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 창간하는 한국문화종합교양지<ofK>.

하이패션 크리에이터(광고제작책임자)로 알려진 박용준 I'LL 대표(43세)가 올해 뜻밖의 일을 냈다. 스스로도 미친 짓에 가깝다고 했다. 타인의 의뢰가 아닌 자신만의 고유한 ‘무엇’을 갖고 싶다는 꿈의 결과, ‘한국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양하며 세계인에게 한국 문화를 바르게 알릴 종합교양문화잡지’를 표방하는 <ofK>(오브케이)가 오는 2월 중순 탄생한다. <ofK> 는 ‘of Korea’를 뜻한다.

박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한복, 전통혼례에 관한 일을 맡아 자료를 찾으면서 우리 문화의 매력에 빠졌다. “그동안 명절에만 입는 옷으로 알던 한복, 무명이란 게 이렇게 좋구나 하고 반해버렸다. 통영의 한 가구 장인이 만든 장을 본 순간 그 아름다움에 털썩 주저앉아버릴 정도였다. 평생 비주얼 이미지를 파는 패션광고 일을 했기 때문에 한국 문화계 안에서 일하는 사람과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본다.

바깥쪽에서 보니까 돗자리, 광주리 하나도 버릴게 없었다. 그런데 인식조사 결과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 문화를 잘 모르더라. 평생 우리나라에 살던 나도 마찬가지로 자라면서 우리 문화가 좋다고 배운 적도 없고 좋다는 걸 못 느끼고 살았다. 학교 교과 과정에서도 역사를 암기식으로 가르치지 문화 전반적으로 가르치진 않는다.”라고 창간 동기를 설명했다.

자료조사를 위해 작년과 재작년 일본을 다녀온 그는 “심정적으로 그들을 좋아하지 않지만 일본인이 자국문화에 대한 갖는 높은 자긍심을 보면서 큰 자극이 되었다. 지나치게 전문적이지 않고 철저하게 대중의 눈높이에서 맞추면서도 진지하게 한국 문화를 다루고 싶었다.”고 했다. 그의 결심에 주변의 지인들은 한결같이 “한국 문화는 구매자가 없다. 특별하게 보여줄 게 없고 사람들의 관심이 없다.”고 했다.

몇 년간 준비하면서 일이 잘 안 돼서 회의(懷疑)에 빠져 잠깐 접었다가도 미련이 남아 다시 시작했다. 그가 테스트 북을 만들어 보여주니 한국인, 외국인 할 것 없이 모두 반응이 좋았고 주변에서 사진작가나 장인 등 많은 사람이 그를 돕는다고 한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는 스스로를 잘 알지도 못했고 남에게 우리를 제대로 알리지도 못했다.

이제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 긍지와 정체성을 확고히 할 힘이 있다. 이런 시점에 분명한 구심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주변 문화 강국들에게 우리 문화를 상업적으로 이용당하는 결과를 맞을지도 모른다. 지금이야말로 나라의 중심을 세우고 정체성을 밝힐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ofK>의 방향에 대해 “화석이 되어버린 전통을 다루지는 않을 예정이다. 한국의 오늘을 말하기 위해 어제를 다룬다. 현재 한국의 여러 문화현상과 한국인의 사고방식, 철학, 라이프스타일, 정서 등이 과거 어느 시점에서 출발해 오늘에 이르렀는지 그 진화 및 발전과정 안에서 숨 쉬는 오늘의 문화를 다루겠다.”라며 남다른 시각, 새로운 시도, 예술적인 감성으로 접근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 대표가 제호를 <ofK>로 정한 이유에 대해서 “KOREA를 내세우면 이미지가 특정 지어지게 된다. 지나치게 한국 사랑을 내세우지 않고 객관적인 바깥의 시각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한국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답했다.

한글판과 영문판을 격월 교차 발행하는 <ofK>는 매호 특정 주제를 선정한다. 창간호의 주제는 ‘기(氣)’. 과학시대라고 하지만 한국인의 일상생활, 무의식 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기’, 그 에너지의 근원과 발현을 다채롭게 살펴보겠다는 취지이다.

박용준 대표는 “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들에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재외교포 2, 3세들에게 ‘뿌리’에 대한 의식과 자긍심을 심어주고 싶다. 전 세계에 진출한 한국인들이 우리의 과거 현재를 이해하며 세계에 자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ofK>의 작은 애국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창간의 소신을 밝혔다.
<국학신문 2월호 게재>