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지, 무슨 공연을 하나 보다?”

서로 부딪힐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토요일 오후. 시민들은 길을 오가다 발길을 멈추었다. 무대가 마련돼 있고 그 앞에서는 태극기를 든 사람들이 시민들에게 태극기를 나눠주었다.

 


그리고 하얀 옷을 입을 사람들이 단군 할아버지, 김구 선생, 안중근 의사 등의 사진을 붙인 판넬에 메시지를 적도록 시민들에게 권장을 했다. 무대에 설치된 TV에서는 일제의 역사왜곡을 알리는 동영상이 방영됐다. 탤런트 송일국 씨가 나와 올 광복절 메시지를 전하는 영상에 시민들은 관심을 기울였다.

 


14일 오후 5시 광주광역시 중심부인 충장로2가에는 태극기가 물결을 이뤘다. 광주에서 가장 번화가인 광주우체국 앞 무대에서는 “행복한 창조도시, 도약하라! 대한민국이여! 광주여! 제65주년 광복절 태극기 몹 “사랑합니다. 단군의 후예! 대한민국!”이라는 글이 붙었다.

 


“맞다, 내일이 광복절이지. 광복절 행사를 하는구나!”

시민들 사이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 행사는 국학운동시민연합 광주광역시연합회가 개최하는 제65주년 광복절 기념 태극기몹 “사랑합니다. 단군의 후예 대한민국”이었다.

 

국학운동시민연합은 광복절을 모든 국민이 함께 기뻐하고 축하하는 국민축제로 승화시키고 나가 우리의 바른 역사를 찾고 역사의식을 강화하기 위하여 97년 이래 매년 광복절을 기점으로 다양한 광복주간 행사를 실시해왔다.

 

국학운동시민연합 광주시연합회는 8월 7일부터 광주지역 공원, 경로당, 아동센터 등 50여 곳에서 시민, 청소년 등과 함께 광복절 기념 태극기 몹을 해왔다. 충장로 행사는 광주시민과 함께 하는 행사로 광복절을 국민 대축제로 기념하기 위한 의미있는 행사이다.

 


오후 5시 30분 광주국학운동시민연합 박영 님의 사회로 행사의막이 올랐다. 국민의례를 하고 세계국학원청년단 광주청년단이 신나는 음악에 맞춰 단체로 춤을 선보였다. 노라조의 ‘슈퍼맨’에 맞춰 힘차게 약동하는 댄스에 바쁘게 길을 가던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공연을 지켜보았다.

슈퍼맨 공연이 끝나자 김효정 광주청년단 회장이 태극기 몹 취지문을 낭독했다. “광복 65주년을 맞지만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지 못하고 남북으로 둘로 나누어진 상태에서 대결을 하고 있어 진정한 광복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단군왕검의 홍익인간 이화세계라는 건국이념을 바탕으로 진정한 광복을 이루자”고 시민들에게 호소하고 만세 삼창을 선창하며 시민들과 함께 만세 삼창을 했다.

 

이어 태극무. 대형 태극기를 든 청년단 회원 일곱 명이 등장하자 무대가 태극기로 꽉 찼다. 태극기를 흔들며 춤을 추는 모습을 거의 보지 못한 시민들은 호기심과 기대에 찬 모습으로 이 공연을 지켜보았다. 청년단원들이 태극기를 힘차게 흔들 때마다 큰 물결이 이는 듯하여 시민들에게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힘이 넘치고 강렬한 인상을 남긴 태극무 공연이었다. 어린 아이들은 태극기를 함께 흔들며 좋아했다. 이 공연은 당초 태극기로 만든 우산으로 할 예정이었으나 태극기 우산이 품절돼 태극기로 대신 했다.

다음은 지구기공 공연. 하얀 상의에 검정 바지 한복을 입은 단월드 원장들이 무대에 올라왔다. 남녀 열 명으로 구성된 단월드 원장들은 지구기공을 시민들에게 소개했다. 음악에 맞춰 기운을 타며 절제된 동작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우아하여 관객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주위 배경에 하얀 상의가 돋보이면서 단아하고 도인같은 풍모에서 나오는 기운이 무대와 객석을 압도했다.

 

지구기공에 이어 일제에 의해 왜곡된 역사가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연극을 무대에 올렸다. 이 공연에는 변사가 두 명 등장했다. 거리에서 하는 연극이라는 점을 고려해 남녀 변사가 등장해 성대 모사를 해가며 대사를 하는 동안 무대에서는 배우들이 그에 맞춰 열연을 했다.

일제 강점기 단군조선이 신화가 아니고 역사이고 웅녀는 곰족의 공주였음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던 할아버지와 그 손자 홍동이는 일본인과 그 앞잡이에게 큰 괴롭힘을 당한다. 해방이 되자 그동안 조선인을 괴롭히던 일본인과 그 끄나풀이 전무 물러날 것으로 기대했던 할아버지와 홍동이는 미군이 들어오고 일본 끄나풀이 그 미군에 붙은 것을 보고 절망한다.

“할아버지 해방인데, 하나도 안 바뀌었어... 친일파였던 사람들이 그래도야. 이장, 면장, 선생님 모두 높은 사람이 되어서 잘 살고 있잖아... 할아버지, 우리 진짜 독립한 거 맞아? ” 홍동이는 이렇게 할아버지에게 묻는다.

2010년 지금도 그 역사가 계속된다. 홍동이의 손자는 미국에서 일본인 행세를 한다. 이를 바로 잡아줄 곳이 어디인가..... 우리의 현실을 알리는 국학정론 동영상이 상영되면서 시민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연극이 끝나고 시민들과 함께 태극기 몹 행사에 들어갔다. 작은 태극기를 나눠주고 시민들에게 만세 삼창에 참여하게 했다.

“잠시 만세 부르고 가자.”

태극기 몹 행사를 모르고 지나가던 시민들도 태극기를 들고 무대 주위로 모였다. 사회자의 선창에 의해 모두 힘껏 외쳤다.

“대한민국 만세!”

“대한만국 만세!”

“대한민국 만세!”

무대 위에서는 전남일보 등 광주지역 신문과 방송에서 나온 기자들의 취재열기가 뜨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