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7개월에 접어든 산모 백윤희 씨(28)는 점점 심해지는 변비 때문에 화장실 가기가 겁이 난다. 배가 불러올수록 그 증상이 심해져 최근에는 출혈을 일으켜 변기 안을 빨갛게 물들이는 날이 잦아졌다. 변비를 개선하고자 약을 먹으려 해도 태아에게 해를 끼칠까 두려워 참고만 있다가 결국 병원을 찾은 윤희씨는 태아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변비약의 종류도 많다는 전문의의 말에 즉시 약을 처방 받아 복용하였다. 전문의는 생활습관의 개선으로도 충분히 변비를 예방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적극적으로 실천하기를 권했다.

 변비, 임산부들의 말 못할 고민거리 

 임신을 하게 되면 임신 전 정상적인 배변습관을 가지고 있던 여성도 변비를 경험하게 된다. 임신 초기에는 유산을 막기 위해 근육 수축을 억제하는 황체호르몬 분비가 많아지고, 임신 후반기에 접어들어서는 복부 압박에 의해 장 활동이 제한되어 변비가 생기기 쉽다. 전체적으로 복부가 늘어나고, 커진 자궁이나 태아의 머리에 장이 눌리기 때문이다. 또 임신 중 빈혈을 예방하기 위해 복용하는 철분제 및 운동량의 감소 등으로 변비가 유발될 수도 있다.

  변비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임산부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과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하는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잡곡밥·채소·과일·해조류 등은 섬유소와 수분 함량이 풍부한 식품이며, 곤약·한천·김·미역 등은 변의 부피감을 증가시키고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시켜주어 변비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하루 평균 8~10컵 정도의 수분을 섭취하고 변을 참는 습관을 들이지 않도록 한다. 몸을 활발히 움직일수록 장 운동이 촉진되므로 임신중이라도 적절한 운동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철분제와 칼슘제는 변비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복용 시 주의하도록 한다.

  진료 후 처방된 변비약, 태아에게 해 끼치지 않아

  변비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개선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단단한 변이 직장을 통과하면서 출혈을 일으키기도 하고 치질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는 출산 후 자연히 치료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증상이 심하다면 병원을 방문하여 초기에는 부피 형성 완화제를 처방 받고, 증세가 지속되면 삼투성 완화제나 자극성 완화제를 병용할 수 있다. 많은 산모들이 변비약이 태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해서 복용을 꺼려하는데 변비약은 대부분 장내 흡수가 되지 않고 장에서만 작용하기 때문에 안전한 편이다. 또한 임신 중임을 확인 받고 처방된 약은 안심하고 복용해도 괜찮다. 만약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변비가 계속되면 전문검진 기관을 방문해 변비의 원인을 찾기 위한 보다 전문적인 진단 검사를 받아보아야 한다.

  수원 강남여성병원 성영모 원장은 “적절한 수분 섭취는 변비 예방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커피, 알코올이 함유된 음료나 감미료가 첨가된 음료는 삼가야 한다. 변비는 출산 후에도 골반 내 장기의 염증 빈도를 높이고 결국 질염, 생리통, 월경과다, 성교통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