중요한 국경일로 기념했으나 이후 대종교만의 행사로 축소되었다.

독립운동가 후손인 곽승현 씨의 애국가 창작무용.

 


진명스님의 해원 살풀이.

<국학신문 5월호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